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처럼 과거(過去)에 집착하는 민족은 세계에 드물다. 심지어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두 사상, 성리학의 주기론(主氣論), 주리론(主理論)도 그 오랜 중국의 요순시대를 이상향으로 삼는데 이의가 없다. 17세기 나라 전체를 뒤숭숭하게 했던 예송논쟁도 500년이 지난 주자(朱子)를 들먹이지 않으면 권위가 인정되지 않았다. 임금에게 올리는 상소도 '옛일을 상고해 보건대'라는 말이 안 들어가면 일단 가벼운 문서로 취급 받았다.
인조 왕 때는 '옛날' 의리 지킨다고 이미 대세가 기운 명나라를 지원하는 바람에 정묘, 병자의 호란(胡亂)을 당하였다. 한번 원수를 지면 손자 때에 가서 죽은 묘를 파헤쳐 '부관참시(剖棺斬屍)'라도 해야 직성이 풀렸다.
일본과는 숱한 진통 끝에 1965년 국교정상화가 되었고 對日 청구권자금으로 포항제철이 만들어졌고,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었다. 그러면 이제 미래를 보고 손잡고 나아갈 만도 한데 계속 과거사를 들춰 문제를 만들어 낸다. 국가원수들 중에도 “버르장 머리를 고쳐 놓겠다” 하더니 최근에는 한 술 더 떠 '사과를 제대로 안 한다’고 일본을 훈계하다 도로 중국에 붙겠다는 태도마저 취하고 있다. 일본이 잘 못한 건 사실이다. 1500년 은혜를 36년 원수로 갚았으니….
근세 이전에 우리는 항상 일본에 선진 문물을 전한 베푼 자의 입장이었다. 일본인이 최초로 반한 감정이 생긴 단초라는 여몽합동의 일본정벌도 사실은 고려가 40년 이상 몽고와 싸우며 방파제 역할을 해 준 덕분에 일본이 온전하였던 것이다. 그 당시 어느 나라가 40년 이상 몽고와 대적하였던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입장을 바꿔 19세기에 우리가 쇄국정책을 쓰지 않고 먼저 서구문물을 받아들여 초강국이 되고 일본은 당시의 우리 꼴이었더라면 우리가 과연 일본을 그냥 두었겠으며 고구려 고토를 회복한다는 기치 아래 만주를 병탄하지 않았겠는가?
더구나 당시 세계의 조류는 제국주의 –'먼저 차지하는 놈이 임자'였던 시기이다. 지금은 당시 상황과 다르다. 우리 국력은 일본과 다소 처지지만 버금가고 세계적 패권국가로 잠재성이 있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정도이다. 우리도 국력이 만만찮은 만큼 같은 2부팀인 일본과 연대하여 1부팀 즉 잠재 초강국과 어깨를 견주어야 한다.
그런데 일본이 밉다고 도로 중국과 가까이 하겠다? 이는 도로 옛날 약소국이었던 시절로 돌아가는 회귀적 형태이다. 영원히 2류 국가가 되겠다는 뜻인가? 미국인들이 일본이 고와서 같은 편으로 두려 하겠는가? 미국은 2차 대전 전에는 충실한 일본의 후견자였으며 일본을 감싸려고 무진 애를 썼다.
노일전쟁 때 일본이 사흘치 탄약밖에 남지 않음을 알고 얼른 포츠머스 강화조약을 체결해 일본의 치명적 약점을 막았다. 그런데 일본은 진주만 습격으로 미국의 뒤통수를 갈겼다. 불구대천의 원수일 텐데 미국은 우리처럼 과거사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를 보았다. 외교란 어차피 국가 대 국가 간의 치열한 이해 다툼이다. 미래가 우선이지 과거가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 과거만 들먹인다.
중국의 대외정책은 2300년 동안 변한 게 없다. 이이제이(以夷制夷)이며 순망치한(脣亡齒寒) 즉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전제로 자기들의 국경을 지탱하는 완충 벨트가 위험하면 개입하는 것이다. 명나라가 임진왜란 때 출병한 게 바로 이 때문이며 조선이 좋아서가 아님은 심유경이 강화회담에서 조선 땅 절반을 왜에 넘기려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가 중국에 붙어 “북한 붕괴에 협조해 주시오!” 아무리 애걸해 봤자, 겉으로만 그러자 하지 속으로 '순망치한'의 원칙까지 허물어가며 들어줄 리 만무하다. 과거에 집착하여 미래를 못 보는 것! 이것이 바로 수구파의 전형적 태도다. 그런데 지금 진보도 수구적 태도, 보수의 일부도 수구적 태도로 나아가면서 겉으로는 자기들 입장이야말로 '진일보'한 듯 수선을 떠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노릇이다.
일본은 이제 미우나 고우나 한 배를 타고 갈 협력자 입장이다. '재무장?' 그것은 언젠가 예견했던 시간 문제이지 어떤 나라가 국방을 영원히 자신들 힘에 의지하지 않고 남에게 의존할 바보가 있겠는가?
2부 리그 국가끼리 합쳐 1부 리그의 초강국을 견제해야 한다. 해외 경험이 많은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라. 한국사람이 해외에 나가면 제일 먼저 가까워지는 게 일본 사람이다. 이웃 사촌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약속 잘 지키고, 공자,맹자, 불교 알고 문화적 공통분모가 많아서이다. 일부 소수 정치인들이 反日 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국내정치에서 자기 입장을 강화하려는 쇼이다. 국가 전체가 여기 휩쓸려서는 아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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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중국놈들은 수천년 전부터 우리민족을 잔인하게 괴롭혀 왔읍니다.
한때는 가족을 거느린 우리 유부녀들을 중국으로 끌고가 화양년을 만들어 보냈던 잔인한 놈들이고
북괴 김일성에게 6.25전쟁을 발발케하여 수십만 우리국민을 사살케한 약날한 공산괴뢰 국가이고
지금도 분단의 북괴들을 지켜주는 뉘우침이이 전혀 없는 야만족입니다.(중략)
일본은 지난 과오를 사죄하는 뜻으로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에
많은 청구권자금을 지불하고 화해 하여 완전한 우리 우방국이 된것입니다.(중략)
헌데 요즘 빨갱이들이 사소한 몇몇 위안부들을 유인하여 앞세우고
전체국민의 뜻인양 조직적으로 억지소리 선전하며
일본을 적대국화 하려는 목적으로 악을쓰는 것입니다.
정부의 안기부및 안보수사 부서들은
북괴와 같은 목소리를 내는 이들에 대하여 북괴의 지령에 의한 행동인지를 엄밀수사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과잉 왈래 하는 박근혜의 행보도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올려주신 소중한 작품 잘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