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잠과 단꿈

단잠과 단꿈                                                          손 원 최근에 단잠을 자 본 적이 있는가? 단잠을 잤다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가? 단잠은 하룻밤을 푹 자고 개운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단꿈을 꾸는 것도 단잠에 포함하면 어떨까? 푹 자고 일어났다면 그저 개운할 뿐 별다른 기억이 없을 것이다. 단꿈을 꿨다면 그 기억은 당분간 남아 있고 추억할 때마다 기분도 좋아진다. 고전소설의 구운몽은 하룻밤의 꿈 이야기다. 꿈속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모든 걸 다 이룬다. 부와 명예, 성공과 결혼 등 과거에 급제하여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우고 승상까지 올라가며 태후의 사위가 되고 2명의 부인과 6명의 첩을 거느리는 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이런 꿈은 단꿈 중의 단꿈으로 누구나 갈망하는 판타지라고 하겠다. 현실의 어려움을 꿈속에서나마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삶에서 산소와도 같은 것이다. 꿈은 현실의 반영일까? 매일 밤 단꿈 꾸기를 바라지만 마음대로 되는 경우는 잘 없다. 현실의 일처럼 단꿈 꾸기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가임기에 있는 여성은 본인은 물론 그녀의 배우자, 양가 부모님까지 그럴듯한 태몽을 원하지만, 태몽을 꾸었다는 사례는 흔치 않은 것 같다. 나의 주변에도 태몽으로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평소 꿈에 관한 관심도 적어 가끔 꾸는 꿈도 애써 무시하곤 한다. 그렇다 보니 평소에 꾸는 꿈을 거의 개꿈으로 치부해 버린다. 숱한 날 꾸는 꿈에 의미를 두지 않는 것도 평온한 삶의 한 방편인 듯하다. 해몽에 관심을 두는 것은 걱정거리를 만들고 소심해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꿈에 초월 하다 보니 평소에 웬만해서는 꿈을 기억조차 하지 않는다. 꿈은 많이 꾸면 양질의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한다. 꿈을 많이 꾸는 원인으로는 평소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스트레스가 많으면 많을수록 꿈을 많이 꾼다는 것이다. 즉, 다몽증의 원인은 단순히 피로해서가 아니라 불면, 불안이라는 것이다. 평소에 정신적, 육체적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이 되었을 때 다몽증을 겪는다고 한다. 잠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가장 중요한 생활이기 때문에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숙면하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꿈을 꾸지 않고 숙면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하룻밤에도 몇 개씩 꿈을 꾸지만 꿈을 어느 정도 기억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도 한다. 기왕 꿈을 꾼다면 좋은 꿈을 꾸고 그것을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 꿈을 적게 꾸고 양질의 잠을 잘 수 있는 것이 최상이지만 어차피 꿈을 꿀 수밖에 없다면 단꿈을 꿀 수 있으면 좋겠다. 구운몽의 주인공처럼 판타지 꿈을 꿀 수 있다면 잠잘 때가 가장 행복할 것이다. 반대로 악몽을 자주 꾼다면 잠잘 때가 악몽 그 자체일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꿈을 꿀 수 있도록 전문가의 처방이 있을 법도 하다. 악몽에 시달린다면 무당을 찾아가서 액을 풀어야 한다는 속설도 있다. 미신 같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면 이해가 간다. 나는 지금까지 악몽에 시달린 적은 없다. 그렇다고 자랑할 만한 좋은 꿈을 꾼 기억도 없다. 꿈에 대한 나의 바람은 앞으로 적어도 악몽은 꾸지 않았으면 한다. 욕심을 부린다면 가급적 즐겁고 행복한 꿈을 많이 꾸었으면 한다. 바란다고 그렇게 쉽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삶 자체가 희로애락의 혼합이고 이를 투영한 꿈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그렇더라도 좋은 꿈을 꾸기 위한 일상적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평소 긍정적인 생각, 근심·걱정을 덜고 마음을 비운다면 효험이 있을 것 같다. 거기에 더하여 적절한 운동으로 심적, 육체적 건강과 안정을 갖는다면 일상이 ? 것이고 그것이 꿈에도 투영되리라 본다. 구운몽 같은 꿈을 꾸기 위한 현실적인 여건은 불가능하다. 여건이 안 된다면 꿈꿀 수도 없다는 것일까? 현실 체험이나 현실에 가까울수록 비슷한 꿈을 꿀 확률이 높다. 굳이 그런 꿈을 꾸고 싶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방법은 가상 체험이다.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고, 상상을 해 보는 것이다. 가상 체험은 그와 같은 꿈을 꾸기 위한 요건은 될 듯하다. 일상에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간접 체험으로 우리의 심적 육체적 안녕을 도모하면 좋은 꿈도 꿀 수 있겠다. 좋은 꿈은 산소 같아서 우리의 생활에 활력을 가져온다. 단꿈을 꾸고 단잠을 잘 방법은 찾으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지향함은 어떨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꿈과 야망은 구별해야 한다. 꿈은 비현실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꿈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살아가는데 산소의 역할로 충분하다. 그 꿈이 현실성이 있다면 꿈을 좇을 수도 있고 거기서 야망이 싹트는 것은 자연스럽다. 우리는 야망을 품어야 하고 그에 앞서 단꿈을 많이 꾸자. 즐거움, 활력, 야망을 품어다 주는 단꿈은 단잠을 잘 때에 샘솟을 것이다. (2022.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