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初伏), 어떤 날인지 알아볼까요?
초복은 삼복(초복, 중복, 말복) 중 첫 번째 복날을 말합니다.
첫 번째 복날을 초복(初伏), 두 번째 복날을 중복(中伏), 세 번째 복날을 말복(末伏)이라 하는 것이지요. 초복은 하지(夏至)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 중복은 네 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立秋)로부터 첫 번째 경일입니다.
복날은 열흘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과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립니다. 그러나 해에 따라서는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를 월복(越伏)이라고 하지요. 삼복 기간은 여름철 중에서도 가장 더운 시기로 몹시 더운 날씨를 가리켜 ‘삼복더위’라고 하는 것도 여기서 연유합니다.
초복날 소나기는 ‘한 고방의 구슬보다 낫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초복 무렵에는 날씨가 무덥고 가뭄이 들기 쉬워서 조금의 비가 와도 농사에는 매우 귀중하다는 뜻입니다.
농사철에는 적절하게 비가 와야 풍년이 드는데, 초복 무렵은 벼의 성장이 진행되기 시작하는 계절이므로 비가 적당하게 내려야 벼가 충분히 자라는 데 좋다고 합니다. 일 년 중에서 가장 무더운 더위가 시작되는 초복이 되면, 강한 햇빛이 너무 지나쳐서 대지의 수분이 증발하여 논이 메마르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심한 가뭄이 드는 해도 있습니다. 이런 때에 잠깐 내리는 소나기라도 대지를 촉촉하게 적셔줄 수 있고, 더욱이 벼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므로 농부들에게는 여간 고마운 것이 아닌데요, 타들어 가는 논바닥을 보는 농부의 근심과 걱정을 한순간에 씻어 버리는 초복의 소나기는 세간 따위를 넣어 두는 광 속에 가득 차 있는 구슬보다도 나을 만큼 절실함을 강조한 속담이 여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복날에는 벼가 나이를 한 살씩 먹는다고 합니다.
벼는 줄기마다 마디가 셋 있는데 복날마다 하나씩 생기며, 이것이 벼의 나이를 나타낸다고 하지요. 벼는 이렇게 마디가 셋이 되어야만 비로소 이삭이 패게 된다고 합니다.
복날의 세시풍속으로는 보신(補身)을 위하여 특별한 음식을 장만하여 먹었습니다.
과거에는 개장국을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었으며, 현대에는 닭백숙을 잘 만들어 먹지요. 또, 팥죽을 쑤어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도 걸리지 않는다 하여 팥죽을 먹기도 합니다.
한편, 아이들이나 여인(아낙)들은 참외나 수박을 먹으며, 어른들은 산간계곡에 들어가 탁족(濯足: 발을 씻음)을 하면서 더위를 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해안지방에서는 바닷가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면서 더위를 이겨내기도 합니다.
복날과 관계있는 속신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는데...
복날에 시내나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고 합니다. 이러한 속신 때문에 복날에는 아무리 더워도 목욕을 하지 않았지요. 그러나 초복 날에 목욕을 하였다면, 중복 날과 말복 날에도 목욕을 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복날마다 목욕을 해야만 몸이 여위지 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크레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