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토장정 37-2 (2013. 11. 02) 하동군
14.2km (서해안 : 845.6km, 남해안 : 406.5km, 합계 : 1252.1km)
(하동군 금성면 갈사리-가덕리-하동화력발전소-금남면 대송리-송문리-금남면 사무소-노량리-남해대교-남해군 설천면 노량리)
남해와 섬진강이 만나는 갈사리는 길가에 정겨운 횟집 몇 개가 있는 조그만 포구다.
해안도로를 한창 만들어가고 있는데 섬진강을 따라 그 길이 쭉 이어지면 좋은 드라이브 코스가 될 것 같다.
장정은 이곳을 시작하여 하동 화력 발전소 쪽으로 시작된다.
구불구불 갈사리 바닷가 마을을 빠져나오니 하동 갈사만 조선 일반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넓은 들이 나오고
덤프트럭들이 오가며 도로공사를 하는 것 같다.
지도를 확인하니 갈사리는 오래전에는 섬이었고 이곳도 간척지인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조금 더 지도를 넓혀 보면 섬진강 하구 광양만에는 섬 같은 큰 간척지가 여러 곳 있다.
여수쪽에서부터 살펴보니 여수 국가 산업단지도 육지에 붙어 있지만 매입을 한 것이고 율촌 2산단, 율촌 1산단, 광양 황금 산단, 광양제철소, 광양 국가 산단과 마지막으로 갈사리까지 지도에서 면적을 어림잡아 재보니 80㎢이다.
여의도를 4㎢로 보면 여의도 넓이의 20배가 되는 면적이다.
갈사만을 돌아 육지로 들어오니 엄청난 높이의 굴뚝이 7개 보인다. 바로 하동 화력 발전소다.
1993년 착공하여 2009년까지 15년간 총사업비 4조 2천억 원이 들어간 시간당 4천MW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의 화력발전소이다. 8호기까지 돌아간다는데 굴뚝은 7개인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발전소 후문 쪽에서 시작하여 담을 따라 정문을 지나 바닷가 쪽으로 돌아 들어간다.
영문 모르는 수위아저씨는 “어디서 오시는 분입니까?” 물어보고
나는 “바닷가에서 옵니다.”라고 답한다.
분명 수위아저씨가 원하는 답은 아닐 텐데 그냥 모른 척 지나가버린다.
고개를 하나 넘고 또 야트막한 고개위에는 아마도 발전소를 지으며 이주한 마을로 보이는 깔끔한 덕오 마을을 지나 내려간다.
여기부터가 대송리이다.
장정이 지루해지면 내기를 붙는다.
회장님과 지회장님의 돌차기는 무승부로 끝나고 바닷가를 돌면서는 나와 회장님이 난간석 뛰어넘기를 했다.
만빵 본능.
평소에 양순하고 배려심 많고 양보 잘하는 우리 친구들은 내기만 하면 “지면 죽는다.”라는 원시적 본능이 튀어 나온다.
더욱이 만원만 걸리면 초인적 본능까지도 나온다. 바로 만빵 본능이다.
나는 해안선에 설치되어 있는 들쭉날쭉한 보호 난간석을 500m나 뛰어넘고 또 뛰어넘었다.
그냥 만빵 본능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나는 분명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다.
지혜가 있는 사람이 어디 이 난간석 넘어 뛰기가 말이 되는가?
얼마나 호모 에렉투스적(的)이며 오스트랄로피테쿠스적(的)인가 말이다.
하지만 만빵 본능이 시작되면 우리는 원시로 돌아가 무조건 한 가지만 생각한다.
“꼭 이기자. 지면 죽는다.”
만빵은 계속 될 것이다.
이제 금남면 사무소가 있는 송문리로 들어선다.
멀리 드디어 붉은 남해 대교가 보인다.
마을로 내려오니 가을을 뽐내는 꽃보다 아름다운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렸다.
멀리 바다에는 조그만 빨간 등대와 흰색 등대도 있고 전체적인 마을의 풍광이 너무 예쁘고 꼭 동화 속 마을 같은데
얼핏 본 마을 이름이 마법마을이라 깜짝 놀란다.
다시 자세히 보니 미법 마을이다.
한자로는 어떻게 쓰는지는 몰라도 아름다움의 방법을 아는 마을로 혼자서 해석한다.
면사무소를 지나며 노량리로 들어선다.
노량항에서 보리새우를 오도리(회)로
숭어(밀치)를 회덮밥으로 먹고 다시 길을 나선다.
노량리에서 남해 대교까지는 바닷가에 도로가 쭉 이어진다.
이제 남해대교 건넌다.
길이는 660m 노량해협을 가로질러 하동군 금남면과 남해군 설천면을 잇는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를 건넌다.
다리 중간 쯤 오니 큰 화물차나 버스가 지나가면 다리가 꿀렁꿀렁 한다.
무섭다기보다는 재미가 있다.
이제 오늘의 목적지 남해이다.
첫댓글 오도리 = 보리새우 아닌가요?.............
뭐 어쨌던지 또 먹고 잡네여....................흐미......................
대체 수위한테는 왜그리 정나미없게 대한거요? 대부분의 타인에게 정도 이상 살갑게 대하는 사람이...ㅎㅎ
보리새우는 새우이름
오도리는 생으로 먹는 새우 요리 이름
수위한테 웃으면서
말했오 ㅎㅎ
그냥 글을 쓰다보니 ㅎㅎ
나도 걷는 듯한 느낌이 옵니다. 3개월에 한번 귀국하는데 일토장정에 맞추어 나갈 예정입니다. 너무 부러워서 안되겠습니다. 귀국해봐야 집도 없는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