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원문글과 사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십시요.ㅠㅠ
https://blog.naver.com/ktusjye/221165214797
수요일, 일찍 출근한 만큼퇴근시간도 빨라 시간이 여유롭다.어디로 갈까?목적지는 이미 정해두었다.청주를 대표하는 주산, 우암산을 뒤로 두른'우암골 벽화마을'이다.한국전쟁 때 피난민들이 모여들어터전을 일군 달동네다.버스를 내려 우암산 방향을 본다.산 아랫 자락, 건물 높은 곳에 자리잡은 호화 카페 여럿이우암골 벽화마을 유명세에 찾아 온 방문객을 유혹한다.2008년 공공미술프로젝트로 '벽화마을'로 변모하고,'제빵왕 김탁구', '카인과 아벨' 등이 촬영되면서드라마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지금은 청주시내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지가 되었다.
우암골 올라가는 초입, 길에서 만난 벽화다.나무, 꽃, 그네와 아이들,평화로운 풍경이 감성을 자극해 미소짓게 한다.
'카인과 아벨', '제빵왕 김탁구' 등,촬영지를 의미하는 영화캐릭터 공원이 한 뼘 만하다.
꽤 큰 규모 카페 사이로 난 돌계단을 오른다.
먼저 '우암골전망대'를 찾기로 한다.
도로를 만들며 세운 옹벽에 벽화가 그려있다.그 중 우암골을 소개하는 그림이 눈길을 끈다,
산자락이 시작되는 곳까지 올라가면'우암골전망대'가 나타난다.여기저기 무분별하게 설치된 간판이상업적인 느낌에 흉물스럽다.
전망대에서 청주시내를 파노라마로 담는다.일몰과 야경도 좋은 구경거리라는데그 때 까지 머물 시간은 허락되지 않는다.
사진 아래 허름한 슬라브와 기와지붕이우암골벽화마을 민낯이다.
전망대에서 내려가는 길,민가 형태 사찰 담에 기댄 돌들이낯선 방문객을 호기심으로 쳐다본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기와가시나브로 꺼져내리고 있다.
수암골벽화마을로 내려서는 계단끝에서 돌아보니타일 벽화가 빼곡하다.관광객이 참여한 작품들이다.투박하고 서툴러 허접하지만그림에 쏟은 정성과 마음은 따뜻하다.
이 곳 역시 주민들이 거주하는 생활공간이라무분별한 관광객의 방문이 버겁기도 하겠다.특히 밤 9시 이후의 관람을 금하고 있다.
수암골 옛무습을 담은 그림이'추억의 골목길3'에 벽화로 태어났다.
'수암골', 옛 지명패가고단한 마을의 역사를 말해주고있다.
'골목길에 그림이 그려지고 드라마가 촬영되고,늘 왁자지껄대던 마을 청년 몇 은 길을 떠나고,남은 청년들은 고단하게 살아가다,마실 온 낯선 손님에게 막걸리 한 잔 건네고,오래토록 배웅하는 손에는 아버지, 어머니의 정이 되었다.'아직까지 그 정이 남아있을까?주변에 들어선 화려한 카페촌과 건물들,외지인들이 들락날락, 아이들은 바람이 들고...산골 마을 쇄락 수순이 눈에 보임은내 쓸데없는 기우기를...사진은 파노라마로 담았다.
마을 뒤 우암산으로 해가 떠오른다.
우암골에서 보는 특이한 소재,연탄재가 멋진 예술 옷을 입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너는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많은 이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안도현시인의 '너에게 묻는다', 싯귀다.이 후 길거리에 버려진 연탄재를보는 내 눈길이 따스하게 바뀌었다.이 곳에서는 제 몸을 다 태워 뜨거움을 준 연탄재가다시 한 번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우린 알아요! 당신도 따뜻한 존재라는걸요!','봄은 설레임 속에서 더디게 천천히 오는 것',방문객을 위로하는 말들이 그득하다.
좁은 골목길이 앞집과의 거리를 좁혀놓았다.문을 열어놓으면 일상이 보이고닫아도 두런거리는 소리에이웃의 애환에 함께 울고 웃는다.
골목에 접한 뒷 벽에는 시레기가바람에, 시간에 말라간다.
오누이를 잡아먹으려 하늘에 동아줄을 부탁한 호랑이,썩은 동아줄을 타고 오르다 수수밭에 떨어져엉덩이가 벌겋게 되었다는 옛날 이야기.밤이 되면 살아나는 박물관 얘기처럼 눈앞에 생생하게 살아난다.
아영이네 손칼국수집 메뉴가길손의 눈길을 끈다.갈증에 맞춤한 메뉴다.아마도 뜨거운 여름이었다면서슴치않고 문을 열고 들어섰으리라.
골목 양 옆으로는 아이와 연인, 중장년층 등이 곳을 찾는 다양한 방문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벽화가 이어진다.
관광객이 참여한 작품들이벽을 가득 메우고 있다.순수와 투박함, 때로는 실력과 솜씨를 느끼며한 장이라도 빠질세라 열심히 사진에 담는다.
가스배관을 타고넝쿨식물이 잎을 늘어트리고 있다.
정성과 실력이 느껴지는 그림이다.고즈넉하고 평화로운 풍경속으로잠시 잠겨본다.
가까이에서 보지 못했다면급한 용무로 바지춤을 잡고 달려 갔을게다.
시멘트보도 깨진 것이 방치되었다.이 또한 벽화마을 정경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관광객뿐만 아니라나이드신 주민들의 안전도 걱정된다.
이 곳은 왜 회색을 그대로 두었을까?이유는 알수없지만그려진 그림마저도 차갑고 옹색하다.
드라마 '카인과 아벨' 극중 장면을 위해그려졌다는 '발레리나 ' 벽화다.아쉽게도 원작 벽화가 그려졌던 집이 철거되어이 곳으로 이전, 새로운 기법으로 복원하였다.
골목이 곧게 뻗어주택들이 반듯하게 오밀조밀하다.
시원하게 내리는 여름비가맵싸하게 추운 날 마주하는 풍경으로 어울리지 않는다.
이 곳에서 촬영한 드라마'제빵왕 김탁구' 연기자 핸드프린팅이 벽에 걸려있다.
담과 벽에 그려진 민화풍 그림이이제는 낯설만큼 접하게 어려운 시절이다.
민화풍 그림이 그려진 벽 오른쪽에'시민과 함께 그린 벽화'라고 씌여있다.
거인을 피해 던진 요술콩이하늘까지 줄기를 뻗었다.거인은 죽고 거인의 보물을 차지한 잭은어머니와 행복하게 살았다.
드라마 '카인과 아벨'에서주인공 초인(소지섭)이 영지(한지민)에게 함께 가정을 이루자고 사랑을 고백하던뒷 배경 '뚱보 가족'벽화다.역시 처음 그려졌던 건물 철거로2013년 이 곳에 복원하였다는 설명이다.
마을 옛정취가 담겨진 벽화다.
조명이 켜진 창가에서샤워하는 여인의 실루엣이 적나라하다.
시골마을 정경이 옹벽과 벽에서 살아난다.
수암골이 있는 청주시 수동의 간난한 삶이이종수의 오세암이라는 시에 잘 묻어있다.'수동 오세암은글 쓰는 후배들이 달방을 살던 곳이다.그들을 먹여살리려고딸딸이에 쌀, 김치며 어쩌다가 삼계탕거리를 싣고올라가던 암자 아닌 암자였다.'
동심속엔 하늘과 바다 구별이 없다.
아이들 행복한 웃음이 내게 옮겨진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내 아이들, 아니 내 손주들이 저렇게 자랄수 있기를...
격리된 섬처럼, 야릇한 흉물이 경계가 된다.
꺼져가는 연탄재를 찾아 오줌 줄기를 조준하면매캐한 하얀 연기가 '치지직'소리를 내며 하늘로 올라갔다.
지붕밑에서, 창틀에서, 담벽에서연탄재는 눈과 입을 얻어 새 생명이 된다.
연탄재 위에 '연탄일기'가 씌여있다.그 중에 하나를 소개해 본다.따스한 온기를 선물해준 연탄재가일기속 순환을 꼭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창틀에 걸린 화분, 바람에 말라가는 빨래,수동식 펌프에서는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행복은 호화로움에서 오는게 아님을다시 한 번 느낀다.
가스 계량기가 호숫가 예쁜 집을 꿈꾼다.
봄 날, 아들을 두고 영영 떠나야하는 애닲은 어머니를 연상함은 지나친 비약일까?
순수함이 묻어나는 점토타일이벽면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카인과 아벨'촬영지라는 안내가 보인다.
사계절 내내 줄기를 늘어뜨리고풍성한 꽃을 화사하게 피운 나무가 서있다.
드라마 '카인과 아벨'의 한 장면을 그렸다.소지섭 일본 팬클럽 '영소사'가 그렸다는 설명이다.
수암골 안녕을 기원하는 농악놀이에마을 주민들은 흥겨운 한 때를 보낸다.
어미닭을 쫓는 병아리 두마리가세상에 무서울 것 없어 보인다.
'카인과 아벨'홍보 전단지가 진열되어있다.
'먹보의 입'이라는 작품명이 붙어있다.벽화작업을 시작할때기존의 시설물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원칙으로벽화를 그리게 된다.이 곳도 회벽이 무너지며 드러난 벽돌을그대로 활용하여 '먹보의 입'을 표현했다.처음에는 한 명의 먹보만 있었는데세월이 흐르며 무너지는 면적이 늘어나 남매가 되었다.
시원찮은 눈으로 멀리서 보니떨어져내린 회벽 안으로 드러난 황토벽돌이벽화작품의 하나로 알고 열심히 찾아 왔는데...
벽돌담이 황혼을 받고 있다.저 황혼이 벽을 다 덮으면그려진 생물들이 모두 움직일것 같다.
가득 연탄을 실은 리어카가가난한 달동네 비탈을 힘겹게 오르고 있다.
주민들과 소통으로 그림소재를 찾다보니나이드신 어르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어호랑이, 학, 소나무 등 민화와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그림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술래가 나무에 기대 눈을 가리고 외친다.저물 녘, 엄마한테 붙들려 밥먹으러 간 철수는끝끝내 찾을수 없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촬영지 였던'팔봉제빵점' 건물이 벽화마을 건너편 아래에 있다.
돌아오는 길 저 편으로고풍스런 기와건물이 보인다.길을 빠져 입구를 찾아보았지만 굳게 닫혀있다.'표충사'라는 사당이다.조선조, 경종이 급사하고 영조가 왕위에 오르고정권에서 배제된 남인과 소론 과격파가 난을 음모한다.고변으로 난의 확산은 막았으나벌어진 전투에서 순절한 충청도병마절도사 이봉상,청주주 영장 남연년, 비장 홍림 등3인의 충신을 배향, 기리는 사당이다.영조가 사액을 내린 서원이다.
담 너머 안을 들여다 본다.
도심에 자리한 서원이 꽤 넓다.
서산으로 지는 해무리가 장엄하다.이제 곧 우암산 아랫자락 수암골도 불을 밝힐테다.예전에는 고만고만한 이웃들과 둘러앉아막걸리 잔 기울이며 살아가는 이야기에 고단함을 풀며왁자지껄 살만 했을게다.산천이 많이도 변했다.빙둘러선 건물은 사방을 옥죄어오고대낮같은 불빛은 숨통마져 끊을 기세다.정답던 이웃은 하나, 둘 떠나고,남은 이웃도 팍팍한 얘기에 등 돌린지 오래,외딴섬에서 표류하는 주민들 신음소리가 힘겹다.합리적인 방향으로 주민들의 생활이 개선되고벽화마을 그림들이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오늘도 추운 날 행복짓는 하루되시길~~
도시의 뒤안길이 초라하지만은 않네요.연탄재의 변신이 놀랍습니다. ^^
우왕 읽기도힘드는데 따라가려면 공부좀해야겠음다연탄보다 아늑한 구들방이있어 행복한날들입니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추운 날 행복짓는 하루되시길~~
도시의 뒤안길이 초라하지만은 않네요.
연탄재의 변신이 놀랍습니다. ^^
우왕 읽기도힘드는데 따라가려면 공부좀해야겠음다
연탄보다 아늑한 구들방이있어 행복한날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