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6, 7장, 산상수훈을 배웠습니다.
비판하지 말라는 대목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그동안 비판은 건강한 것, 비난은 나쁜 것이라 생각해왔어요. 상대를 무작정 깎아내리는게 비난이고, 상대를 살리는 권면과 같은 말이 비판이라고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비판도 자주 하고 문제제기도 많이 하고 요구도 많이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공동체를 떠난 이들이 공동체에 대해 어떠한 것을 비판하며 떠날때, 그 비판을 그대로 다 받지 않고 떠난 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지켜보는 지혜를 배웠습니다. 그가 비판한 것에 대해 적절한 대안을 찾아 지키며 살아가는지, 만일 그렇다면 뼈아프게 반성하고, 그렇지 않다면 그저 떠나기 위한 구실로 둘러댈 것을 찾은 것이니 받지 않아도 좋다는 얘기였어요.
이 얘기를 제가 비판했던 것들에 비추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비판하고 문제제기할 때 그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 대안을 잘 지켜가며 살고 있는지요. 쓴소리를 들을 각오가 된 사람만 쓴소리를 할 수 있다는 말이 뜨끔했어요. 나는 비판하기를 좋아했지만 누군가가 나를 비판할 때 조금도 견디지 못하곤 했거든요. 앞으로는 어떤 것에 대해 납득이 가지 않고 문제의식이 일어날 때,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비판이라는 생각이 들어도 바로 입 밖으로 뱉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내가 그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그 대안대로 꾸준히 살아갈 수 있는지, 쓴소리를 할 자격이 있는지를 깊게 들여다보는 것을 우선해야겠습니다.
용서에 대한 이야기도 마음에 남습니다. 용서하고 싶어도 도무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있어요. 아무리 내가 죄지은 것을 떠올리고 내가 용서받은 일을 떠올려봐도 그와는 비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들고, 이해가 되는 것 같다가 화가 치밀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용서하려 애쓰기보다 그저 이 세상에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나에게 일어난 사건은 모든 사람들이 흔히 겪는 일은 아니지만, 그래서 엄청 크고 무겁게 느껴지지만 나만 겪은 일도 아니며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이 많다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누그러집니다.
영화 <밀양>을 보면서 기독교에서 말하는 용서라는 것이 참 불만스럽고 소화가 안 되기도 했어요. 사람을 죽게 해놓고, 유가족은 매일매일 고통 속에 사는데 자신은 이미 하나님께 용서받았다고 말하는 모습이 화가 나고, 도대체 하나님은 왜 저런 사람도 용서하시는 건지 궁금했어요. 그런데 성경에서 말한 용서는 그것과 조금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제물을 바치러 오는 길에 누군가에게 잘못한 것이 떠오르거든 먼저 가서 잘못을 빌고 오라'고 하셨대요. 그리고 율법에도 하나님께 지은 죄 이외에 다른 사람에게 물질적인 손해나 피해를 입혔다면 1/5을 얹어 배상하라고도 되어있대요. 하나님께 속죄한다고 전부 용서받을 수 있는게 아니라 피해자에게 직접 용서를 구하라고 성경은 말한다고 설명해주셔서 오해가 풀렸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끝나고 동지들과 배운 바를 나누며, 성경에 적힌 말씀을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