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청주 흥덕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1차 탐방 후기 
장소: 경남 산청 '동의보감촌'
날짜: 2019.5.29
탐방 강사: 김해숙 선생님
지난 5월 15일과 22일 류시성 강사님의 ‘『동의보감』 몸에서 삶의 길을 찾다’라는 강의를 들었다. 『동의보감』은 의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한다. 이 말은 나처럼 의학에 문외한인 사람도 볼 수 있다는 말! 놀랍다. 그런데 놀라운 점 또 하나, 이 책에는 병의 치료 방법뿐 아니라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양생의 비법도 들어있다는 것. 양생법을 하나 소개해 보면 이렇다. 사람은 자연의 기운을 잠시 빌려서 태어났다. “모발, 치아, 손톱은 땅에서 빌리고, 콧물, 정, 혈, 진액은 물에서 빌리고, 몸이 따뜻하고 뜨거운 것은 불에서 빌리고, 영명과 활동은 바람에서 빌린다.”(『동의보감』,법인문화사) 그러니 자연(사계절)의 리듬에 맞춰 살면 병들지 않는다.
사계절의 리듬에 맞게 살라고? 그렇다면 지금은 어떻게 살아야 할 때일까? 그 방법은 5월 29일 김해숙 선생님과 함께 떠난 ‘동의보감촌 탐방’ 여정에서 알 수 있었다.

아침 8시 30분, 탐방객을 태운 버스는 지리산 산자락에 있는 경남 산청의 동의보감촌으로 출발했다. 여름을 살고 있는 우리, 감각하며 살길 바란다는 말씀과 몸으로 체득하는 탐방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김해숙 선생님.
“일 년의 인생이 절기에 속해 있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각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 입하, 입추, 입동, 모두 세운다는 뜻의 설 입(立)자가 들어간다. 봄을 세웠다면 펼쳐야 하고 그것이 사그라져야 여름이 올 수 있다. 여름, 가을, 겨울도 마찬가지다. 세우고, 펼치고, 사그러지기를 무한 반복하는 것, 이것이 자연이고 영원함이다. 그 안에는 생장소멸이 있고 각 계절의 마디가 있다. 그 마디가 있어야 다음 계절이 세워지는 이치인거다. 우리 인생도 그렇다. 잘 살았든 못 살았든 마디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인생을 맞이할 수 있다. 그게 최고로 잘 사는 것이라고 한다.
중년의 시기가 바로 새로운 인생을 맞이할 때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하면서 다른 방향으로 몸을 돌릴 수 있는 시기. 공자님이 말한 ‘지천명’의 시기. 이때에 마디를 만들지 않으면 잘 사는 게 아닌 것이다!

2시간여 만에 산청 ‘동의보감촌’에 도착했다.

오늘의 코스~~
오장육부 길 → 점심 → 기체험장 → 오장육부 길 → 한의학 박물관 → 동의본가

산 중턱에서 보는 동의보감촌. 탁 트인 시야만큼 가슴도 시원했다. 바람이 불어 날아갈 것만 같았다.




오장육부 길(신장 길)을 따라 내려오다 허준이 스승 류의태를 해부했다는 동굴을 보았다. 이 이야기는 실제가 아니라 드라마 재미를 위한 가상의 이야기라고 한다. 허준은 당대 의학의 대가이기 보단 학자라고 한다. 이 탐방을 오지 않았다면 허준은 의학자라고 기억하지 않았을까 싶다.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 오행(五行)이 그려져 있는 곳이다. 각자 자기의 성격을 생각하여 오행을 찾아갔다.

탐방객들 중 제일 많은 오행은 토.

제일 적은 오행은 수였다. 신기한 것은 수가 많은 사람만이 양산을 들었다는 점. 수(水)는 지혜를 상징하니 오늘 더운 날씨를 감안한 지혜로움이 아닐까.^^

이번엔 자기 띠를 찾아가 사진을 찍었다. 친구를 만난 듯 즐거워하는 사람들.^^

장수를 상징하는 대형 금거북이 앞에서 또 알에서 포즈를 취했다.
"거북이처럼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바람을 타고 온 약초 향기가 코 끝에 매달려 따라다닌다. 덕분에 동의보감촌을 걷기만 해도 저절로 건강해지는 것 같다. 거기다 점심으로 약초와 산나물 반찬, 버섯찌개를 먹으니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해진 느낌이다.

점심을 먹고 해설사 선생님을 만났다. 경상도 사투리를 이렇게 못 알아 듣기는 이번이 처음인 듯^^

상감청자로 만들어 놓은 굴뚝. 신기해서 한 컷 찰칵~~

한의학의 상징인 침 모형.
지리산 높이 해발 1,915미터를 1/100로 축소하여 19.15미터로 만들어 놓았다.
이제 기체험장에서 온몸에 기(氣)를 담아가 볼까요.

이곳이 바로 기가 내려오는 통로!!! 백두대간의 기가 응집된 곳이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기를 받을 수 있는 명소다.
“기가 빠진 사람, 기 받아 가세요.~~ 너무 많이 받으면 기가 차서 죽습니다.”
“하하하”
해설사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줄 기차를 선 탐방객들.
석경이 동쪽을 향하고 있어 일출의 기운을 받고 있다. 석경의 돌부리인 기바위에 머리를 대면 해의 기운을 받는다고 한다.


해의 기운을 받고 내려오면서 지장수 약수를 마셨다. 차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물맛이었다.


이번엔 거북 모양의 귀감석에서 기를 받았다. 여기는 기가 세니 혼자보다는 여러 명이 같이 받아야 한단다.
“몸과 마음이 시원하게 통(通)하게 해주세요.~~” 소원도 빌고.

이제 기를 받았다는 증거를 보여 줄 때. 바로 동전 세우기.


“와! 동전 세웠어요.^^”
여기저기서 소리가 들려온다. 나도 해 봤지만 실패다. 기를 더 받고 와야 하나보다. ㅠㅠ


‘산청한의학박물관’으로 이동하면서 꽃밭도 지나고 손과 발 혈자리를 표현해 놓은 조형물 분수를 보았다. 알림판이나 조형물 하나하나까지 우리 몸을 표현해 놓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걷고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동의 본가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동의보감촌 탐방을 마무리 지었다. 이곳에선 숙박과 한의학 체험을 할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엔 모두 숙면을 취했다.^^
탐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양생법 중 하나는 지금 절기인 소만에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 자세였다.
김해숙 선생님 왈 “씀바귀를 씹듯 모든 힘든 일도 다 겪고 넘어가라”
먹을 양식이 떨어져 쓴 씀바귀를 씹으며 고난을 이겨내는 시기가 바로 소만이다. 보릿고개의 시기를 잘 버텨야 곡식을 거두어 먹을 수 있는 날이 오듯 인생에서도 쓴 소리를 들어야 좋은 날이 온다는 뜻이겠다. 쓴 소리가 약이 된다고 하지 않던가. 이번 탐방은 김해숙 선생님의 말처럼 몸으로 체득하는 탐방이 되었던 것 같다.
첫댓글 이 후기 정말 베리굿 !
볼거리,즐길거리,체험거리가 정말 많은곳이네요~~아이들과도 한번 가보고싶은 마음이 들어요~
멋진 후기 덕이겠죠? ㅎ
작년에 이곳에 갔던 기억이 나네요 사진을 보니 그때일이 새록새록...
저도 작년에 동전 세워놓고 왔지요^^
지금도 잘 있으려나??
그 울퉁불퉁하긴해도 평평한 바위에 세워질까 싶었는데 딱 세워져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이곳에 다녀오신 분들 모두 건강해질것 같아요~~~
건강한 기를 받으러 가보고 싶은걸요^^
캔디여왕님...탐방 후기가 넘 훌륭해요~~배울점이 참 많다요~~~
후기만 봐도 탐방 다녀온 기분이 드네요....글 읽은 재미가 보약이 되는것 같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