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와 리아스 실내합창단 공연 후기
“ Cantata 칸타타 ”
“ Magnificat 마니피캇 ”
그리고 “섬집아기“
성탄을 연상시키는 키워드~ 답게 오늘 공연은 그냥 크리스마스의 환희, 경건함, 그리고 은혜로움 그 자체일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1부 칸타타는 생각보다 조금 밋밋해서 졸렸고
2부 마니피캇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그리고 솔로주자 모두 대단한 기량으로
성탄절의 감동과 은혜를 미리 충분히 느낄 수 있을만큼 완벽한 연주였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감동 코드의 하이라이트는 ‘섬집아기“ 였어요
지휘자 저스틴 도일이 직접 마이크를 들고 어눌한 한국말로 여러분 한곡 더?
그리고 아카펠라로 ‘섬집아기를 부릅니다
아....... 이 대목에서 눈물이 왈칵했어요
인간의 목소리를 가장 아름답게 극대화할 수 있는 아카펠라 합창의 정수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이 소프라노 솔로를 하신 한국인 단원의 청아한 목소리는 섬집아기의 애수를 더 높여주면서
우리나라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 노래의 정서를 무척 제대로 전달해 주었습니다
감동의 마음을 좀 더 자세히 전달해 보겠습니다
오늘 제 자리는 C 구역 2열, 그런데 제 바로 앞의 두 좌석이 비었습니다 그러니 실질적인 1열인데 무대와 거리는 확보한 정말 좋은 자리여서 독창자들을 정말 리얼하게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좋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 것이 오늘 독창자들 중 베이스
마티아스 빈클러 Bass Matthias Winckhler와
알토 헬렌 찰스톤 Helen Charlston의 성량과 음색이 대단한 반면
소프라노 엘리자베스 브로이어 Soprano Elisabeth Breuer 와 테너
토마스 홉스 Tenor Thomas Hobbs 는 상대적으로 약한 느낌이었어요
지난 번 바흐 미사 b 단조에서와 마찬가지로 예당 콘서트홀이 성악연주자들에게는 소리를 잘 전달하기가 쉽지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고
소프라노 엘리자베스 브로이어는 고음이 무척 아름다운 소프라노지만 중저음에서 전달이 잘 안되는 보이스 톤에다가 호흡이 좀 부족해서 끝음의 음정이 좀 빠지는 대목이 약간 있었습니다 앞이라 제가 잘 들은 것일 수도 있어요 ㅎㅎ
테너 토마스 홉스의 목소리는 너무 가벼운 톤의 테너 보이스라서 어떤 곡에서는 어울리지만 좀 비통한 곡에서는 곡의 전달이 목소리톤으로 좀 방해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분들도 2부 마니피캇에서는 대단한 성량을 회복하고 열정적으로 연주해서 1부에서의 부진을 다 잊었지요
특히 <1부>에서 7번째곡인 소프라노와 베이스의 이중창은
레시타티브로 [영혼(소프라노)과 예수(베이스)의 대화]의 대화인데요
공연 전 사회자의 안내처럼 가장 인상적인 곡이었습니다
예수 역할의 베이스의 리드로 소프라노와 베이스의 이중창이 이렇게 아름답게 들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습니다
2부에서는
2번째곡 소프라노 독창이 끝나고 아카펠라로 리아스 합창단이 노래하는데 아 역시 합창의 진수는 아카펠라입니다
4성부의 화음과 음색이 너무나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아카펠라에 잠시 넋을 놓았고
5번째곡 베이스 독창은 2부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베이스 마티아스 빈클러는 목소리 톤, 성량, 딕션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는 베이스로 콘서트홀 전체를 꽉 채우는 목소리로 몰입감이 최고였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6번째곡 알토와 테너의 이중창에서는 알토의 활약으로 테너까지 최고의 기량으로 이끕니다 그리고 9번째곡 알토 독창에서 전 완전히 헬렌 찰스톤의 독보적인 음색과 풍부한 성량, 그리고 무엇보다 곡을 완전히 이해한 듯한 편안하고 은혜로운 표정까지 완벽한 가창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12번째곡에서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가 차례로 돌림노래하듯이 아카페라로 한소절씩 부르면서 오케스트라와 화합해가는 합창이 마니피캇의 주제를 완벽히 전달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려줍니다
아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는 무대의 감동은 역시 곱절로 큽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엄아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
아기는 혼자남아 집을 보다가
파도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동요입니다
이 곡으로 오디션도 보았었던 곡인데
리아스 합창단이 무반주로 아름답게 뽑아냅니다
아~ 너무 아름답고 가슴저린 공연의 마무리여서
공연을 보러오는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안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내 불렀습니다
엄마가 섬 그늘에.........
마니피캇 <마리아의 노래> 는 종교를 떠나서 아이를 잉태한 성모 마리아, 아니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의 생명을 품은 기쁨, 삶의 극복의지, 그리고 세상과의 화해의 메세지를 우리 모두에게 전달해주는 생명의 노래였습니다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의 불안과 열망, 그리고 그 마음을 달래주는 자연의 위안이 잘 담겨있는 우리의 동요 <섬집아기> 까지 연결시킨 무대연출에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 제 자리는 실질적인 1열입니다 ㅎㅎ
오늘 가장 수고하신 리코더, 오보에 주자들
독창자들(알토 / 소프라노)
독창자들 (베이스 / 테너)
1부 칸타타 1곡 신포니아에서 유려한 바이올린 솔로로 공연의 시작을 충분히 아름답게 열어준 악장님
오늘 이분이 없었다면 독창자들의 공연이 얼마나 멋이 없었을지.....
특이한 악기가 가운데 있어서 유심히 보았습니다 바로크 류트 종류인 Theorbo(테오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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