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기 일상생활 23-5 그럼 한번 찾아가 보세요.
이슬기 씨의 슬리퍼가 낡았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샤워를 할 때도 하나의 슬리퍼만 신는다.
발을 씻고 나서 물기가 있는 상태로 양말을 바로 신으니 발에서 냄새도 난다.
동료 직원이 제안을 했다.
슬리퍼를 새것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직원은 동료의 제안을 듣고 하나 보다는 두 개가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나는 일상생활 할 때 신고 다른 하나는 욕실에서 씻을 때 신고, 그러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이슬기 씨에게 상의 했다.
“슬기 씨, 지금 신는 슬리퍼가 낡았는데 새로 구입 할까요?”
“응”
“그런데 슬기 씨, 하나 보다는 두 개가 좋을 것 같아요. 하나는 욕실에서 씻을 때 신고 다른 하나는 일상생활 할 때 신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이렇게 두 개 구입 하는 것 어떠세요?”
다른 때 보다 직원의 설명을 집중해서 들었다.
“응”
“그럼 욕실화 한 켤레, 그냥 슬리퍼 한 켤레, 이렇게 두 개 구입해요.”
“응”
직원과 함께 내수로 향했다.
내수 초등학교부터 걷기 시작했다.
직원이 미리 내수에 있는 신발가게를 검색해 보았다.
두세 군데 신발을 구입할 만한 곳이 있었다. 하지만 이슬기 씨에게 직접 신발가게를 찾아가 보라고 말했다.
“슬기 씨, 내수에 신발가게가 어디에 있는지 아세요?”
“응”
“그럼 한번 찾아가 보세요.”
“응”
짧은 대답과 함께 직원을 한참 앞서서 걷는다.
어쩌면 슬기 씨가 내수는 직원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택견전수관 가는 골목도 지나고 전에 둘레사람과 식사 했던 나드리 김밥 집도 지난다.
그러다가 슬기 씨의 단골 유진 미용실이 있는 골목 쪽으로 길을 건넜다.
유진 미용실을 지나 조금 더 걷자 오른쪽에 종합신발의류라고 쓴 간판이 보였다.
그 앞에 슬기 씨가 멈췄다.
“슬기 씨, 여기가 맞아요?”
슬기 씨가 직원도 바라보지 않고 신발 가게를 바라보며 얼음이 되어 서있다.
“슬기 씨, 여기가 맞으면 들어가셔도 되요.”
직원의 말을 듣고는 한번 쓱 바라보더니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슬기 씨, 욕실화 하고 생활할 때 신을 슬리퍼 산다고 했죠. 욕실화 먼저 한번 골라보세요.”
가게 안은 직원이 보기에 정리가 깔끔한 편은 아니었다.
직원이 신발을 찾기에도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슬기 씨에게 한번 찾아보도록 말했다.
슬기 씨가 가운데 통로를 돌아서 벽 쪽 진열대로 향했다.
직원이 뒤에서 진열대를 살폈는데 욕실화는 보이지 않았다.
슬기 씨가 아래쪽을 살피더니 슬리퍼를 손으로 가리켰다.
“슬기 씨, 그게 맘에 들어요?”
“응”
“그런데 그건 욕실화가 아닌데요.”
슬기 씨가 다시 진열대를 살핀다.
옆에서 보고 있던 주인아주머니가 욕실화를 찾느냐고 물어보더니 가게 안 쪽에서 욕실화 두 켤레를 가지고 나오셨다.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게 있나요?”
“이게 안 미끄러워요.”
곰 얼굴이 그려져 있는 슬리퍼를 권하신다.
“슬기 씨, 어때요? 맘에 들어요?” - 직원
“응” - 슬기 씨
“한번 신어 봐도 되나요?” - 직원
“네, 신어보세요.” - 주인아주머니
슬기 씨가 신어 볼 수 있도록 주인아주머니가 신발을 꺼내 주셨다.
신어보니 잘 맞았다.
“이것으로 살까요?” - 직원
“응” - 슬기 씨
“안 미끄럽고 좋아요. 이게.” - 주인아주머니
주인아주머니가 친절하게 말해주셨다.
“슬기 씨, 집에서 생활 할 때 신을 슬리퍼도 한 번 골라보세요.” - 직원
슬기 씨가 다시 진열대를 살피며 슬리퍼를 고른다.
잠깐 고르다가 맘에 드는 슬리퍼를 손으로 다시 가리켰다.
“그게 맘에 들어요?” - 직원
“응” - 슬기 씨
“사장님, 이게 덜 미끄러운가요?” - 직원
“그거 보다는 이게 덜 미끄러워요. 튼튼하고요.” - 주인아주머니
다른 슬리퍼를 권하신다.
“슬기 씨, 이 슬리퍼는 맘에 들어요?” - 직원
슬기 씨가 슬리퍼를 잠시 살피더니 대답을 한다.
“응” - 슬기 씨
“이것도 신어 볼 수 있나요?” - 직원
“그럼요.” - 주인아주머니
슬리퍼를 꺼내어 슬기 씨가 신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발에 잘 맞았다.
“슬기 씨, 괜찮아요?” - 직원
“응” - 슬기 씨
눈으로 보기에도 그렇고 손으로 만져 봐도 슬기 씨 발에 잘 맞았다.
“이것으로 주세요.” - 직원
주인아주머니가 먼저 구입한 욕실화와 함께 봉지에 담아주셨다.
이제 계산을 해야 하는데 슬기 씨가 멍하니 서 있다.
“얼마죠?” - 직원
“욕실화가 칠천 원, 슬리퍼가 만 팔천 원, 두 개해서 이만 오천 원 이네요.” - 주인아주머니
“슬기 씨, 물건을 사면 다음에는 뭘 하죠?”
슬기 씨가 대답 대신 카드 지갑에 있는 카드를 꺼내어 주인아주머니께 주었다.
주인아주머니가 직원에게 이만 오천 원을 계산한다고 말해서 직원이 슬기 씨를 바라보았다.
“슬기 씨, 이만 오천 원 계산 할게요.” -주인아주머니
“응” - 슬기 씨
언제 이름을 외우셨는지 주인아주머니가 슬기 씨의 이름을 부르며 슬기 씨에게 말씀하셨다.
계산을 마치고 슬기 씨에게 영수증과 카드를 건네 주셨다.
“슬기 씨, 다음에 또 와요.” - 주인아주머니
“응” - 슬기 씨
“감사합니다.” - 직원
주인아주머니가 참 친절하셨다.
짧은 시간에 슬기 씨의 이름도 외워서 불러주시고 말이다.
다음에 신발 살 일이 있으면 다시 오고 싶어졌다.
슬기 씨도 직원과 같은 생각일지는 알 수 없었다.
신발을 구입하고 내수 초등학교 까지 함께 걸어왔다.
슬기 씨는 택견 전수관으로 직원은 집으로 향했다.
인터넷으로 슬리퍼를 구입하면 더 좋은 슬리퍼를 더 싼 값에 구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직원은 될 수 있으면 작던지 크던지 슬기 씨가 직접 부딪혀서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슬기 씨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것뿐이다.
2023년 03월 15일 수요일 원종오
주인아주머니가 슬기 씨를 친절하게 대해 주시니 다음에 한번 더 물건 사러 가고 싶은 곳이 될 것 같네요.
그러다보면 슬기 씨 단골도 될 수 있겠어요. - 다온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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