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 날에 하얀 눈이 내리다니.
나가서 당장 아이들과 눈놀이나 해야겠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며 아이들과 막 나가려다 예전 생각이 나서 몇 자 적어본다.
대학생 때쯤 되겠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선물(경품 및 상금)을 준다던 핸드폰 광고가 있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내심 기대했었다.
정말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려 선물을 받을 수 있기를.
그 당시에는 내가 참 순수했나 보다.
지금 생각하면 절대 눈이 내리지 않을 것을 알고서 그런 광고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정말 눈이 내렸다면 핸드폰 회사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선물을 줘야 했을까?
아마도 기상청에 문의하고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여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겠지.
그래도 미래의 일이기에 혹시나 모르는 일말의 기대감으로 나 같은 순진한(?)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날 하늘을 쳐다봤을지도 모른다.
광고를 한 핸드폰 회사 사람들은 다른 마음으로 똑같은 하늘을 쳐다보았겠지.
역시 크리스마스 날 눈은 내리지 않았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눈이 내리면 선물을 준다는 광고가 나오는 해에는 크리스마스 날 절대 눈이 내리지 않았다.
그때의 크리스마스 즈음엔 어디를 가나 캐럴이 울리곤 했다.
그래서인지 더 따뜻하고 행복했던 내 젊은 날의 기억이 오래 새겨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에는 저작권 문제로 크리스마스 날이 되어도 캐럴이 울려 퍼지는 것을 들을 수가 없다
참 안타깝다.
예전의 낭만과 추억이 노래와 함께 사라진 것만 같다.
젊었을 땐,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내릴까?’라는 순수한 마음이 가득했었는데 어느새 사라졌다.
거리에서 캐럴을 들을 수 없는 그때부터였을까?
어제보다는 나은 오늘, 오늘보다는 나은 내일을 잘 살아가고 있는데, 왜 나는 자꾸 예전을 되돌아보며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는 걸까?
나이가 들었나 보다.
아이들과 밖에 나가 눈사람과 눈오리를 만들며 내 젊은날의 행복하고 또 행복했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추억했다.
지금도 역시나 나는 행복하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