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하다보면 질수도 이길 수도 있다. 하지만 부당한 판정이나 경기외적인 요소에 의해서 멀쩡한 승부가 뒤바뀌어버린다면 도대체 선수든 팬이건 무슨 의욕으로 그라운드를 찾을수 있겠는가."
자신을 인천의 팬이라고 밝힌 한 관중은 경기가 끝난 이후에도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지난 9월 30일 성남과 인천의 경기가 열렸던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만났던 어느 팬의 불만어린 목소리였다.
당시 후반 45분까지 1-0으로 앞서고 있던 인천은 경기종료 직전 인저리 타임에 성남 김상식에게 패널티킥(PK)골을 헌납하며 1대 1로 비겼다. 인천 구단과 팬들에게 있어서는, 당시 2분으로 예정된 추가시간이 3분이나 초과했음에도 심판이 휘슬을 불지않고 성남의 공격권을 인정한 것이 동점골의 빌미가 되었기에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날 승리를 했으면 6강 PO행에 대한 가능성을 높일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였기에 아쉬움과 허탈감은 더욱 컸다.
최근 두 경기에서 세 명이나 퇴장당한 인천
올 시즌 ‘판정논란의 화약고’로 불리고 있는 인천이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이번엔 2007 하나은행배 FA컵 전국축구선수권 대회 4강전에서였다. 지난 2006년에 이어 또다시 전남과 격돌한 인천은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고 뒤이어 공격수 방승환이 퇴장당하는 악재 속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방승환의 퇴장 사건이었다. 전반 3분 산드로의 선제골이 터지는 상황에서 전남 선수들의 공격자 파울을 지적하지 않았다며 심판에게 거세게 항의하던 방승환은 수비수 김학철과 함께 옐로카드를 받았다. 벤치에서 항의하던 두 명의 코치는 동반으로 퇴장까지 당했다.
평정을 잃은 방승환은 전반 17분 첫 골을 어시스트했던 전남 이규로에게 이론의 여지가 없는 과격한 태클을 범하며 두 번째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그러나 방승환은 자신을 향한 퇴장선언에 불복하여 심판에게 달려들어 거친 몸싸움과 욕설을 퍼붓는 등 난폭한 행동으로 한동안 경기가 지연되는 소동이 일어났다.
인천이 최근 심판 판정과 일부 선수들의 비신사적인 매너와 관련하여 도마에 오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2일 정규리그 수원전에서는 임중용이 수원 에두와 서로 침을 뱉는 볼썽사나운 행동을 주고 받다가 퇴장 당했고, 전재호는 거친 플레이로 퇴장당해 나가는 도중에 중계카메라에 대고 욕설을 퍼부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인천 구단은 이날 경기도중 의도적으로 편집된 리플레이 화면을 전광판에 상영하며 관중 소요를 부채질하기도 했다.
인천의 '피해의식'인가? 심판들의 '편파판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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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22일 인천과 수원의 경기에서 팬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인천 유나이티드의 안종복 단장이 직접 나서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
ⓒ 박상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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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천이 과연 매사 거친 플레이만 일삼고 판정에 불복하는 사고뭉치 구단이기만 할까? 22일 수원전과 30일 성남전에 이르기까지, 판정 논란에서 불이익을 받은 것이 벌써 3경기 째다. 유독 인천의 경기에서만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판정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에서 유래한 인천의 피해의식인가, 아니면 심판들의 ‘미필적 고의’에서 유래한 왕따인가.
이날 보여준 방승환의 모습은 특정 선수의 우발적인 사태이기에 앞서, 인천 구단이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과 증오가 얼마나 뿌리 깊게 누적되어왔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방승환 만이 아니라 인천 선수와 벤치는 이날 초반부터 작정한 듯 심판 휘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2경기에서 심판 판정으로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고 생각하는 인천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이유야 어찌됐던 인천 구단이 경기장에서 보여준 행위는 결코 프로답지 못했다. 경기장에서 동료 선수에게 침을 뱉고, 제 감정을 이기지 못해 거친 파울로 화풀이를 한다거나, 판정에 불복한다는 이유로 조폭이나 동네 건달들이나 할법한 추태를 그라운드에서 저지르는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 될수 없다. 감정적인 대응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한편으로 이제는 연맹이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나서야한다. 비록 인천구단과 선수들 역시 잘못은 있지만, 그들이 지난 몇 주 간 느껴야했던 엄청난 박탈감도 이해해야한다. 인천은 시민구단의 열악한 사정 속에서도 올시즌 눈부신 선전을 펼치며 컵대회와 FA컵에서 4강에 올랐고, 수원-성남전 이전까지 정규리그 9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K리그 중위권 판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최근 6강 PO와 FA컵 결승진출이 걸려있는, 사실상 인천의 올 시즌 운명을 좌우 할 수 있었던 중요한 3경기에서, 인천은 유독 결정적인 순간마다 애매한 심판판정의 상대적인 희생양이 되어야했다.
그중 임중용의 '나홀로 퇴장'처럼, 몇 차례는 애매하다는 수준을 넘어서 명백한 오심인 경우도 있었다. 전재호나 방승환처럼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펼친 선수에 대한 처벌은 처벌대로 하더라도, ‘원인 제공자’라 할 수 있는 심판판정에 대한 본질적 문제도 소홀히 넘어가서는 안 된다.
심판 배정의 문제점과 오심 논란에 따른 처벌 등이 이슈로 제기되었을 때도 연맹은 항상 특정 경기에 국한된 해프닝 혹은 구단의 불만 정도로 치부하고 일방적인 징계나 미봉책에 그쳤다. 하지만 이제 뿌리 깊은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은 이제 인천만의 문제가 아니라 K리그 시즌 운영의 공정성을 위한 문제로 공론화 된지 오래다.
선수가 선수대로 지켜야할 예의와 규범이 있듯이, 열심히 뛴 선수와 팬들이 경기외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희망을 박탈당하는 일도 더 이상 없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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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마이뉴스에 실린 개념기사네요
선수들이 가장 걱정입니다..................................아.....우리 선수들.........우리 가족....................
잘 못된 점을 탁 꼬집어서 말씀하신듯. 기사 다 맞는말 같네요.
어케~보면? 피해의식도 볼수가 있겠지만? 경기를 보다보면? 판정에 대한 책임이라든지!~~~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심판의 자질문제라고 볼수가 잇네요!~!~~전 심판들이 아니지만? 요즘 심판에 의한 미 완숙 운영이 있는데 축협에서는 확인하고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봅니다!~~~
인천, 대구, 대전이 최근 몇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손해를 봤죠...이러니 시민구단들을 만만히 본다는이야기가 나오는게 아닌가 합니다
개념기사네요.
개념기사네요3
왠지 인천이 심판계의 판도를 바꿔놓을 화약고 심지에 불을 붙인 느낌이랄까..이번 계기로 정말 심판들의 자질이 제대로 도마위에 올라서 난도질 당했으면 좋겠다. 심판계를 뿌리채 바꿔놓고 싶다.
개념기사네요4
개념기사네요5
개념 기사입니다.
이런 사실에 근거한 기사를 써야지 도대체 모든 사정을 간과한 기사를 쓸 줄 아는 스포츠 기자는 몇이나 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