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사랑은 / Perhaps Love
플라시도 도밍고와 죤 덴버 ...이 두사람의 음악은
클래식과 팝송의 접목으로 당대에 괭장한 파문을 일으켰던 음악.
1981년 녹음실에서 레코딩하는 모습이 귀한 동영상으로 남아 있네요.
완전히 레코드 만들기전이라 도밍고의 소리가 가끔
불안한게 오히려 친근감 (ㅎㅎ) 이 드네요.
같이 들으며 우리들의 젊은 시절을 추억해 보아요
Perhaps love is like a resting place
A shelter from the storm
It exists to give you comfort
It is there to keep you warm
And in those times of trouble
When you are most alone
The memory of love will bring you home
Perhaps love is like a window
Perhaps an open door
It invites you to come closer
It wants to show you more
And even if you lose yourself
And don't know what to do
The memory of love
will see you through
Oh love to some is like a cloud
To some as strong as steel
For some a way of living
For some a way to feel
And some say love is holding on
And some say letting go
And some say love is everything
Some say they don't know
Perhaps love is like the ocean
Full of conflict, full of pain
Like a fire when it's cold outside
Thunder when it rains
If I should live forever
And all my dreams come true
My memories of love will be of you
And some say love is holding on
And some say letting go
And some say love is everything
Some say they don't know
아마도 사랑은 휴식처와 같은 것
폭풍우를 피하는 은신처와 같은 것
사랑은 당신께 위안을 주고
포근히 감싸줍니다.
그리고 당신이 가장 외로워하는
그런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사랑의 기억으로 당신은 편안해 질 겁니다.
아마도 사랑은 창문과 같고
어쩌면 열린 문과 같은 것
당신께 좀더 가까이 오라하고
더 많은걸 보여주려고 합니다.
당신이 길을 잃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지라도
사랑에 대한 기억으로
당신은 길을 찾게 될 겁니다.
어떤 이에게 사랑은 구름과 같고
어떤 이에게는 강철처럼 단단하기도 하죠
어떻게 보면 삶의 방식이고
어떻게 보면 느낌입니다.
사랑은 붙잡고 늘어지는 것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보내주는 것이라고 하죠
어떤 이는 사랑이 전부라고 하고
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쩌면 사랑은 갈등과 아픔으로
가득 찬 바다와 같은 것
추울 날씨엔 불과 같고
비가 내릴 땐 천둥 같은 겁니다.
내가 영원히 살게 되어
꿈이 이루어진다면
내 사랑의 기억은 오직 당신일 겁니다.
사랑은 붙잡고 늘어지는 것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보내주는 것이라고 하죠
어떤 이는 사랑이 전부라고 하고
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장미꽃 울타리가 있는 풍경 (꽁트)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집 울타리엔 장미꽃이 만발합니다. 마치 누가 우리집을 향해 축제용 꽃폭탄이
라도 쏘아 댄 듯 몽울몽울 피어난 붉은 꽃들이 화려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이렇게 울타리에 장미가
만발하면 슬레이트 지붕 위를 나는 비둘기 날갯짓 소리에도 생기가 돌고 초봄에 이미 털갈이를 끝낸
우리집 개 백장군도 괜시리 목소리를 높이곤 한답니다.
어디 비둘기나 개뿐이겠습니까. 올해 갓 중학교에 입학한 딸아이를 비롯하여 이미 마흔 고개를 넘
어선 우리 부부까지 모두다 웬지 장미 울타리 옆에만 서면 상기된 얼굴이 되어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
곤 한답니다.
아마 일 년 중 우리집이 이처럼 아름다워 보이는 적은 이맘때 말고는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골목길
을 분주히 걸어가던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잠시 우리집 울타리 옆에 걸음을 멈추는 것만 보
아도 여실히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장미꽃 덩굴 우거진 집.
그런 집에 사는 행복한 우리 가족.
비록 도시 변두리에, 그리고 슬레이트로 지붕을 인 남루한 집에 살더라도 일 년 중 내가 가장 행복
을 느끼는 순간이 바로 이맘때가 아닌가 합니다.
때론 장미꽃 향기에 무슨 환각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분
석이야 과학자들의 몫으로 두고 나는 그저 장미 향기에 흠뻑 취해서 약간의 정신 질환을 앓는다 해
도 후회할 것 같지 않은 기분입니다.
그래서였을 것입니다.
그날 오후, 나는 붉은 레이스의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궁궐의 뜰안을 거닐고 있는 동화 속의 공주가
된 착각에 잠시 빠져 있었습니다. 작은 난장이 일곱 명은 일터로 나갔고, 나는 이웃 나라 왕자가 타
고 온 백마를 우아한 손길로 어루 만져주고 있었답니다.
"컹컹, 컹컹컹, 컹컹컹컹......"
그놈의 백마가, 아니 우리집 개 백장군이 그때 마침 그렇게 미친 듯이 짖어 대지만 않았다면 나는
울타리 뒤에 숨어서 그윽한 눈길로 나를 훔쳐보던 그남자와 결코 눈을 맞추는 불상사를 저지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알 수 없는 그남자와 단지 눈 한번 마주쳤을 뿐인데 그날부터 나는 동화 속의 백
설공주가 아닌 또 다른 환각에 시달리곤 하는 것입니다.
학창 시절, 세 번째 미팅 때 만나서 잠시 사귀다가 헤어졌던 찬우.
바로 그 찬우의 눈빛이 그때 하필 왜 내 기억의 표면으로 떠올랐는지, 그 이유는 나도 잘 알 수 없
습니다. 아마도 얼핏 보았던 그 사람의 짙은 눈썹이 찬우의 그것과 닮아 보인 때문인 듯 싶습니다.
겪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장미꽃 향내의 환각 작용은 정말 대단한 위력을 가졌습니다.
나와 눈을 마추친 후 황황히 골목길 모퉁이를 돌아 사라져 가던 그 사람의 뒷 모습. 그 뒷 모습 위
에, 그놈의 장미 향기가 자꾸만 추억 속에 남아 있던 찬우의 눈빛을 겹쳐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심
지어 그남자가 바로 찬우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것입니다.
아니 정말로, 우연히 이 동네로 이사 온 찬우가 우리집 앞을 지나다가 울타리 안에 있는 나를 보곤
잊었던 옛날을 그리워하며 그처럼 그윽한 눈길로 나를 훔쳐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내 환각
증세가 아무래도 중증에 이른 것 같다고요?
싹뚝싹뚝 싹뚝싹뚝.......
그런데 오늘은 장미 울타리에서 가위질 소리가 요란합니다.
"시든 꽃들을 잘라버려야 다시 피는 꽃들이 탐스럽게 피는 거야."
남편의 설명에 나는 그만 현기증을 느낍니다.
싹뚝싹뚝....... 아무 것도 모른 채 가위를 들고 장미 울타리를 누비는 남편의 손길은 가혹합니다.
남편 몰래 감춰 두었던 내 마음 속의 비밀들이 하나씩 하나씩 잘려나가는 섬뜩함에 나는 다리가 다
후들후들 떨립니다.
'그래도 아직은 새로 피어날 장미 봉오리들이 많이 남아 있으니까......'
속으로 중얼중얼 마음을 달래 봅니다. 저 장미꽃들이 모두 지기 전에 찬우의 눈빛을 닮은 그 남자
가, 아니, 정말 찬우였을지도 모를 그남자가 다시 이 울타리를 찾아와 주었으면 하는 막연한 기대를
나는 차마 버리지 못합니다.
"어이, 나 물 한 컵만 갖다 줘. 그리구 수건두......"
남편의 목소리가 우렁우렁 주방의 창문을 넘어 날아듭니다. 나는 곧 냉장고 문을 열고 물통을 꺼내
유리컵에 찬물을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컹컹 컹컹컹 컹컹컹컹......"
무엇 때문인지 우리 개 백장군이 또 길길이 뛰며 짖어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는 반사적으로 창문을 내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장미 울타리를 사이에 둔 두 남자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울타리 안 쪽에는 전정 가위를 든 내 남편이 서 있었고 울타리 밖에는 장미 덩굴 때문에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눈썹만큼은 확실히 짙은 한 남자가 우뚝 서 있었습니다.
그들의 대화가 아무런 장애도 받지 않고 장미 향기에 실려 내 귓속으로 파고 들었습니다.
" 지나가다 봤는데 저 녀석 참 맘에 드네요, 수놈 틀림읎죠? 진돗개 잡종이구요? 실은 저어......
우리 집에......"
"아하, 암놈이 있으신 게로군요. 그럼 뭐, 잠시...... 근데 나중에 새끼 한 마리 주실랍니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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