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화 의원,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위한 특별기구 구성 제안

[변용준사똥]

“22대 국회, 장애인권리보장법 반드시 제정해야”
“국가장애인위원회 설치·유엔협약 권리 명기 통해 국가 책임 강화”
“특별기구 구성하여 장애계와 입법 논의 및 협력 예정”

4일 오전 10시 20분,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12개 장애인단체와 함께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위한 국회·장애계 특별기구 구성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서미화 의원실 제공

4일 오전 10시 20분,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위한 국회·장애계 특별기구 구성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차별금치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12개 장애인단체가 함께 주최했다.

서미화 의원은 “특별기구를 통해 제정을 논의하는 장애인권리보장법은 △대통령 소속의 ‘국가장애인위원회’ 설치 및 상설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아래 협약) 국내 이행 강화를 위한 권리항목 명기 등을 주요 골자로 하여, 협약을 비준한 국가의 책임 강화와 대대적인 구조의 전환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 “국가장애인위원회 설치·유엔협약 권리 명기 통해 국가 책임 강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미화 의원은 “22대 국회에서는 장애계 최우선의 과제로 장애인권리보장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미화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서미화 의원실 제공

서 의원은 “기존의 법과 정책은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해 국무총리 소속 하에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두고 있다. 하지만 해당 위원회는 별도의 사무국이 존재하지 않는 비상설적 구조이며, 보건복지부가 사실상 주무를 담당하고 있어 교육과 노동, 문화 등 다양한 영역의 정책조정을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통령 소속의 ‘국가장애인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를 상설적으로 운영해 각 부처 간의 장벽을 허물고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정책과 입법을 논의할 체계를 법에 담아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서 의원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장애인의 권리 위상은 여전히 부끄러운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통해 권리입법과 예산을 보장하여 OECD 평균 이상의 장애인 복지예산,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전달체계 등 다양한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자회견 이후, 서미화 의원실 관계자는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장애인권리보장법의 요지는 ‘특정 부처’가 아닌 ‘국가’가 장애인 정책을 총괄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국가장애인위원회 설치를 통해 국가가 책임지고 장애인의 수요에 맞는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는 장애인복지법과 국제 협약 간의 괴리가 크다”면서 “국제사회의 흐름에 발맞춰 장애인권리 보장 수준을 협약만큼 끌어올리기 위해 협약에서 이야기하는 권리 항목을 법안에 명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 장애계 “장애인권리보장법, 장애인권리 위해 반드시 필요”

장애계는 지난 10여 년 동안 장애인권리보장법을 줄곧 요구해 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영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상임대표는 “장애인권리보장법은 장애를 단순히 신체적, 정신적 특성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환경적 요인과의 상호작용으로 정의하여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저해하는 모든 장벽을 허물고자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 대표는 “장애인권리보장법은 장애인이 법 앞에 평등한 존재로 인정받고 정치·경제·문화 등 사회적 삶의 모든 영역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애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서미화 의원실 제공

문애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는 한국이 2008년 협약을 비준하고, 2022년에는 마침내 선택의정서를 비준했음에도 정작 장애인의 삶은 바뀌지 않았다고 개탄했다. 선택의정서 비준으로 한국은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에 장애인권문제에 대한 진정 및 직권조사 요청이 가능해졌다. 문 대표는 이러한 현실을 바꿀 방법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2019년 장애등급제가 단계적으로 폐지가 됐지만 이후 시행된 맞춤형 지원은 ‘반쪽짜리’ 정책에 불과했다”면서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통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필요한 만큼 제공하는’ 완성된 정책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시설장애인에 대한 지역사회 자립지원 정책의 시행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장애인권리보장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서 의원을 비롯한 장애계 인사들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장애인권리보장법은 △장애인을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기준 △모든 장애인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지원하는 기준 △‘예산 없이 권리 없다’는 원칙을 실현하는 기준 등을 지키며 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1대 국회에서는 장애인권리보장법안 4개가 발의됐으나 제대로 된 논의조차 되지 않은 채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