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가톨릭 미술상 수상자 발표
-특별상 최종태 -조각부문 김일영 -건축부문 박재환, 문진호
□ 주교회의 문화위원회(위원장 이기헌 주교)가 시상하는 제14회 가톨릭미술상 조각부문 본상에 김일영(로렌죠), 건축부문 본상에 박재환(도미니코 사비오), 문진호(라파엘), 특별상에 최종태(요셉)가 각각 선정됐다.
□ 시상식은 2월 4일(수) 오후 4시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 가톨릭 미술상은 한국의 종교 미술 발전과 토착화를 후원하기위해 주교회의 문화위원회가 지난 1995년에 제정하였으며, 매년 현역 미술가들의 근래작 가운데 우수 작품을 선정해 부문별로 수상하고 있다. 또한 특별상은 한국 종교 미술에 크게 이바지한 작가들의 업적을 기리고자 수상하고 있다. 한편 미술상 시상식은 미술가의 주보인 복자 프라 안젤리코 축일(2월 18일)을 즈음해 거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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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총평 <양승춘 서울대 명예교수, 가톨릭미술상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심사위원 전원은 올해 특별상에 조각가 최종태(요셉) 선생님을 모시기로 하였습니다.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 초대회장, 서울미술가회 회장직을 맡아 오랜 세월 회를 이끌어 주시었고, 묵묵히 우리 성미술의 토착화와 신자로서 작품 정체성 문제를 조용히 몸소 실천해 오셨습니다. 선생님의 작품세계는 종교적 신심이 성미술과의 만남으로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반영되어 우리안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이제야 최종태 선생님의 발걸음을 되새기며 귀감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조각부문 본상에는 김일영(로렌죠) 선생이 선정되었습니다.
성모자상의 친근성 속에는 우리를 평온으로 이끄는 자유로움이 담겨 있습니다. 성서적 주제와 형태는 조각가로서 바탕이 튼튼한 작가의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이 많은 교우들에게 신앙심의 용이한 소통을 할 수 있게 해준 점을 높게 살 수 있었습니다.
건축부문 본상에는 모처럼 모범이 되는 두 분을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재환(도미니코 사비오)선생의 송파성당은 철거대상이 되는 건물을 성당건축으로 훌륭하게 재탄생시킨 작품으로 성소의 본보기가 되는 좋은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문진호(라파엘) 선생의 작은 공소 건축은, 대대로 이어온 가톨릭 일가의 신앙심과 애정을 담은 공간으로, 강원도 정선의 산속 오지에서 빛나고 있습니다. 종교건축이 가지는 규범적 한계와 제약을 뛰어넘어 자연과 건축물, 이웃이 소박하게 어우러지는 공간을 조성한 것은 참신하고 새로운 공소건축으로 높이 평가받을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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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미술상 특별상 최종태(세례명: 요셉)

1932년생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국전 초대작가 국전 추천작가상 수상 개인전, 국내외 20여회 서울시 문화상, 은관 문화 훈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민국 예술원회원 김종영 미술관장

심사소견
“모과나무 밑을 지날 때마다 나는 기도한다. 저기 매달려있는 모과들처럼 나를 떨궈 내지 마시고 노랗게 익거든, 그런 날에 나를 당신의 품으로 거두어 주소서.” 조각가는 희수의 나이를 접고 오늘도, 조각, 파스텔화, 유리화, 판화, 소묘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이렇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나는 종교를 예술에 접목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언젠가는 저절로 하나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염원은 국전에서 추천작가상을 받은 <회향>과 모교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며 일관 되게 추구해 온 그 많은 <형태> 속에서 숨쉬고 있습니다. 그의 형태들은 아직도 교회가 예술을 수용하지 못하고 교훈적, 사목적 목적에 의해서 만들어진 성물들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합니다. 한복을 갈아 입은 성모 마리아, 반가사유상을 연상시키는 예수의 얼굴들, 그러나 마흔 한살이 되던 해에 처음으로 절두산 성지에 <순교자를 위한 기념상>을 세웁니다.
바오로 수녀원, 명동 성당, 연희동 성당 등 많은 성당과 수녀원에 기념비적인 성상들을 세웁니다. 참다운 예술만이 하느님의 무한한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다는 조각가의 영성과 신념 때문입니다. 조각가는 또한 한국가톨릭미술협회 초대회장과 서울가톨릭미술가회 회장직을 수락한 후 작가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거리들로 바쁜 시간을 헤쳐 나가면서 묵묵히 성미술의 토착화에도 많은 기여를 합니다.
조각가는 서울대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되고 연고지인 대전시립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었으며 지난 해에는 나라가 수여하는 은관문화훈장을 받았습니다. 심사위원 전원은 조각가 최종태의 특별상에 토를 달지 않았습니다.<심사소견 : 2009년 2월, 윤명로>
◎……가톨릭미술상 본상-조각부문 김일영(세례명: 로렌죠)

1954년 출생 1989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졸업 1989년 Nazionale Accademia Belle Arti Di ROMA 졸업, Walter Mancini 국제 콩쿨 조각부분 대상 수상 1988년 서울대교구 낙성대 성당 성 미술 제작, 효성여대 설립자 동상 제작 2002년 서울보건대학 상징조형물 제작 2003년 성주문화예술회관 상징조형물 2004년 포항죽도성당 성 미술제작, 십자고상, 십자가상 등 2005년 배론성지, 대전 정하상 교육회관, 서울 가톨릭회관,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등에 성상 제작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예술대학 환경조각전공 교수

심사소견
왜관 베네딕도 수도원 건축 기금 마련을 위한 김일영 교수의 전시회의 “성모자상”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성서적 주제에 깊이 매료되어 성상제작에서 새로운 생각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그것을 실현 하려는 의지가 표현에서 볼 수 있었다. 바탕이 튼튼하게 형성된 작가가 이태리 유학에서 서구 전통 속에 녹아 있는 그리스 문화의 조화와 균형미에다 인간 중심의 풍요로운 정신이 자연스럽게 체질화 되었다. 성모자상에서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됨은 이미 우리 교회에 자리 잡은 고착화된 형상에서 벗어나 있고, 작가의 개성이 강한 성상이 주는 거부감도 덜 하여서 우리 시대의 다양한 안목을 지닌 신자층에게 비교적 소통이 용이한 데 있다.
김 교수에게 거는 기대는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영적으로 더 성장하여 그가 지닌 예민한 자연관찰에서 나올 수 있는 새로운 감동을 주는 성상 작품에 기대를 갖게 한다. <심사소견: 임송자>
◎……가톨릭미술상 본상-건축부문 박재환(세례명: 도미니코 사비오)
1941년 출생 1966년 인하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1987년 연세대학교 산업대학원 졸업 1989년 천주교 한강 성당 현상설계 당선 1992년 천주교 석촌동 성당 현상설계 당선 1993년 천주교 오금동 성당 현상설계 당선 1994년 천주교 명일동 성당 현상설계 당선 1998년 천주교 창4동 성당 현상설계 당선 2001년 천주교 송파동 성당 현상설계 당선 2002년 천주교 성정동 성당 현상설계 당선 2006년 서울시 건축상 본상 수상 현재~ 종합건축사사무소 도성 건축 대표, 대한 건축가협회 정회원


심사소견
가톨릭 건축으로 부각되는 중요한 사항으로서 송파성당은 폐기 철거 대상이 될 수 있는 기존 사무실 빌딩 건물을 구조골조를 보강, 개축하여 가톨릭 성당 건축으로 훌륭하게 재탄생 시킨 작품이다.
이는 성서복음에서 “예수님이 병자의 병을 고쳐주시고 눈먼 장님을 빛을 보게 하시는” 복음의 정신을 지킨, 노력의 작품으로 볼 수 있고, 또한 폐품 재활용으로 환경보호를 지키며, 건축 공사비의 경제적 효과를 높임으로서, 앞으로 어려운 여건의 가톨릭 건축건설에 본보기가 되는 사례로 본받을 파급효과도 기대되는 작품이다. 전형적 도시대로변의 인접빌딩과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건물이었으며, 이를 성당으로 개축하여 가로경관의 세련된 환경의 구심적으로 부각되었다.
접근과정은 건물 정면에서 마주보는 외관은 도로에서 지나치며 일시적으로 보일 뿐, 먼거리에서 접근할때 성당지붕과 종탑이 균형되어 조화된 성당임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기존사무소 건축공간구조를 상층증축성당 출입동선을 위해 코아 위치를 변경하고, 기존상태를 최대로 이용하여 경제적 건축비 절감을 거두고 외관 디자인을 희색계통의 석재마감으로, 가로 경관의 세련도를 격상시키며, 주변 건물과 나란히 연속되는 가운데 개축 성당은 가톨릭의 품위가 돋보이면서도 평화롭게 인접하는 표현은 노련한 해석의 작품으로 불 수 있다.<심사소견: 원정수>
◎……가톨릭미술상 본상-건축부문 문진호(세례명: 라파엘)

1962년 출생 1989년 MArch, Univ. of California, Berkeley 1996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과 대학원 박사과정 1990년 Rasmussen Ingles & Anderson, San Francisco. U.S.A 1987년 (주)정림건축 이사 2000년 (주)정림건축 사장 현재~ (주)종합건축사사무소 디자인캠프문박 디엠피 대표이사


심사소견
강원도 정선은 접근하기 어려운 깊은 산속 오지로 알려진 곳에 가톨릭 공소를 건축한 동기와 배경이 바로 가톨릭 정신에서 탄생된 점이다. 정선 광산의 광부로 일생을 보낸 할아버지의 탄생 100주년을 추모하며, 공소를 봉헌한 2세 문창순(라우렌시오), 박숙희(루시아)의 금혼을 기해, 3세 건축가 문진호(미카엘)의 설계로 가톨릭 가문이, 주님의 뜻을 받들어 새겨진 전설적 일화가 담긴 공소 건축이다.
오지 작은 마을에는 십자가 뾰족지붕이 통속적으로 시각을 주도하는데 반해 정선공소는 마을건물과 차별 없이 나란히 이웃하는 가운데, 평화롭게 사제와 교우와 그리고 지나치는 관광 방문자들마저 공소건축에 감싸이면서 가톨릭 종교의 애정을 느끼고, 참신하고, 창의적인 가톨릭 건축문화를 깊은 오지 정선공소에서 맛볼 수 있는 것은 이번 건축심사에서 가장 큰 수확이었다. 비록 작은 공소이지만 현장을 확인해야 하는 호기심에 이끌려 험준한 산고개를 넘어 들어선 정선동면 마을은 계절에 찾아드는 산행 관광객을 위한 숙박이 주류인 시골마을이다.
종교건물의 형태가 쉽게 들어나는 예상을 뒤엎고, 밭이 시야를 열어주는 공지를 통해서 멀리 보이는 소방서 2층 건물과 나란히 보이는 곳이 공소라고 한다. 마치 사제가 시골사람과 모여 앉아 차별 없이 보이는 인상이었는데 길을 돌아 공소 앞마당에 들어서니 마치 예수님이 양팔을 벌리고 반기며 감싸주시는 공소 앞마당과 공간이었다. 경사진 벽체이자 지붕이 마당까지 내밀어 뻗은 것이 반기는 손이며 마당놀이, 마당미사를 덮어주는 천막인 셈이었다.
공소의 내부공간에 들어서자 밝고 무한한 공간의 느낌은 참신한 새로운 공소건축의 만남이었다. 노출된 지붕의 철골과 경사진 계단 나간의 구성과 벽체와 유리로 구성된 공간이 서로 율동적 시각적 활력을 느끼게 하며, 둘러싼 수려한 주변 산의 경관이 내부 공간을 들여다보는 듯, 또한 내부공간에서 산세를 바라볼 수 있는 세심한 벽, 지붕의 틈새처리 등 세부까지 설계 노력을 볼 수 있는 점은, 서울에서 먼 곳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왕래하며 정성껏 조부모님의 가톨릭 정신을 이어 반영한 건축임을 읽을 수 있어서, 귀가하는 발걸음이 피로를 모르고 돌아왔다.<심사소견: 원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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