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32 방주에 노아의 가족 여덟 명 외에 셈의 두 아들도 함께 있었는가?
셈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셈은 백 세 곧 홍수 후 이 년에 아르박삿을 낳았고(창 11:10)셈의 아들은 엘람과 앗수르와 아르박삿과 룻과 아람이요(창 10:22)
방주에 노아를 비롯한 그의 가족 여덟 명이 들어갔다는 것은 교회 학교 어린아이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건 분명하다. 창세기 7장 7절의 본문 자체가 "노아는 아들들과 아내와 며느리들과 함께 홍수를 피하여 방주에 들어갔다"고 선명하게 말하고, 후에 베드로가 "방주에서 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은 자가 몇 명뿐이니 겨우 여덟 명이라”(벧전 3:20)고 확인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창세기 10장과 11장에 기록된 족보를 읽다 보면 의문이 떠오른다. 창세기 11장 10절에 셈이 홍수 후 이년에 아르박삿을 낳았다고 했는데, 창세기 10장22절을 보면 셈의 아들들 중 아르박삿 앞에 엘람과 앗수르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엘람과 앗수르는 방주에 함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의문은 족보에서 형제들의 기록 순서가 출생 순서라는 것을 전제할 때 나오는 질문이다. 그러나 노아의 세 아들, 셈, 함, 야벳의 경우에서 본 것처럼 기록 순서가 항상 출생 순서인 것은 아니다. 이건 데라의 아들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창세기 11장 26절에 "데라는 칠십세에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더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아브람은 데라가 70세에 태어나지 않았다. 창세기 11장 32절에 보면 데라는 205세에 죽었다. 그리고 그때 아브람은 75세였다(창 12:4). 만일 데라가 70세일 때 아브람이 태어났다면 그가 죽었을 때 아브람의 나이는 135세여야 한다. 그러니 아브람은 데라가 70세일 때가 아니라 130세일 때에 태어났다. 그러므로 기록 순서가 출생 순서가 아니다. 그러니 엘람과 앗수르가 아르박삿 보다 먼저 언급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들이 아르박삿 보다 먼저 출생하였다고 단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창세기 10장의 족보에 기록되어 있는 셈과 함과 야벳의 후손들은 모두 '홍수 후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그 사실을 10장의 시작과 끝에서 확실하게 밝힌다. 1절은 이렇게 말한다. '노아의 아들 셈과 함과 야벳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홍수 후에 그들이 아들들을 낳았으니." 끝 절인 32절이 다시 이렇게 말한다. "이들은 그 백성들의 족보에 따르면 노아 자손의 족속들이 홍수 후에 이들에게서 그 땅의 백성들이 나뉘었더라.”
그렇다. 이 장은 셈과 함과 야벳이 아들을 낳고 그들에게서 땅의 백성들이 나는 것은 '홍수 후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그런데 이 '홍수 후가 홍수가 시작된 이후인지 홍수가 끝난 이후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만일, 홍수가 시작된 이후라면, 노아의 가족이 1년 넘게 방주 안에 있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아기가 출생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수 후'는 홍수가 완전히 끝난 후임이 분명하다. 이 판단의 결정적인 근거가 홍수 후라는 히브리어 구절 아하르 함맙불이 맨 처음 언급된 창세기 9장 28절이다. 10장 1절 바로 앞 절인 이 절은 홍수 기사를 기록하고 있는 창세기 6~9장의 마지막 절이다. 그 위치가 홍수 사건이 완전히 종료되었음을 확실히 나타낸다.
..뿐만 아니라 이 구절의 기록 방식도 그것을 분명히 한다. 이 구절은 창세기 5장의 족보 기록 방식과 관련하여 이해하여야 한다. 5장에 기록된 부조들의 삶은 “…세에 낳은 후, 년을 지내며, ・・・세에 죽었더라'는 공통된 공식에 따라 기록되어 있다. 창세기 5장은 32절에서 '노아가 낳았더라'로 끝난다. 정확히 표현하면 그에 관한 기록이 중단되었다. 그러다가 9장 28~29절로 건너가 '홍수 후에 노아가 350년을 지내었고 향년이 950세에 죽었더라'로 마무리된다. 그러니 6~9장의 홍수 기사는 노아의 생애 기록 중 '낳았더라'와 '지내더라' 사이에 삽입되어 있는 셈이다. 거기에 언급된 '홍수 후'는 5장에 기록된 '아들을 낳은 후'에 대응한다. 아들의 경우 잉태한 이후가 아니라 출산한 이후인 것처럼 홍수도 방주에 들어간 이후가 아니라 거기서 나온 이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