나성에 가면
1978년도에 한참 유행한 노래가 있었습니다.
이른바 “나성에 가면” 이라는 유행가였지요.
어제는 미국 “나성(LA)”에서 아침에 TV를 켜니,
바로 이 노래가 나오는 것을 보고,
잠시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옛 생각에 잠시 잠겼었지요.
그 노래가 뜨던 그 시기에
우리 문무인들은
문무중대 4학년이었고,
그 시절 그 가사가 어렴풋이나마 기억납니다.
‘나성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
함께 못 가서 정말 미안해요,
.......편지를 띄우세요,
긴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어 보내줘요,
예쁜 차를 타고 ....
.......행복을 전해줘요,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길옥윤 작사곡, 권성희 노래,
아니 “세샘 트리오”의 노래 였을 겁니다.
카맛사(찰찰이)라고 하는 그걸 들고
찰찰찰 소리내며 부르는 모습을
우리네들 비슷한 시기의 사람들은
다 기억이 날 것입니다.
여자 가수가 당시에 우리 나이보다
1~2살 적은 나이였었기에
기억이 더 났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나성’하면
희망의 도시,
천사의 도시,
환상의 도시,
한번 가보고 싶은 낙원의 도시,
겨울에도 꽃이 만발한 도시,
겨울이 없는 따뜻한 도시 등 등...
우리네 한국 사람들 마음속에
동경의 도시요 환상속의 그대였을 거란
추측을 하면서 살았지요...........
그리고는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아니 기억하려해도
참 그 바쁘디(?) 바쁜 세월 속에서
그냥 묻혀서 살다보니,
그렇게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만 갔나 봅니다.
그런데 문득 TV에서 그 노래를 듣는 순간
다시 30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힘을 받았으니...
노래란 참으로
그 시절의
그 세대에 대한 정서를 담고 있나 봅니다.
지금 아이들한테 그 노래를 들려주면...
그게 무슨 노래냐고 그럴겁니다.
그만큼 지금 세대와는
많은 문화적, 정서적 차이가 나지요.
그리고
아! 나도 이제는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나 나름대로의 회한과
나름대로의 자포자기와
이제는 또 나름대로의 어른스러워졌음(?)의 현실에
그냥 만족하며 지내는 정서도 갖고 있는
나 자신을 깨닫곤 합니다.
아침마당에 나온 50대 중반의 권성희씨를 보면서
그냥 아름답게 나이들어 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오는 나 자신을 보면서,
나도 이제는 남들이 볼 때도
그저 아름답게 나이들어 가고,
아름답게 늙어가고,
아름답게 생을 마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남은 인생에 대한 새로운 기대를 가지게 됩니다.
어느 한 사물을 볼 때,
그것을 보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나 생각에 따라
세상 사물은 달리 느껴지고,
달리 생각되기 때문이지요.
사막의 평원을 보고,
그 사막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그 안에 아직 우리가 찾지 못한
우물이 감추어져 있다고 느끼기에,
언젠가는 어디서는 오아시스가 솟구쳐 오를 것이라는
이유와 기대를 가지면,
그 사막은 아름답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겠지요.
시베리아의 설원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은
흰색 눈들의 천지도 있겠지만,
언젠가 눈이 녹으면,
그 속에서 푸른 싹이 돋아날 것이란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희망의 내일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이처럼
우물이나, 오아시스나, 설원이나, 내일에 대한
믿음과 기대와 어떤 꿈을 가지고 있다면,
오늘의 삭막한 인생이나, 황량한 사막조차도
눈보라 휘몰아치는 설원의 혹한도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문무인 모두들 한번 쯤 옛 생각을 하면서
오늘의 나를 돌아보는 계기를 삼고자
이글을 올립니다.
2009. 8.14. 미국 LA(나성)에서
청산 드림.
첫댓글 근서야! 나성에서 세월 잘 보내고있냐? 네가 오랫동안 없으니 참 보고싶기도 하네!ㅎㅎ 좋은 글 잘 보았고 건강하시길....
그래 니도 건강하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