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는 축하를 해줄 수 있는 사람에게 받자
슬픔은 슬픔을 나눠 가질 수 있는 사람에게만 말하자
언젠가부터 나는 혼자 말한다
최악과 최고의 일이 동시에 벌어지자
사람들이 떠나간다
기쁜 거 아냐? 최악의 일만 벌어진다고 생각해봐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를 끊는다
나는 믿는다 미래에 올 당신들을
사랑한다
우주와의 아브라쏘
두 눈을 짓밟는 구둣발의 방식이 아니라 양 눈에 가득 담
긴 구름의 방식으로
원 투 쓰리 프러시안 포 피루엣
춤추기 위해
슬픔은 혼자서만 하자
넘치는 기쁨으로
홀로 빛나자
내가 내 마음을 미워하는 날에도
백지를 잘라 꽃다발을 만들 수 있다
그 꽃을 심어 거대한 공중정원을 만들 수 있다
내 얼굴에 흐르는 금을 수평선으로 알고 헤엄쳐 오는 범
고래에게
바다는 저쪽이야, 말할 수 있다
빈방에서
몇번이고 볓번이고
뒷모습을 보이고 돌아서고 정면으로 내게
다시 올 당신들과 아브라쏘
피루엣 포
프레스 식스 세븐 에잇
트럭처럼 들이받고 들이칠, 넘치는 장미가 내 몸 안에는
많다
[서로에게 기대서 끝까지], 창비, 2021.
첫댓글 음, 다연 시인의 시, 리듬감이 좋아요. 울적할 때 힘이 되는 시 감사해요 플로우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