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집 책장에 파리대왕이라는 책이 두권이 있다. 한국책이 굴러 들어오다 가끔 이렇게 같은 제목의 책이 한권 이상 있을 때가 있다. 그런데 이책 두 권 있는지 모르다 이번에 발견했다. 그런데 그중 한권은 유난히 두껍다. 안을 보니 파리대왕과 함께 뒤에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라는 소설이 뒤쪽에 있다. 다시 바깥을 봐도 어디에도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가 같이 있다는 안내는 없다. 참 이상한 일이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어디선가 들어 본 것 같다. 해설을 읽어보니 오래전 소련 시절 반체제 인사 솔제니친이 쓴 소설이고 노벨 문학상도 받았다. 그러고 보니 기억이 난다. 모르긴 해도 문학성 때문에 받았다기 보다 정치적 이유로 받았을 것이다. 노벨상이 자주 이런 정치문제에 끼어 드는데 특히 노벨 평화상은 거의 한두해 건너 한번씩 정치상이라는 느낌을 저버릴 수가 없다.
어쨌든 이책 한번 읽어보자하고 시작했다. 영하 30-40도 되는 한겨울 소련의 정치범 노동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일, 하루동안 일어나는 일 아침에 깨나서 저녁에 잠들 때까지의 일을 자세히 주인공의 입장에서 썼다. 요즘 안그래도 추운데 하필이면 이렇게 추울 때 이런 소설책을 잡은 이유가 뭘까 하면서 읽었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이라도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하고 읽었다.
빵 한조각이라도 더 먹고 거기서의 목숨을 연명하는 생활 그래도 10년을 채우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살아가는 생활은 읽기 불편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가보지 못할 곳 가기 싫은 곳의 이야기 이렇게 글로 보면서 지금은 약간 춥지만 이동네에서 얼마나 행복하게 내가 살고 있는지 한번더 느껴 본다.
딱한가지 요즘 내가 느끼는 것과 비슷한 것이 뭘 먹는 시간 동안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음식을 음미하면서 먹는다고 한다. 하루중 제일 행복한 시간을 허투로 낭비할 수가 없어서 그렇게 한다고 한다. 먹는 것은 아주 행복한 일이다. 나도 요즘 많이 먹지도 않는데 먹는 것을 후루룩 해치우거나 먹는 동안 다른 생각하지 않고 먹는 것에 집중해 먹는 기쁨을 만끽하려 한다. 많이 먹는다면 또 다른 것을 먹으면서 다시 기회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식사 조절과 소화기관 조절 등 건강을 위해 딱 필요한 만큼만 딱 정해진 시간만 먹다보니 먹는 시간을 소중히 하면서 생긴 일이다.
그들의 삶 아주 힘든데, 추워서 옷을 껴입고 껴입고 몇겹을 껴 입는다. 다른건 다 괜찮은데 춥기만 한 것이 아니고 일을 하다 보면 땀도 나고 할텐데 옷에서 냄새가 얼마나 날까 생각하면, 뭐 동상이 걸려 잘라낼 것이냐 마냐의 생각에 있다면 냄새는 아마 큰 문제가 아닌지 모르지만 보나마나 입고 있는 옷이 전부일 것이고 언제 한번 빨아 입을지 모르니 냄새와 진드기 같은 병균이 득실할 것 같다. 수용소는 거의 인간 이하의 생활이고 그안에서도 비리와 빽과 그런 것도 있다.
첫댓글 책장을 정리하다 보면 저도 2권 이상 있는 책을 종종 발견하곤 합니다. ㅎㅎ
이 소설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수용소에서의 하루가 다큐로 다가왔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