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산과 삼인산의 가을 산행기
가을로 접어 든 휴일날 이른 아침에 배낭을 둘러매고 산행을 떠납니다. 날씨는 쾌청해서 기분좋은 전형적인 가을날씨입니다.
오늘은 병풍산과 삼인산을 탐방 할 계획으로 수북의 대방제로 향합니다.
산행로는 먼저 천자봉으로 잡고 줄기차게 한시간 정도를 오르기만 합니다. 천자봉 능선올 앞두고 뒤를 바라보니 눈 앞에 수북들녘과 대전들녘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조금 고개를 들면 봉산들녘과 고서들녘도 보입니다. 그리고 무등산도 손에 잡힐듯 앞에 있습니다. 서둘러 천자봉에 도착해서 지나 온 길을 다시 돌아 보니 대방제를 가운데 두고 삼인산과 투구봉, 깃대봉, 천자봉이 빙 둘러 서 있습니다. 오늘 걸어서 탐방할 산행길인데 마치 항아리 같은 모습입니다. 잠시 목을 축이고 병풍산 정상인 깃대봉으로 향합니다. 걸어가는 산길 내내 가을 야생화가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주로 보이는 것은 털며느리밥풀꽃과 달개비, 보라색이 예쁜 층꽃나무꽃, 꽃이 진 싱아, 왜당귀꽃을 닮은 산기름나물꽃, 꽃이 지기 시작하는 마타리와 뚝갈, 산박하꽃, 귀화식물인 나래가막사리, 맑은대쑥꽃도 보이고 구절초꽃을 닮은 벌개미취 군락도 있습니다.
병풍산 최고봉으로 오르는 철계단을 올라서니 저 앞에 정상인 깃대봉이 있습니다. 드디어 822고지의 병풍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사방이 모두 탁 틔어 있어 경관이 아주 좋습니다. 가까이로는 담양읍과 추월산, 용흥사계곡, 용구산, 불태산, 광주시내와 무등산, 만덕산이 보이고 멀리로는 나주, 화순, 정읍 등이 보입니다.
병풍산의 옛 이름이 용구산이라고 한답니다. 그런데 지금의 용구산은 수북의 쪽재골에서 용흥사로 넘어가는 600고지 정도의 산붕우리를 말합니다.
정상 깃대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합니다. 병풍산의 기묘한 암석들을 지나면서 하산길을 가늠해 봅니다. 투구봉과 만남재로 가는 삼거리에서 만남재로 길을 잡고 잠시 임도를 걷다가 삼인산으로 다시 오르기 시작합니다. 이럴때가 조금 힘들때입니다. 힘들게 오른 산을 내려와 다시 또 산을 오릁때, 나만 그런건 아닐겁니다. 삼인산 정상까지의 산길이 꽤나 길고 가파릅니다. 중간에 목을 축이고 서둘러 정상을 재촉합니다. 삼인산은 옛이름이 몽선산 또는 몽성산이라고 합니다.
정상에 도착해서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그리고 지나온 길들을 되짚어 보며 병풍산의 산세를 다시 느껴 봅니다. 둥그런 원을 그리듯 시계 반대 방향으로 삼인산까지 왔습니다. 이제 대방제로 하산하면 말 그대로 병풍산과 삼인산을 둥그렇게 돌아 종주를 끝낼 수 있습니다. 보기와 달리 삼인산의 경사가 가파릅니다. 오를때나 내릴때나 경사도가 심한 산입니다.
구르듯이 삼인산을 내려와 출발점으로 산길 14km를 무사히 원점회귀 하였습니다.
병풍산과 삼인산의 생태계는 무척 건강합니다. 식물의 다양성도 양호한 편이고 계절에 따른 야생화들도 예쁘게 피어 납니다.
두고 두고 후손들께 물려 주어야 할 아름다운 유산입니다.
귀가 하기 전 바라 본 대방저수지의 맑은 물 위로 병풍산을 품고 있는 푸른 가을 하늘이 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