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닝 브란트가 발견한 인
도깨비불을 보는 사람들이 수많은 도깨비 관련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여름철 농촌의 캄캄한 밤에 들판을 내다보면 도깨비불을 발견하게 된다. 도깨비불이 한곳에 고정해 있기도 하지만, 방향 따라 움직이기도 한다. 마치 누군가 등불을 들고 움직이는 느낌이다. 도깨비불은 전설의 이야기로 사람을 괴롭힌다고 전해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도깨비불을 두렵고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귀신이라도 나와서 도깨비 현상을 보인다는 의심도 하게 마련이다. 알고 보면 물질 원소인 인(P)이 산소와 만나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빛을 내는 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려워할 일도 아니며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지도 않는다. 그저 인(P) 성분이 산소와 만나면 빛을 발하는 현상일뿐이다. 특히 그 빛은 어두운 곳일수록 잘 보이는 성질이다. 또 발생지점과 거리가 멀수록 더욱 선명하게 보이고 가까이 다가가면 점차 빛이 안개처럼 희미해지다 없어진다.
독일의 연금술사 헤닝 브란트가 인(P)을 처음 발견한 일도 그의 창의력 생각에서 알게 된 원소다. 당시는 원소의 존재를 모르던 시대라 원자 분류기호도 없었다. 청동기 합금에서 힌트를 느껴서 사람의 소변도 증류하면 무엇인가 중요한 물질이 나올 것으로 기발한 생각에 이른다. 그는 다른 연금술사들과 마찬가지로, 값싼 금속을 금으로 변환시키고 영생을 가져다준다고 믿었던 이야기 때문이다. 브란트는 사람의 소변을 증류하여 인을 분리하는 데 성공한다. 맹랑하고 무모한 장난 같은 생각이었으나 과학사에 남을 쾌거였다. 동물의 분비물에서 다양한 분리 과정을 거쳐 발견된 유일한 원소가 인이다. 브란트는 인(P) 물질이 공기에 노출되면 빛을 내는 것도 관찰해냈다. 브란트가 이 물질이 ‘빛을 가져오는 신비스러운 것’으로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17세기 후반에 브란트의 기술이 ‘현대 화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보일에게 알려져 비법을 개선한다. 인에서 산화인과 인산을 만드는 방법도 찾았다. 보일이 인으로 성냥을 만드는 원료로 제조해 사용한 기록이다. 보일은 자신의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여 다른 사람에게도 알렸다. 작은 나무 조각 끝에 황을 붙여서 점화시키는 방법으로 인을 사용하여 최초의 성냥을 만들었다. 뒷날 스웨덴 화학자 셀레는 사람의 뼈에 인산칼슘이 들어 있음을 알아내고 인을 추출한다. 뼈를 태워 가루로 만든 골회에서 인을 분리하는 방법이다. 이로써 인을 소변 대신 주로 골회에서 얻게 되었다. 그러나 19세기 중반에 이르러서는 인광석을 원료로 하여 인과 인산을 얻게 되었다. 이로써 인의 대량생산 방법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 일이다.
도깨비불로 시작한 인의 역사가 성냥을 개발함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은 것이다. 부싯돌에서 발화를 이용하여 불씨를 구하던 시대는 성냥의 발명으로 역사를 바꾸었다. 제1차 및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연막탄과 예광탄에도 사용되고 심지어 화염병에도 사용했었다. 산업용으로 강철 생산과 인청동의 제조에 요긴하게 쓰인다. 살충제인 파라티온과 마라치온 등 농약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인산비료의 원료도 생산하는 기능을 가지는 물질이다. 통신 발달을 가져온 반도체 생산에도 이바지하는 물질이다. 인은 생활에 필수적인 작용도 하지만 위험성도 지니므로 경계의 대상이다. 사린 가스 같은 테러용 물질도 인의 화합물이다. 나쁘게 보면 불법 제조로 위험성을 숨기기도 한다. 생활에 풍성하고 윤택하게 사용하느냐 아니면 독으로 사용하냐 문제는 사람의 마음에 달렸다.
독일의 브란트 연금술사가 흥미로운 관심으로 취미를 넘어 소변을 증발시켜 얻어낸 일이다. 한 사람의 생각이 엄청난 발견을 가져와 인류의 눈부신 기술로 발전시켰다. 한국의 고등학생들이 천재적인 소질이 발견되면 검사나 판사 공부를 시키는 일이 소원이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노벨상 수상자를 미리 포기한 교육이 되어버린 셈이다. 국민을 먹여 살릴 일꾼을 법 조항 외우는 공부에 치중하니 우수 인력의 허비가 안타까울 뿐이다. 개인의 기능이 구구 각색으로 자기만의 할 일이 기다리는 세상에 엇길로 이끄는 교육정책이 원망스럽다. 교육이란 자기 소질 발견을 빨리 찾기 위한 제도라야 한다. 그다음 능력을 키우는 교육체계가 따라주어 인재가 제대로 나타난다. 장래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할 인물을 법과대학에 보내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 미래는 판사 검사가 아니라 세계적인 기능 소지자가 나라를 일궈낼 것이다. ( 글 : 박용 2022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