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도보 대행군 기행록(23)
23. 풍광이 아름다운 산청 지나 합천에 들어서다(원지 문대 – 합천 삼가 26km)
8월 29일(토), 밤에 비 내리고 낮에는 흐리다가 가끔 소나기 오다. 아침 6시 반에 숙소 인근의 식당에서 아침을 들고 택시를 이용하여 전날 마지막 도착지인 신안면 문대농협으로 향하였다. 7시에 문대농협을 출발하여 대형트럭들이 질주하는 지방도로 따라 걷는 주변 풍광이 산자락의 안개에 잠겨 선경이다.
이를 감상하며 한 시간 넘게 걸어 이른 곳은 산청군 신등면 단계리, 면소재지인 단계는 문화재로 지정된 담벼락을 비롯하여 역사와 문화의 오랜 숨결이 담겨 있는 곳이다. 단계는 임진왜란 때 이곳 출신인 남명 조식의 문하 52명이 의병활동과 진주대첩의 후방 지원활동을 벌이기도. 단계 쉼터에는 1997년에 세운 이순신 장군 추모탑과 장군상, 거북선 모형이 있고 고려시대의 물난리 예방의 전설이 서린 산청 단계 여래좌상(유형문화재 제29호)이 특이하다. 마침 단계장날, 장마당을 한 바퀴 돌아 품격 있는 전통가옥을 곁눈으로 살피고 신등면 월평마을 쪽으로 향하였다.
단계리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일행들의 모습
월평마을에 도착하니 9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간, 일행을 두 편으로 나누어 베테랑 6명은 산길로 가고 나머지 9명은 지방도로 따라 합천군 삼가면으로 향하였다. 30여분 걸으니 산청군계를 벗어나 합천군 가회면에 접어든다. 지리산을 낀 산청은 높고 웅장한 산세와 오밀조밀한 작은 봉오리들 모두 아름다운 경관, 백의종군길 기행록을 계속 살핀 지인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내왔다. ‘매일 기행록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고향길이 눈에 선하네요. 산청 덕천강 있는 데가 제 고향이랍니다. 단성, 원지, 진주에서 학교 다녔습니다. 건강완보하세요.’ 보낸 답, ‘아, 산청 멋진 고장입니다.’
풍광이 아름다운 산청, 단성교 지나 원지 삼거리를 배경으로
합천군 가회면에 들어서 잠시 걸으니 길가에 쉴만한 장소가 있다. 구평마을 정자, 할머니 두 분이 앉아계시다가 길손에게 자리를 비키며 편히 쉬었다 가라고 권한다. 인심 좋은 할머니들 말씀 따라 잠시 휴식, 아침에 나눠준 복숭아 파티를 열었다. 잠시 휴식 후 내쳐 걸으니 점심장소인 가회면 소재지가 2km 거리라고 적힌 표지가 보인다. 반가운 신호에 기뻐함도 잠시, 갑작스럽게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거센 폭우로 돌변한다. 세차게 내리던 소낙비는 10여분 후 멎었으나 신발과 옷이 흠뻑 젖었다.
가회면소재지 식당에 도착하니 11시 반, 미리 주문한 찌개백반을 맛있게 들고 12시 20분에 오후 걷기에 나섰다. 목적지인 삼가면소재지까지는 10여km, 차량통행이 뜸한 시골길이 고즈넉하고 쉴만한 장소도 없어 한 시간 반 동안 내쳐 걸으니 삼가면에 접어든다. 30여분 더 걸어 덕진마을 버스정류소 옆 정자나무에서 잠시 쉬는 동안 다시 소나기가 지나간다. 면소재지까지 4km 남짓, 마지막 피치를 올려 오후 3시 반쯤 면소재지에 도착하였다. 변두리에 있는 합천의 명소 찻집 허유산(일명 연꽃 인연)에 여장을 풀었다. 숙식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곳, 숙소는 노트북 작업하기 어려워 찻집에 앉아 이 글을 올린다.
허유산(연꽃 인연 카페)의 모습이 운치 있다
* 3년 전 산길 걸었던 이들이 우거진 풀숲과 길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힘들었는데 그간 주민들이 길을 정비하고 직접 안내를 맡아 예상보다 쉽게 산길 통과하여 우회도로로 걸은 이들보다 한 시간 이상 빨리 도착하였다. 대행군 하루 남은 일정을 무사히 마쳐 감사, 일찍 도착하여 맥주 한 잔 하며 망중한을 즐긴다. 모두들 컨디션 조절 잘하여 내일 대망의 완보에 만전을 기하자.
고된 행군을 마치고 편안한 마음으로 맥주 한 잔
첫댓글 하루 남았네요.건강한 모습뵈니 안심됩니다.마지막 까지 화이팅하세요
대단하십니다.
유종의 미를 거두시기 바랍니다!
악천후속에 굴하지않고 힘찬발걸음을하신
님들 자랑스럽습니다.
마지막날 발걸음은 조금 가벼워지겠지요.
함께하지못한 아쉬움 율곡에 도착하는
님들 모습을 그려보며 달래겠습니다.
화이팅 하십시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