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의 가족이 예방접종하는데 40만 원이 넘는다니 너무합니다. 가난한 사람은 예방접종도 못하겠습니다."
4월께면 A형 간염이 대유행 할 것이라는 예측 속에 A형 간염 백신의 품귀현상으로 가격까지 폭등해 예방주사를 맞으려는 시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A형 간염 예방접종을 하려는 사람은 병원 몇 곳을 '수배'하는 발품을 팔아야만 가능하다. 가격도 지난해에는 1회 접종에 4만∼5만 원가량이었던 것이 최근에는 6만∼7만 원 선으로 올랐고, 비싼 곳은 8만 원에 이르는 곳도 있다.
A형 간염은 1차 접종 후 6개월 이후 2차 접종을 해야만 항체가 형성되기에 네 명의 가족이 모두 접종을 할 때 최소 40만 원에 이른다.
직장인 정민기(37·마산 내서) 씨는 지난 주말 아내, 두 딸과 함께 예방접종을 하고자 병원을 찾았지만, 백신이 없어 병원을 수소문하고 다녀야만 했다. 애써 찾은 병원에서는 비싼 접종비 탓에 다시 한 번 놀라야만 했다. 결국, 김 씨는 예방접종비로 6살·9살 딸은 각각 5만 원, 자신과 아내는 6만 원으로 진료비까지 포함해 모두 22만 3600원을 지급했다.
정 씨는 "두 차례에 걸쳐 접종을 받아야 하는데 모두 40만 원이 넘어가는 비용이 들어간다"며 "큰맘 먹지 않으면 접종하기 어렵다. 이 정도면 돈 없는 사람은 접종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겠다"고 하소연 했다.
이처럼 A형 간염의 예방접종비가 비싼 것은 백신 전량이 수입되는데다 필수 예방 접종항목으로 지정돼 있지 않고,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국가가 나서서 이른 시일 내 필수 예방 접종항목으로 선정하고, 많은 국민에게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영·유아와 감염 취약층을 대상으로 일제 예방접종을 검토하고 있지만, 예산 확보 탓에 언제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경남도 관계자는 "최근 A형 간염 환자 발생이 늘고 있지만,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며 "정부 차원의 일제 예방접종을 계획하고 있지만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 경남도 차원에서도 내년부터는 일제 접종을 할 계획으로 국비 지원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해 A형 간염 환자가 1만 5041건 발생해 2008년 7895건에 비해 91% 증가했다. 또 이는 지난 2005년에 비해 무려 18배나 늘어난 수치다.
A형 간염 백신 가격 너무 올랐다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 - 경남도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