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 절기 정보
2024년 2월 4일은 봄이 들어선다는 입춘입니다.
금년도 벌써 달력 한 장이 날아갔습니다.
역학으로 입춘은 그해의 첫날이며, 봄의 시작이라 하여
대문에 입춘첩(立春帖)을 붙여놓고 한 해의 복을 기원합니다.
입춘은 ‘설 립(立)’자 ‘立春’을 씁니다.
‘立’ 자에는 ‘곧’이나 ‘즉시’라는 뜻이 있는데 봄이 곧 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옛글에는
입춘 초후는 동풍이 불어서 언 땅을 녹이고,
중후에는 겨울잠 자던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말후에는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그러니 만물들이 지금부터 기지개를 켜는 때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아직은 봄은 멀었습니다.
기상학에서 말하는 봄은 일일 평균기온이 5도 이상일 때를 봄이라 합니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봄은 과연 언제부터일까요?
서울의 경우 1981∼2010년까지의 30년간의 평균기온이
3월 12일 이후라야 5.2도를 넘는다고 합니다.
아직도 봄은 입춘 이후 한 달 하고도 일주일 정도
더 지나야 봄이라 생각됩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입춘을 아주 중요시하였습니다.
먼저 역학에서는 갑진년 입춘 절입시는 정확히
2024년 2월 4일 17시 27분(즉, 오후 5시 27분)이 지나야 갑진년으로 봅니다.
입춘에는 닥쳐올 일 년 동안을 대길(大吉)· 다경(多慶) 하기를 기원하는 갖가지 풍속이 있었으나 근래에는 많이 없어졌습니다만
지금까지 전해오는 그 몇 가지를 들어보면,
입춘 축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입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立春大吉 建陽多慶)
입춘이 되니 크게 길할 것이요
따스한 기운이 도니 경사가 많으리라.
옛말에 입춘날 입춘 시에 입춘 축을 붙이면 “굿 한 번 하는 것보다 낫다.”
입춘에 먹는 음식을 입춘 절식이라 합니다.
궁중에서는 오신반(五辛盤)을 수라상에 얹었고,
민가에서는 세생채(細生菜)를 만들어 먹었으며,
함경도에서는 명태 순대를 만들어 먹었고,
경남 창녕군 영산지방에서는 새알심을 넣지 않은 팥죽을 끓여 먹었고,
충청도에서는 보리밥을 해 먹었고,
이날 무를 먹으면 늙지 않는다며 무를 먹었고,
이날 남자들이 명태를 통째로 쪄서 먹으면 등에 힘이 난다 하여 명태를 삶아 먹는 날이라 했습니다.
이 모두가 사람에게 좋은 보양식입니다.
참고로 오신반이란 청적황백흑(靑赤黃白黑) 다섯 색갈의
매운맛이 나는 채소를 생채 요리하여 먹는 것을 말합니다.
민간에서도 입춘날 눈 밑에 돋아난 햇나물
파· 겨자· 당귀 등 어린싹으로 입춘채(立春菜)를 만들어 이웃 간에 나눠 먹었습니다.
대한 지나 입춘 무렵에 큰 추위가 있습니다.
“입춘에 오줌독 깨진다.”
“입춘 추위에 김칫독 얼어 터진다.”
“입춘을 거꾸로 붙였나.”라는 말들이 있습니다.
"아홉 차리"라는 교훈적인 세시 민속이 있었습니다.
아홉 차리란?
무엇이던 각자 맡은 소임을 아홉 번 반복한다는 의미입니다.
학생은 책 아홉 번 읽고
머슴은 나무 아홉 짐을 하고
여자는 바느질 아홉 번 하고 등등...
가난하지만 근면하고 끈기 있게 살라는 교훈적인 뜻입니다.
적선 공덕행(積善功德行)의 풍습도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착한 일을 꼭 해야
연중 액(厄)을 면한다는 민속 의식입니다.
이를테면 밤중에 몰래 냇물을 건너다닐 징검다리를
놓는다든지,
가파른 고갯길을 깎아 놓는다든지,
다리 밑 동냥 움막 앞에 밥 한 솥 지어 갖다 놓는 공덕을 말합니다.
입춘 절기에 대한 문헌 정보가 너무 방대하여 그 대략만을 간추린 것입니다
입춘 지나 며칠 이내에 구정이 오군요
엊 거제 부전시장에 대목장 보러 갔다 왔는데,
상인들이 하나같이 금년은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고 토로 하더군요
어느 건어물 상인은 "30년 이상 장사를 하는 동안
설을 맞이하면서 이렇게 장사 안되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하였습니다.
현대식 마켙의 편리성도 좋겠지만, 재래시장도 활성화 되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
요즈음 재래시장을 가보면 우리 민족 전통 풍습은
이제 많이도 줄어들고 있음을 체감할 수가 있습니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 따라야 옳은건지 아닌건지 참으로 햇갈리는 시대입니다.
행복 도시 회원님들
구정인사는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입춘 절식, 입춘 공행, 입춘 축을 되새기며,
갑진년 한해 넝쿨째 복 드는 해 되시고 가내 만사형통을 기원합니다.
2024년 2월 1일
행복도시 회장 김판출 올림
아래시는
입춘 첩에 나오는
한자를 제 나름 해석한 글입니다만
이글을 읽어면
집안이 태평스럽고
가내가 만사 형통해 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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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절가(立春節歌)
봄꽃 아래
향기가 넉넉하니
신선 아니라도 신선이로세
봉황은 남산
달 아래서 울고
기린은 북악의 바람에서 노닐고
봉황이 춤을 추고
하늘에 길한 새가 화해롭게 노래를 한다
용이 복을 부르니
닭이 울어 새해의 덕이 깃들고
호랑이가
재앙을 몰아내니
개가 짖어 묶은 때가 다 소멸되네
맑고 밝은 바람이
봄을 부르니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로세
하늘은 삼양이요
사람에겐 오복이라
마당을 쓰니 황금이요
문을 여니 만복이 드네
형은 우애롭고
동생은 공손하고
남편은 화해롭고
아내는 유순하고
서로서로 손님같이 공경하며
부모님 산처럼 수하고
바다처럼 부하고
모든 재앙 물러가고
모든 복 들어오니
여기가 불로초 자란
부모님의 땅일진데
무궁화 만발하는
자손들의 가지 뻗을 지니라
세월은 즐겁고
백성은 기쁘고
태평하고 풍족하고
넉넉하고 편안하고
재앙은
봄날 눈 녹듯 사라지고
복은 여름날 구름일 듯 일어나리
하늘은 세월을 늘리고
사람은 수명을 늘리고
봄빛이 천지에 차니
상서로운 화기가 스스로 생겨나고
밤하늘에
밝은 달을 보는 듯
꽃이 만발하여 함께 봄을 얻었으니
선을 쌓은 집 앞에는
즐거움이 끝이 없네
2023. 2. 1 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