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계곡 반대편 능선의 키 오리나무-겨울을 지나면서 잎은 다 떨어지고 꽃과 열매만 주렁주렁 달려 있다)
5리 남짓한 가까운 거리에는 오리나무를 심었다면 좀 거리가 벌어지는 10리나 20리마다는 시무나무를 심어서 지나가는 나그네가 길을 잃지 않도록 배려하였단다. 이렇게 먼 거리에 걸쳐 시무나무를 심었던 것은 나뭇잎과 나뭇잎 배열 모양이 다른 나무와는 뚜렷이 구별될 정도로 아주 특징적이고 작은 가지에는 가시가 붙어 있어서 확실한 이정표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길을 잃을까 염려되었던지 나그네들은 신고 다니던 짚신이 헤어지면 아무 곳에나 버리지 않고 이런 이정표 나무나 당산목에 걸어두었었다.
풍류시인 김삿갓이 시무나무를 소재로 지은 시가 전해지고 있다.
‘이십수하삼십객(二十樹下三十客)
사십촌중오십반(四十村中五十飯)’
‘시무나무 아래의 서러운 손님이
망할 놈의 마을에서 쉰 밥을 얻어먹었다’는 뜻이다.
한자를 훈이 아니라 음으로 읽어야 멋진 시가 된다. 시무나무는 느티나무나 팽나무와 같이 흔히 동네를 지켜주는 당산목이나 성황림의 나무로서 따뜻한 밥 한 그릇 얻어먹지 못한 김삿갓과 울분을 같이 하던 나무였다.
아름드리로 자라는 큰 나무이고 느릅나무와 많이 닮았다. 또 작은 가지는 흔히 가시로 변해 있어서 한자로는 가시느릅나무란 뜻으로 자유(刺楡)라고 한다. 특히 동네 앞 개울가와 같이 자주 낫질로 잘려 나가는 곳의 시무나무는 손가락 길이만한 험상궂은 가시를 촘촘히 내밀 어 ‘왜 자꾸 자르느냐?’고 항변할 줄도 안다.
시무나무는 서양에는 아예 자라지 않고 동양에서도 일본에는 없고 우리나라와 중국에만 자라기 때문에 학술적으로 귀중한 나무이다.
요즈음 시무나무를 길거리에서는 볼 수가 없다.
나도 몇 년 전 경복궁 향원지 앞에 서 있는 시무나무 한 그루만 보았을 뿐이다.
(인터넷에서 찾은 시무나무 잎-가장자리가 규칙적으로 특이하게 벌어져 있다)
(인터넷에서 찾은 시무나무 가지와 잎-마주 보는 잎이 가지 위로 우뚝 서 있다)
(인터넷에서 찾은 시무나무 열매-동그란 모양에 한쪽으로 씨가 치우쳐 있으며 날개도 한쪽으로만 나 있다)
(인터넷에서 찾은 시무나무 줄기- 흰 껍질에 세로로 틈이 나 있어 길거리의 다른 나무와 쉽게 구별된다)
아쉽게도 시무나무 꽃은 보지 못했고 인터넷이나 책에서도 찾지 못했다.
2007. 3. 22 새샘
첫댓글 오리나무, 시무나무 한 가지 배웁니다.
오리나무는 많이 보았는데..시무나무? 정맥길에 찾을 수 있을래나...
자연속에서 살고, 자연을 같이하는 사람이 가장 건강하고 행복하지 않을까?
시무나무도 언젠가 볼 수 있기를....
몸통은 확연히 구분되는 데... 시무나무는 일단은 가지에 난 가시를 찾아야 되것다.
백문이 불여 일견...새샘과 더불어 올 봄에 한번 찾아 봤으면.
산행시에 많은 강의도 일회용으로 끝났으나 .... 현장학습의 기회가 있으면 더욱 효과가 있을것 같습니다
오리나무, 시무나무 모두 지나가는 나그네의 이정표가 되었다니 또한 산케들의 좋은 길잡이가 되겠군.
새샘 덕분에 오리나무,시무나무 공부 잘 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