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가 절체절명의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올해 신입생 충원 대규모 미달 사태에 직면한 강원지역 대학가도 예외가 아니다. 강원일보는 생존의 기로에 선 도내 대학의 현주소를 살피고 대학의 붕괴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충격, 대학의 미래 성장 전략을 3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강원지역 대학들 간의 치열한'신입생 선점 경쟁'이 시작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9일 발표한 2023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서 강원도내 대학은'수시 선발 인원 늘리기' 기조가 두드러졌다. 올해 입시에서 신입생 정원 미달이라는 쓴맛을 본 상지대는 수시 모집 인원을 전년 대비 301명 많은 2,284명까지 늘렸다. 전체 모집 인원 중 수시 비중은 1년 사이 77.7%에서 92.5%로 급상승했다.
강릉원주대도 수시 선발을 166명 늘려 수시 비중을 94.1%까지 올렸다. 가톨릭관동대가 87명, 강원대 67명, 한림대 97명, 한라대 53명씩 수시 인원을 늘렸다. 대학들은 정시에 앞서 진행되는 수시 전형 규모를 늘려 모집 정원을 빠르게 채우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수시에서 미달이 나더라도 미충원 인원을 정시 전형으로 넘겨 모집을 진행하면 된다는 것.
교육부의 권고로 수도권 주요 16개 대학이 정시 비중을 40% 이상으로 높인 것과 맞물려 강원도내 대학의 전략적 선택이 이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도내 대학은 편입학을 통한 이탈률이 높은 수도권 학생들의 비율을 고려, 지역인재 선발을 늘리는 대책도 고안했다.
이와 함께 도내 대학은 이달 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보고가 이뤄지는 2022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변경안에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반영했다. 올해 신입생 충원율이 73.7%로 주저앉은 가톨릭관동대는 정원 221명 감축과 2개 학과 폐지 등을 결정했고, 상지대는 학과 폐지는 피했으나 100명 이상의 정원 감축이 확정됐다.
안형준 한림대 입학팀장은 “아직은 대학 입시가 수시로 기울어진 상황이고 올해 미달 사태의 충격을 경험했으니 다수의 지방대는 수시 늘리기라는 안전한 선택지를 고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훈 강원대 기획처장은 “교육부의 대학 평가가 학생 충원율 중심이어서 학생의 선택을 받는 대학이 되기 위해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호기자 jyh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