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초반부를 보면 모래폭풍이 나타난다. 작중 인물들은 모래폭풍 때문에 방해도 받고, 기침도 하며 불편한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폭풍에 나름대로 익숙해진듯 보였다. 영화 속 모래폭풍, 환경오염, 먹거리 부족 같은 문제에 대해서 초연한 인물들과, 그것을 보며 '언젠가 저런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을 가지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이거에 대해 나의 생각을 적어보겠다.
[인터스텔라]라는 영화의 배경과 사건이 전개되는 모든 원인은, 기술 발전에 의한 환경오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로, 여러가지 원인에 의한 환경문제 때문에 인간의 먹거리와 주거환경까지 피해를 입고, 더이상 지구에서 인간이 생활할 수 없을정도로 상황이 악화된다. 이에 따른 대처 방안이 "우주에서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행성을 찾자!" 로, 우주에서 주인공이 겪는 모험이 [인터스텔라]의 줄거리이다.
[인터스텔라]를 보며 언젠가 현실에도 저런 문제가 찾아오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나와 상관없는 먼 이야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뉴스나 기사를 읽으면 지구온난화,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파괴 등 인간이 지구에 도움을 주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비슷한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대해서 조사한 나로서는, 이러한 환경 문제들이 더 잘 느껴지는 것 같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환경을 보호하자"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다른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과 여기 존재하는 나의 괴리감에 대해 말하고 싶다.
왜 작중 인물들은 환경문제에 대해서 초연한 모습을 보일까? 불편함을 느끼지만, 마찬가지로 익숙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반대로 우리는 공포감이 든다. 언젠가 우리의 상황이 악화되리란 공포, 영화와 같은 현실이 찾아올수도 있다는 공포.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이 제일 영화같지 않나?"
돈 때문에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다. 사회에서 인간이 도구로 취급당하고, 개개인의 성품이나 인격은 무시 당한채 능력만으로 판단된다. 학생들은 성적때문에 자살하기도 한다.
너무 사회의 나쁜 부분만 말했다고 생각하나?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현실이다.
옛날에 영화 리뷰영상을 하나 봤다. 사람의 시간이 화폐가 되어서,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은 시간이 없어 죽고, 부자들은 영원에 가까운 삶을 누리는 내용의 영화였다. 정말 섬뜩하면서 영화같은 내용이라 생각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현실도 다를바가 없는것 같다.
돈 때문에 죽고, 살고, 슬퍼하고, 기뻐하고. 정말 영화같지 않은가?
1960년대쯤인가, 옛날에는 물을 돈 주고 사먹지 않았다고 했다. 그때는 물이 깨끗해서, 한강의 물도 식수로 사용 가능했다고 한다. 그 시절 사람들이 지금의 모습을 보면 괴리감을 느끼고 언젠가 저런 시대가 오지 않을까, 내 자식들이 저런 세상에서 살면 어떡하나 걱정되었을 것이다. 영화같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지구온난화를 해결해 환경이 좋아졌을 수도 있고, 핵전쟁으로 지구가 사막으로 변해 모두가 굶주림에 시달릴 수도 있다. 사람은 미래를 알 수도 없고, 바꿀 수도 없다. 그건 과거부터 그래왔다. 석기시대부터 로마제국과 현재까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권력을 잡고 나라를 다스리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의 힘이 아무리 커져도, 자기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진 못한다. 지구의 미래는 고사하고 내일 자신이 죽는지 사는지도 모르는게 인간이다.
세상은 내가 있든 없든 알아서 굴러간다. 우리는 내가 살아있는 미래를 원하지만, 미래는 그것에 아무 관심이 없다. 그냥 굴러 갈 뿐이다. 내가 이야기하는건 세상에 인간이 끼치는 비중이 너무 작아서, 마치 바다를 이루는 물방울처럼 있든 없든 티도 안난다는 뜻이 아니다. 내 비중이 크든 작든, 지구가 폭팔하든 멀쩡하든, 어떻게 되든 미래는 미래이다. 이렇게 써놓으니까 이상한데, 한번 예를 들어보겠다.
내일 지구에 운석이 떨어져서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보자. 누구는 너무 잔인한 미래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세상에 불만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원하던 미래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 미래에 뭐라고 감상을 덧붙여도 미래는 미래로서 존재한다. 사람이 정하는 것으로 변하지 않고, 변할 수도 없다.
다시 돌아가서, 사람은 왜 괴리감을 느낄까? 자신이 보기에 다른 현실이 살기 힘들어 보여, 그 현실을 사는 내 모습을 투영해본 거일 수도 있고, 단순히 익숙하지 않아서일수도 있다. 이유가 뭐가 됐든, 시간은 그것에 상관없이 우리를 괴롭힌다. 시간의 흐름 앞에서 인간에게 허락된 유일한 것은 예측밖에 없다. 나약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대다수의 인간은 답을 모른다. 미래도 모르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꾸역꾸역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답을 만든다. 내가 답을 만들어도 되는지, 답이 존재하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마치 시간과 세상이 나에게 말하는 것 같다.
"현실이 영화같아? 미래를 모르겠어? 어쩌라고."
하지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답을 만들어야 한다. 변하는 시대에서 괴리감을 느낄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마도 미래는 영화같을 것이다. 과거에는 지금이 영화같아 보일테니까. 변하는 시대를 적응하기 어려울 것 같아 보인다. 처음 코로나가 터졌을 때도 세상이 멸망할것만 같았으니까. 하지만, 우리는 영화같은 현실을 살고 있다. 어느새 괴리감에 적응해버렸다. 힘들 것 같았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잘 살고 있다. 인간은 미래를 예상하지 못하지만, 어느새 예상하지 못한 미래에 적응한다.
이런 사실을 잊는게 현명한 것 같다. 적응할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굳이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어느새 적응해버릴 미래의 나를 믿는것이다.
내가 눈을 깜빡이고 숨을 쉰다는 사실을 잊는것처럼, 인생을 살면서 도움 안되는 사실을 굳이 기억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다 쓰고 나니까 글이 뭔가 난잡하고 내 모든 생각을 담지 못해서 아쉽지만, 이만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