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행 첫날
야근을 마치고
아침에 퇴근했다.
두어시간 눈을 부치고
이것저것 짐을 챙긴다.
대부분 아들에게 가져다 줄 물건이다.
어린이집에 들러 아내를 태우고
해남을 향해 출발
오후 4시
부안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해남 땅끝을 향해 출발
밤길이고 비도 살짝 오고
막판에는 길도 구절양장이라.
시간이 사뭇 걸린다.
허리도 아프고 엉덩이도 묵지근할 쯤 땅끝비치모텔에 도착.
9시 13분
아내에게 동네 한바퀴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함.
피곤하고 춥단다.
가만히 아무것도 안하고
다섯시간동안 앉아있는 것도
고역이었으리라.
혼자 둘러본다.
23년만에 온 토말(土末) 땅끝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짧게 전국일주를 했었다.
그땐 이정도로 펜션, 여관이 많진 않았는데 지금은 많아도 너무 많다.
그러나 사람은 없고
흐리고 바람이 많아
을씨년스럽다.
군대에 있던
94~96년에는 땅끝탑 말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차라리 그게 더 나은데
사람들은 비움을 모르고
채울 줄만 안다.
오늘 하루 고생한 나를 위해
치어스~
첫댓글 고생하셨습니다. ~
저도 땅끝 마을~ 아픈 자매 병문안 다녀 온 기억이 나네요
해남은 제가 29년 전에 군생활을 한 곳인데,
산 좋고, 물 좋고, 땅 좋고, 사람 좋고
다 좋은 곳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