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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방미인 김정수 매니저] | ||||||||||
삼성 라이온즈 김정수(49) 매니저는 ‘팔방미인’으로 통한다. 시즌 때는 물론 국내를 떠나 2~3월간 해외 전지훈련서도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선수단 살림의 ‘어머니’격인 매니저는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장비, 숙소, 음식, 차량 등 모든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 현재 훈련중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김 매니저는 비가 내린 오전 6시기상 운동장상태를 점검했다. 운동장이 얼마나 젖었는지를 파악해 코칭스태프에게 전달해야 구체적인 훈련 방법이 결정된다며 많은 돈이 드는 전지훈련인 만큼 하루라도 훈련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일기예보를 체크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했다. 준비된 공이나, 방망이가 모자라지 않는지, 또 집을 떠나 있는 선수들이 잘 먹고 잘 자는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김 매니저의 귀는 당나귀 귀처럼 모든 요구 사항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선수들보다 먼저 일어나고, 그들이 침대에 누운 뒤에야 잠자리에 든다. 훈련 때는 틈틈이 배팅 볼을 던져주고, 급한 일이 있으면 운전병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키나와의 선수단 숙소 호텔에서도 김 매니저는 유명하다. 약속시간에 앞서 버스가 대기하지 않으면 곧바로 호통을 치고, 똑같은 음식에 질린 선수들을 위해 특별음식을 주문하는 등 호텔의 까다로운 고객이기 때문이다. “힘든 운동을 하려면 잘 먹어야 하고, 잘 때는 편안해야 합니다. 아침에 선수들의 얼굴이 일그러져 있으면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국내 최장수 최고령 매니저답게 그의 일 처리는 일사천리다. 김 매니저는 원래 야구선수였다. 1987년 류중일 감독과 입단 동기다. 류 감독은 스타 내야수로 성장했지만 그는 2군에서 활동한 적이 더 많다. 1987년 영남대를 졸업해 외야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그는 1996년 선수생활을 접고 프런트의 길을 선택했다. 원정 기록원, 2군 매니저, 팀 기록원을 거쳤고 매니저 일은 2000년부터 올해로 13년째다. 그동안 김용희`김응용`선동열`류중일 등 4명의 감독과 함께했다. 류중일 감독은 “코치 시절 김 매니저에게 만약 내가 감독이 되면 어떤 곳으로 보내줄까 하니 매니저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동기며 친구다 보니 많은 부분서 편하다. 오랜 경험으로 일 처리가 빨라 최고의 매니저다”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2002년부터 4번 우승을 지켜봤다. 5번째 우승반지를 낄 수 있다면 피곤함은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