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녕울트라 100km 완주 후기*
난 갖고 싶은 것은 갖지 않아도 참을 수 있지만, 하고 싶은 것은 하지 않으면
병이 날정도이다. 6/15-6/16일 울산태화강 울트라마라톤대회 맨 꼴찌 완주 후 몸 상태가 좋지 않기에 대회 참가 신청하고도 참여하지 못한 대회가 많았으며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밤만 되면 명치가 아프고 숨이 막히는 것 같아 포항성모병원에서 피검사. 초음파, 시티. 심장조형검사,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등등 검사를 하여도 빈혈 수치가 낮은 것 이외는 별 다른 이상이 없다는데 난 계속 아프니 정말 환장 할 노릇이었다. 성모병원에서 CD를 제출받아 서울삼성병원에 진료를 받아도 별 이상이 없다하니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약을 복용하여도 별 차도는 없지만 그런대로 견딜만하기에 지난 10월/20일 경주동마를 제한시간 내 완주 한다면 무조건 통녕울트라 참가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달린 결과 겨우 제한 시간 내 완주하곤 곧 바로 통녕울트라 참가 신청을 하였다.
참가 신청 후 나름대로 열심히 걷거나 달린 결과 10월엔 연습량이 꽤 많았지만 솔직히 완주엔 자신이 없었다. 다만 달리다 통증이 재발하지 않기를 빌면서 힘들면 포기하지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회장님이 운전하는 차를 4명(이희우회장. 오성호, 김선경.나)타고 11시 정각 호돌이 탑에서 출발하여 경주에 들러 이승근님을 태워 통녕으로 출발했다, 나 이외 4분은 모두 무사히 완주 할 수 있지만 내가 문제였다. 통증 없이 무사히 완주 한다 하드라도 제한 시간 내 겨우 완주 할 수 있기에 피해를 줄까 걱정이 앞섰지만 일단 잊기로 하고 잠시 눈을 감고 명상에 잠긴다, 그러나 잠이 오지 않기에 동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거제 휴게소에 들러 각자 좋아하는 식단을 선정하여 식사를 하곤 출발하였다. 회장님의 노련한 운전 솜씨로 2시 30분경 대회장에 도착하여 물품을 수령 후 3시경 인근 식당에서 굴 따로 국밥을 시켜 맛나게 먹고 명치 아픈데 먹는 약을 복용 후 비장한 각오로 출발선에 섰다.
맨 앞줄에 서야 사진이 잘 나온다는 김선경 선생님의 제안에 따라 기념사진을 찍곤 출발 신호와 동시에 옆으로 살짝 빠지니 주자들이 손살 같이 빠져 나간다. 곧 바로 후미 주자가 되어 열심히 따라 가지만 숨이 거칠고 호흡이 되지 않는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뒤를 돌아보니 3-4명밖에 보이지 않는다. 앞 주자에게 뒤 이상 처지 않으려 안간 힘을 쓰다 보니 하나 둘 추월하며 여성주자로서 이미 100회 이상 달린 문정선님과 오늘 100회 달성한다는 김기석님이 나란히 보이기에 이들을 놓치지 않고 따라간다면 완주는 틀림없다는 확신을 갖고 그들 뒤로 바짝 붙어 열심히 따라가니 달릴 만 하였다. 몇 km 지점인지 몰라도 전임 정보영 회장님이 박카스를 나누어 주기에 빨리 얻어먹고 이들 뒤를 따라 가기 위하여 먼저 앞서 나가다 보니 계속 앞서나가게 되며 많은 지인들도 만나 인사를 나눈다.
페이스가 맞는 사람들이 없기에 앞에도 뒤에도 구릅이 형성되지만 난 조금 떨어진 채 계속 혼자 달리게 된다. 오르막도 내리막도 쉬지 않고 계속 달려 30km 지점에서 김선경 선생님을 만나 60km 지점까지 한동안 같이 달린다. 60km 지점에서 가슴에 약간의 통증이 오는 듯하여 약을 먹고 달리니 통증이 없기에 같이 최선을 다하여 달린다. 김선생님이 함께 달리다 졸음도 오고 조금 전 넘어진데도 아프고 속도 좋지 않아 화장실에도 가야되며 먼저가면 곧 뒤 따라 온다기에 먼저 출발한다. 김선생님은 조금 지쳐 보였다. 3주 연속
(경주동아. 춘천마라톤, 서울중앙마라톤) 풀코스를 달린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75km 지점에 이른다, 아직까지 몸 상태는 좋은 것 같기에 완주에 대한 신념을 갖고 정신을 재무장한다. 75cp에서 2001년 한반도 횡단을 같이한 광주의 안종길님과 포항에서 혼자 버스를 타고 온 강희영님을 만나 왜 아직 여기 있느냐 벌서 앞에 갔는줄 알았는데 인사를 나눈 후 난 빨리 달리지 못하기에 시간을 지체 할 수 없어서 포도를 한 컵 담아 걸으며 먹는데 어느새 안종길님이 뒤 따라와 옛날 얘기를 나누며 함께 달린다. 그는 나보다 주력이 좋지만 그이 페이스에 맞추어 달리니 조금씩 빨라지며 숨이 차오르는 것 같았다.
그에게 나의 건강상태를 알리고 페이스를 조금 늦추어 90cp를 향해 달리는데
85부근에서 경남의 이태수님이 뒤 따라와 3명이 함께 달린다.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은 달리며 걷다 뛰다 90에 이르니 6시 20분. 이제 남은 거리 10km에 3시간 40분 남았으니 이제 굴러가도 완주는 확실하다, 먼동이 트이며 주위 사물이 한 눈에 들어오며 알싸한 바다 바람이 코끝을 찡하게 하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밤에는 어두워 주위 경관을 볼 수 없었는데 날이 밝으니 한려수도가 한 눈에 들어오며 바다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과 같이 다가왔다. 정말 멋진 풍광이었다. 그렇다고 풍광에 넋을 놓고 바라만 볼 수 없기에 늦어도 8시 30분 까지 들어가기로 하고 걷다 뛰다하여 통녕대교 밑에 이른다.
아무리 힘들고 시간이 지체 되더라도 통녕대교 밑에서 기념사진 한컷 찍고 가자하기에 우린 즐겁게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데 강희영님이 가벼운 몸놀림으로 사뿐사뿐 추월해간다. 이제 남은 거리 3km 정도. 시계는 6시 32분을 조금 지나고 있을 무렵 안종길님 갑자기 8시까지 들어가자 한다. 난 지친 상태라 둘이 먼저 들어 가라하고 천천히 뒤 따라간다, 그 들은 저 만큼 앞서 나가고 뒤 따라가며 시계를 보니 잘하면 나도 충분히 8시 전으로 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아 최선을 다하여 달린다. 2시간의 제한 시간을 남겨 두고 14시간 53분에 골인하였다. 완주에 대한 부담을 많이 가졌는데 무사히 완주하니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으며 함께한 동료들이 축하의 박수를 보내 주니 더 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통년대회의 코스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아 험난하여 누군가 말하기를 주로 전체가 40% 오르막과 40% 내리막 그리고 20%평탄한 주로로 전국 최고의 난이도를 지녔지만 아기자기한 코스로 섬 전체를 일주하는는 아름다운 코스라 하였다. 먹거리도 풍부하였고, 기념티도 예뻤으며 완주자들에게 메달대신 트로피를 제공하는 획기적인 대회였으며. 대회를 주최해 주신 김순임회장님과 이도희 조직위원장님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자봉오신 한준님 최종육님 박동철님과 사모님 김광복님 강미애님 등등 헌신하는 봉사자들이 있었기에 대회가 더욱 알차지 않았나 생각되며 그들 봉사 덕분에 나 또한 무사히 완주하지 않았나 생각되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19년 11월 11일 통녕울트라 대회 완주후 최성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