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신사구체 여과율 수치가 56으로 나왔지만 관심이 없던 중, 1주일 후에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약을 배달로 받아 집에서 치료를 받다가 몸이 너무 지쳐서 영양주사라도 맞으려고, 코로나 환자의 입원을 허락하는 노인요양병원을 찾아갔습니다.
그 당시에는 자가 격리 치료로 바뀌었고, 입원할 수 있는 곳이 드물었습니다. 노인요양병원에 도착하여 보니, 이미 먼 곳에서 온 환자들로 가득 차 있었고, 새로운 자리를 만들면서 새로 들어온 환자를 입원시키고 있었습니다. 내 옆자리에 있던 분이 완쾌되어 나가니 그 자리에 고령의 어르신이 혼수상태로 입원했다가 하루 만에 운명하셨고, 그 자리에 다시 중증 환자가 왔습니다. 내 옆 침대에는 임종을 앞둔 환자를 위한 의료기기가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로 요양병원에서 중태에 빠진 사람들이 들어왔고, 나날이 병원에서의 생활이 어려웠지만 정해진 날이 되기 전에는 퇴원할 수 없다고 하여 참고 있었는데, 옆자리의 환자도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날 밤, 내 침대 끝자락에 상복을 입은 두 여자가 서 있는 환상이 보였습니다. 눈을 감았다 떠보고, 두 눈을 비벼보아도 여전히 보였습니다. 한 여자는 내게 등을 보였고, 한 여자는 동생인데,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상복은 옛날 삼베로 만든 거추장스러운 도포 같은 것이었고, 머리엔 삼베 천 조각 위에 새끼줄로 만든 테두리를 쓰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아무리 불러도 냉랭했고, ‘아! 이제는 내 차례인가 보다!’라고 절망했고, 암담했습니다. 병원에서 2차 감염이 되어 체온은 더 올라갔습니다. 어느덧 병원에서의 힘겨운 날이 흘러 감염된 지 8일 만에 퇴원했지만, 힘없고, 지친 것은 여전했으며, 영양주사는 몸에서 받지 않아 중도에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목사님께 퇴원했다고 말씀드렸더니 기도해줄 테니 나오라고 하셨습니다. 걸을 힘도 없이 기진했지만, 기도 받고 돌아올 때는 힘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주일 예배 시간에 “너 하나님께 이끌리어 일평생 주만 바라면 너 어려울 때 힘주시고, 언제나 지켜주시리. 주 크신 사랑 믿는 자 그 반석 위에 서리라.” 찬송을 부르면서 울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들려주시는 말씀 같았고,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부터 신장병과의 투병이 시작되었습니다. 음식이 싱겁지 않으면 몸이 붓고, 칼륨이 몸에 들어가면 심장이 갑갑해서 안정제를 먹어야 했습니다. 싱겁게 먹는 것은 견딜만했지만, 모든 음식에는 칼륨이 들어 있는데, 심장은 칼륨을 싫어하여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칼륨이 지나치게 많으면 심장 쇼크사까지도 일으킨다고 합니다. 신사구체 여과 수치가 떨어져서 몸에 남은 칼륨을 배출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건강검진 결과, 신사구체 여과 수치가 56이라 해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신장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노인병원에서 신사구체 여과 수치가 55이며, 1년 후에는 투석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과 수치가 59 이하로 떨어지면 식단 관리를 해야 합니다. 더 간절히 하나님을 부르며, 회개했습니다. 매우 피곤하고, 체중이 줄어들고 있어도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제야 인터넷을 뒤적거리며 신장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찾기 시작했습니다.
안수기도를 받으면서 나에게 생기가 도는 것을 느끼며, 미음만 먹다가 죽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도 많은데, 내게는 그림의 떡이요, 독이구나!’라고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났습니다. 칼륨이 적게 들어 있는 야채를 잘게 썰어 1시간 이상 10배의 물에 담갔다가 데쳐서 먹어야 했습니다. 신장 환자를 위한 반찬이 있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몇 번 먹어보고, 포기했습니다.
몸이 붓는 증상 때문에 이듬해 4월, 신장내과를 찾아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의사 선생님은 이 정도의 붓기는 별것 아니라면서, 수치가 67로 올랐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이것은 기적입니다. 신장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고 음식 조절을 하는 것이고, 수치가 15까지 떨어지면 투석을 한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하지 않으시면 이런 일이 있을 수 없습니다. 신장은 평생에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쳐서 쓰러지기도 합니다. 얼마나 중요하면 2개로 만드셨겠습니까? 이젠 칼륨 처리 안 하고도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영광 받아주옵소서!
“나에게 보이신 주의 사랑이 너무도 크고, 깊습니다. 주께서 나를 죽음에서 건져내셨습니다.” [시편 86:13]
첫댓글 할렐루야 감사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