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과 슬픔이란 업業을 안고 쓸쓸하게 소멸해간 불세출의 가객歌客 김정호. 그의 노래를 듣노라면 생生의 쓸쓸함과 처연함이 폐부에 빗물처럼 스며 든다.
특히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이 “달맞이꽃”은 생의 쓸쓸함과 처연함을 시들어가는 달맞이꽃에 은유적으로 표현한 곡으로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한恨이 서려 있다.
그는 자신의 노래처럼 쓸쓸하고 고독하게 살다가 39세의 젊은 나이에 꽃잎처럼 떨어져간 비운悲運의 가인이다. 허다한 사람들이 비좁고 이기적인 삶에 급급해 있는 이 도시에서, 대중가요에 자신의 육신을 꽃잎처럼 녹이며, 목 놓아 울고 간, 시대를 풍미한 예인藝人이다.
그의 발표된 노래들을 함축해 보면, 그는 자신의 짧은 생의 비운을 스스로 예감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친다.
어쩌면 그의 영혼은 생전 그의 노래처럼 “하얀 나비”로 환생하여 영롱한 봄꽃 위에 순백의 날개 짓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르며, 나뭇가지에 도란도란 앉은 “작은새”처럼 영원히 노래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삶과 죽음. 그것은 음과 양의 양면성으로 일상 속에 공존한다. 생명의 탄생과 소멸의 두 축처럼. 인간의 운명運命과 숙명宿命 역시 이 양면성의 굴레에서 피고지는 한송이 꽃일지도 모른다. 석등._
꽃명. 달맞이꽃, 대중가수-김정호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