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밝게 더 기쁘게
오늘은 열두 사도 중에 두 사도 축일입니다. 열혈당원이었던 성 시몬과 가리옷 유다와 이름이 똑같은 유다 타대오입니다. 루카와 사도행전에서는 유다라고 부르고 마태오, 요한 복음은 타대오라고 부릅니다.
전승에 의하면 타대오는 시몬과 함께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에서 복음을 전파하고, 페르시아 제국 지역에 가서 선교를 하는데, 예수님에 대해서 설교한 다음 그곳 신상을 파괴하니 그 속에서 악마가 튀어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태껏 섬겨왔던 신상이 부서지니 분노해서 타대오를 포박하고 죽입니다. 십자가형에 처해졌다고도 하고 활에 맞아 순교했다고도 전해집니다. 그런데 타대오 성상이 들고 있는 상징물은 곤봉이나 도끼입니다.
시몬은 열혈당원이었다고 전해지는데, 열혈당원이라 함은 유대 민족주의를 대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마카베오의 후계자를 자처하고 로마 제국으로부터 유대인 해방을 부르짖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독립투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 독립투사는 일본군에게만 싸운 것이 아니라 친일파인 사람들에도 위해를 가하는 모습이 있었던 것처럼, 열혈당원 사람들도 로마인에게 순종하는 유대인들에 대해서 약탈과 살인 등 테러 비슷한 공격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러니까 유대 민족주의 또는 국수주의적인 열혈당원 시몬이었지요. 그런데 이에 반해 마태오는 로마제국에 순종하면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세금을 걷어다가 로마 정부에 갖다 바치는, 세리였던 마태오였습니다. 이렇게 상반된 두 사람이 한 공동체에 있습니다. 서로 상반된 이념, 빚어지는 갈등은 안 봐도 뻔한 것이었겠지요. 그래서 예수님께서 자주 제자들의 일치를 위해서 기도했던 것입니다.
전승에 따르면, 시몬은 이집트에서 설교하다가 타대오와 함께 페르시아 지역으로 가서 같은 사건으로 신상파괴하고 이교도들에게 죽임을 당하는데 기둥에 거꾸로 매달려서 사타구니에서부터 머리까지 톱으로 육신이 두 동강 나는 형벌로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시몬 사도상은 톱을 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복음에 예수님께서는 밤을 새우며 기도하신 다음 제자들 가운데 열둘을 뽑으셔서 사도라 부르십니다. 사도들은 예수님께서 병을 고쳐주시던가 마귀를 내쫓는 많은 활동도 보았겠지만 기도하는 모습도 자주 대했을 것입니다. 사도들을 뽑기 전에 밤새워 기도하신 것처럼, 중요한 일을 하시기 전에 이렇게 기도하는 모습을 바로 곁에서 봤을 것입니다.
엊그제 어린이 미사를 하는데 선생님하고 바로 옆에 까칠한 사춘기 여자아이 이렇게 둘만 따로 떨어져서 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선생님은 여자아이를 챙겨주려고 옆에 앉아있던 것이지만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아이 옆에서 열심히 기도하시는 모습이었습니다. 마침 강복을 할 때 그 선생님은 허리를 깊이 숙여 자기 몸에 십자성호를 그으니 그 사춘기 여자아이도 평소 때에는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모습에서 허리가 깊이 숙여지는 것이었습니다.
사도들이 많은 것들을 배웠겠지만 무엇보다 예수님의 기도하는 모습을 배웠을 것입니다. 곁에 있으면 물들게 되어 있지요. 우리도 예수님 곁에서 예수님 물이 들어가는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주님. 아이옆에 앉아서 모범을보인 교사를 축복하소서.
상반된 신념으로 한공동체에 있었다니.새삼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너무 안 맞으면 공동체에서 슬그머니 빠질 생각을 했었는데요... 예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위해서는 생각이 상반된 사람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듭니다.
주님 제 마음을 확장되도록 지혜를주소서.아멘.
예수님 물이 들어가는 모습이었으면... 아멘...
예수님 곁에서 물이 들어 가는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