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이 내린 날[시차가 있는글]
오늘은 진눈깨비가 내리겠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아침에는 날씨가 흐렸을 뿐이니 운동이 필요한 나는 구장을 향했는데 9번 홀을 시작할 무렵 그린에 눈이 덮이기 시작하니 눈 덩이 불어나듯 한다는 말에 있듯 공이 눈을 감아 바퀴모양이 되니 아쉽지만 선택권이 없어 집으로 조퇴를 하게 된다.
오는 도중 생각해보니 집에 들어가야 별 볼일 없으니 어딘가에 들려서 시간을 좀 죽여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이리저리 눈을 굴리는데 에미쉬(和蘭人)마켓 간판(Dutch Farmers Market)이 눈에 언뜻 들어 왔다.
사람들 이야기로 약간 비쌀지라도 방사한 닭, 소 돼지고기 계란 등 모두 무공해식품을 판다고 하니 오는 길에 구경삼아 한번 들려보자는 마음이 생겼다.
들어가 한바퀴 빙 둘러 보았는데 금방 기름에 튀겨낸 크디큰 아이다호 주 의 화산재에서 자란 감자를 장작처럼 길게 여섯 조각으로 잘라 쐬기 모양으로 만든 ‘potato wedge(쐐기감자)'라고 먹음직스럽게 보였는데 가격은 1불에 4ea.라고 쓰여 있었다.
ea.는 개수(each)에 점을 찍어 약자로 사용하는데 4개가 아니고 6쪽인것은 감자가 굉장히 크기 때문인데 Idaho감자는 양질의 고지대 청정지역 토양, 깨끗한 공기, 눈 녹은 물, 따뜻한 낮 기온, 시원한 밤 게다가 일조사량이 많아서 수 십 년간 세계에서 알아준단다.
내가 1불어치만 달랬더니 “그 외에 더 필요한 것이 있습니까?”(Do you need anything else?)물어와 “Nothing else”라고 했더니 알루미늄 포장지에 한 뭉치를 포장이 찢어 질까봐 그리고 빨리 식지 말라고 두 겹으로 싸서 건네주는 게 아닌가?
이상도 하다?
분명 1불치인데 너무 많아서 나오며 곰곰 생각해보니 짚 히는 곳이 있었는데 흰 어께 망토(처녀표시)를 입은 그녀가 필요한 것이 더 있느냐고 물어 올 때 “다른 것은 필요 없습니다.”라고 대답했으니 그녀의 생각에 내가 달랑 1불을 가진 가난한 사람으로 비쳐져 배불리 먹이기 위한 배려행위에서 나왔는지 12개 이상이 들어 있었다.
펀사진
그럴 것이 아마도 그녀는 이전에 1불치를 팔아 본 적도 없었을 것이고 게다가 소다도 곁들이지 않았으며 1불치를 사는 사람은 내가 전무후무이니 그녀에게 측은해 보였으리라고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린다.
이 화란인 들은 같은 복장에 같은 키, 같은 피부 색, 모두같이 생긴 얼굴형, 갈색머리들이니 모두 꼭 같이 생겨 보이니 마당에 내려앉은 꼭 같이 생긴 새들을 연상 하게 했다.
음료수는 다른 섹션에서 오렌지를 즉석에서 기계로 눌러서 원액을 짜주는 곳이 있어서 거기서 샀는데 감자는 콩가루를 바른 후 기름에 튀겼는지 싱겁고 구수했는데 한 끼니를 때우고도 좀 남았다.
이 가게 종업원들은 약 30명으로 버스를 이용(모두 차가 없음)하여 팬실바니아주 렌카스터에서 오는데 식품을 일주일에 목,금,토, 3일만 가게를 여니 일요일을 포함 4일간은 문을 닫는데 매주 일요일은 텅 빈 주차장에 아침부터 12시까지 골동품차 애호가들이 수 십 대를 몰고 와 쇼를 여는데 1939년형 내차도 여기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준적이 있다.
인천 월미도에 이민자 박물관이 생겼는데 받아드리는 품목은 이민자들이 사용하던 물건이라고 해서 내가 보관중인 이민역사 박물관에 기증하겠다고 컴퓨터 화면에 꽉 차는 큰 사이즈로 사진을 찍어서 이메일로 보냈는데 장소가 좁아서 사양한다니 소년시절부터 미국영화에 나오는 차를 좋아했는데 17년을 소유해서 소원성취를 했으니 팔았다.
화란인들은 문화를 거부하여 집에는 전화가 없으니 동네에 비치한 공중전화를 사용하며 정부에서 보내주는 (미국은 아직도 구식 115V 사용)전깃줄을 거부하여 TV도 발전기를 사용하든지 배터리를 충전시켜서 사용하고 석유사용 냉장고를 이용 한단다.
정부로부터 보호받는 이 화란인 에미쉬(Amish)사람들은 소박성을 띈 정직한 사람들이며 말을 이용 밭을 갈고 마차를 이용하여 반경 12.5마일 생활권을 달린단다.
내가 Lancaster 군(郡)에 접시공장이 있다하여 아내와 가 본적이 있는데 검은 옷에 검은 구두를 신고 마차를 이용하고 있었는데 모든 옷은 전연 단추를 사용하지 않고 호크(hook)와 구멍을 사용한다.
지금 백화점이나 가구점에서 판매를 하는 가구들은 합판 무늬목 모양을 교묘하게 인쇄하여 값싼 가구를 만드는데 비해 그들이 만드는 수제품 가구는 원목에 무광택이며 미국대륙 안이라면 송료는 1불만내면 보내준다.
미국에는 고풍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공장이 유지되는데 아내도 이 부류에 속하는지 복고풍 주의자이어서 아들딸과 차로 펜실베니아주에 위치한 렌케스터[Lancaster}로 두 시간을 달려 물레방아를 이용하여 나무를 켜든 시절부터 조상 대대로 물려오는 원목을 사용하는 전통가구공장을 직접 견학 확인하고 고객주문 수제품 다이닝룸 장식장과 식탁세트를 오더 한 적이 있는데 가구가 완성되기 까지는 몇 개월에 걸렸다.
아내는 돈 걱정 없는 가정에서 자랐지만 나는 맥령기를 거친 사람이어서 검소한데 내 자신의 주제파악을 잘하기 때문에 내가 만약 미리 알았다면 내입에서 나오는 말이 틀림없이“지금 있는 것도 결이 고운 벚나무[cherry wood]원목이고 디자인도 너무 좋은데 왜 이 좋은 것을 두고 새것을 사려고 그래?” 하고 쓴 소리가 나오리라는 것을 아내는 미리 감지하고 주문을 먼저 해놓고 나중에 보고하는 형식을 취했는데 구매를 하기 전 물어보는 것 보다 일을 저지른 후면 이미 지난일이니 내가 체념 할 것이고 불평불만을 잠재우기가 더 쉽다는 이점을 이용한 것이리라.
1800년대에 이민 온 그들의 조상들은 현재도 독어를 사용하며 복장도 무늬가 없는 옛날식 푸른 단색을 사용하며 미혼녀이면 흰 어깨망토를 사용하고 결혼을 한 후면 검은색 망토를 사용하는데 모두 갈색 머리카락의 백인들이며 모두들 고풍을 지키는 종교인들이다.
그들은 마을 사람과 결혼 하며 미혼이면 수염을 기르지 않는데 만약 미군에 입대를 하면 수염 때문에 적에게 노출이 되니 꺼리지만 깎으며 가능한 한 신발을 착용하지 않는데 인구수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불어나는데 자녀가 평균 7명이 된단다.
남자들은 대게 군대는 안 나가는 대신 다른 용역으로 대치되며 늙더라도 정부보조금이 필요 없고 결혼복은 린넨으로 만든 것이며 사용 후 가끔은 연회에 입고 나가며 추수가 끝나는 11월말이나 12월초에 결혼을 하는데 반지교환이 없는 것은 종교에 의한단다.
진눈깨비는 쌓여 교통사고가 군데군데 있는지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계속 들리는데 일찍 집으로 가기에는 좀 머쓱하니 이왕 나온 김에 운전 면허증이나 갱신하러가자 하고 발길을 돌렸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눈이 많이 온다니까 발급해주는 직원들은 조퇴를 많이 하여 반으로 줄었고 히스페닉 계 육체적 노동자들은 눈 때문에 일감이 없어 몰려들었으니 한 시간 반은 족히 기다리게 되었다.
내가 가장 우려했던 것은 혹시 눈 검사에서 불합격되어 안경을 끼고 다시오라하면 안경도 만들어야 되고 그동안 기다린 것이 허사이니 어쩌나 하고 그동안 마음 조렸는데 시력 검사 기계 앞에 앉은 나에게“이마가 닿는 곳의 흰 종이를 한 꺼풀을 벗겨내고 이마를 대고 위쪽으로부터 4번째 가장 작은 글씨를 읽어 세요!” 라고 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12자가 또렷하게 보여 또박또박 대니 그녀가 “베뤼 굳” 이라 하여 나는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는데 직원마다 인쇄기를 1대씩 소유 손을 대지 않아도 크레디트카드 모양의 면허증이 자동으로 만들어져 튀어 나왔는데 5년 전에는 없던 기계이며 새 면허증은 5년 동안 유효하다.
내가 기다리는 동안 말단 직원으로부터 불법 체류자를 인계받은 배가 불룩 나온 과장과 비 합법 체류자가 면허증 재발급을 안 해준다고 한참동안 옥신각신 하는 것을 보았는데 911테러 때문에 앞으로는 합법 체류자 가 아니면 면허증 때문에 곤란을 격 게 될 것 같다.
이번 겨울 들어 최고로 눈이 많이 온 날이어서 인지 하루 동안에 변화가 많았든 셈인데 구장이 눈으로 두껍게 덮여서 눈이 녹고 잔디밭이 여물어지는 며칠동안이 나에게는 안절부절 견디지 못하는 고통의 긴 세월이니 선택이 없어져 남쪽지방으로 골핑여행을 가려고 골프장예약을 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