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춘천매직 소식을 전했는데 이번에는 후기라고는 하지만 어떤 게임운용적인 측면이 아니라 개인적인 잡담이 강합니다.
1. 프롤로그
항상 제가 춘천매직을 시기적으로 나누면 고대 - 중세 - 현대로 나누는데요. 고대 춘천매직은 2000년도에 춘천 명동에서 발상하여 아주 소소하게 운영이 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2002년 하면 월드컵열기로 뜨거울 때 용돈을 고이고이 모아서 부스터 사러 갔던 기억이 있네요. 중고등학생인 만큼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 다투고 놀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저는 주류 멤버는 아니었고 진짜 부스터에서 나온 언커 커먼 싹싹 긁어모아서 말도 안되는 덱을 가지고 놀았었네요. 얼마나 룰에 대해 몰랐냐면 Remove(제거)를 Re:move로 해석해서 리애니인줄 알았었을 정도니...;;
2. 제대로 매직을 시작하기 시작한건 중위때... 한 2011년 말쯤이었던 듯 하네요 그전까지는 거의 부스터는 안사고 카드리스트만 보면서 WOW에 빠져 살았었습니다... ㅎ 그때 참 많은 좋은 분들도 만났고 그 기억으로 지금까지도 이 게임을 하고 있네요.
그런데 항상 징크스가 있었습니다. 이 게임을 거의 13년 가까이 하면서도 어떤 성적이랄까 그런것들이 없더라구요. 물론 즐겁게 게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13년동안 참가비는 내고 그냥 웃고만(?) 오다보니 뭔가 허전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3. 그리고 이번에 이렇게 프리미엄 토너에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어 마음이 아주 뿌듯하네요.
4.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조언을 해주신 매존잘님들(마. 남. 정. 김. 차) 정말 감사드립니다.
* 혹시 실명거론을 싫어하시는 분이 종종 있다보니 그냥 성만 썼습니다. 별도로 커피쿠폰 다 보냈습니다.
저번 롤링다이스 지역예선에서는 마르두 에너지로 좋은 결과를 냈는데 이번에는 문득 링을 쓰는 보로스 에너지가 굉장히 좋아보이더군요.(특히 '마'님의 조언이 컸습니다.) 간만에 몇시간 동안 덱리스트에 대해 토론해 보고 바꿔보고 연습하면서 굉장히 지치지만 즐겁다는 느낌이 컸습니다. 춘천메타가 좁은 편이라 넓게 준비는 못해도 깊게 준비하자 마인드로 하루에 평균 3시간 이상씩은 연습했네요.
5. 대회이야기는 짧게 풀어나가겠습니다.
1라운드 이문일님(모노블랙 네크로+링)
가장 오랜시간 게임을 한 라운드였습니다. 워낙 패턴이 좋게 나와서 상대의 라이프를 최대한 깎아놔야 네크로로 드로우를 못한걸 알기때문에 빠르게 핸드를 소모하고 횡전개를 했습니다. 가이드 오브 소울 + 오셀롯이 2턴부터 터지면서 엄청난 양의 고양이와 에너지... 상대분이 링을 까셔서 어택을 안했는데 이게 크게 패착이 될뻔 했습니다. 당연히 매스는 뎀네이션이라고만 생각했는데 X=2 짜리 고기갈고리에 판이 다 쓸려나가더군요 게다가 상대방의 라이프 게인까지....
아 가이드 오브 소울 어택트리거(+1/+1 카운터 2개)를 했었다면 불리하지 않았을 상황에서 엄청나게 난감하던 중 뜬금없는(?) 드로우를 하게됩니다.
친구 '차' 가 2시간동안 제게 이 카드의 위대함을 설파하길래 플라지 대신 한장 넣은 이놈이 등장. 상대분도 정말 당황하시더군요. 그것도 메인게임에서 나왔으니.... 이미 상대의 디나이얼은 거의다 사용된 상태에서 이걸로 압박을 하니 울며 겨자먹기로 흑행진 x=3을 쓰실수 밖에 없게되었습니다. 그 뒤 라이프를 얻지 못하는 네크로 상대로 적당한 탑드로우를 통해 압박. 승리하게 되었네요.
2라운드는 그냥 원랜드 킵하고 바로 져버렸습니다. 3라운드는 선공에 운좋게 3턴에 네메시스(위 카드)를 깔고 달리니 승리할수 있었습니다.
2라운드 김시진님(UB먹타)
하필 같이 온 고향형님이라 봐주시면서 하신 느낌이었어야 했는데 2턴에 깔린 랩터가 아자니를 깔고 3턴에 깔린 랩터가 고블린폭격을 깔아버리고 뭐 할수 있는건 다터지더군요... 이 라운드 이후 형님은 연패의 수렁에서 못벗어나셨다고 합니다 ㅠㅠ
3라운드 공상준님(도메인)
워낙 오랫동안 알았던 매직 잘하는 친구라 정말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 3멀리건을 하게 만들었네요...(2게임 때는 2멀리건...)
중간에 덱체크 타임이 있을때 '저는 덱체크 하고 나면 꼭 멀리건 하더라구요.' 라더니 정말 그렇게 됬습니다..
제가 가끔 농담으로 '불리한 상성은 흑마법을 극복하라!'라고 하는데... 진짜 해버리다니... 못난 형을 용서해다오...
4라운드 임태균님(트론)
이 날은 제가 창원학살자였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운이 가장 말이 안되는 라운드.
2게임때 뭐에 씌였는지 원랜드 킵을 했는데(그래도 블문은 있어서)
1턴 드로우 라가반. 2턴 드로우 랜드. 3턴 드로우 랜드
상대분은 블문을 맞았지만 탈리스만을 4개 까시는 걸로 올이즈더스트를 준비하셨는데(실제로 핸드에 있으셨다고 함)
4턴에 라가반으로 상대 서고 추방이 4발비 카른...
상대분도 어이가 없으셨는지 꼭 이기라고 응원해주셨습니다....
5라운드 임지성님(UB먹타)
사실 4승 후 ID 두번해서 올라가려 했는데 하필 다운페어링. 제 OP가 낮은건가 걱정하면서 진짜 지면 이렇게 집에 가는건가 걱정하면서 게임에 임했습니다.(실제로 4승 후 다운페어링 2번을 다져서 집에 갔던적이 있음.)
다행히 상성이 보로스 쪽이 좀더 유리하고 운마저 따르면서 제가 이기게 되었습니다.(상대분이 디나이얼이 잘 안나오심)
이후 6라운드는 ID를 하고 5승 1무로 예선 1등으로 올라갔습니다.
8강전 조재석님(UR루트리)
6라운드에 다른 분들 덱을 구경하면서 정말 신기하고 대단하단 생각을 했던 덱이었습니다. 컴패니언은 랜드 드로우 할때 잠깐 땡겨서 쓰는정도(제간타, 오보쉬 등)으로만 생각했는데 정말 덱을 전략적으로 짜오셨더군요. 특히 '한장 있는데 나오겠어' 했다가 그냥 바로 된통 당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선공에 1턴 가이드 오브 소울, 2턴 랩터+아자니는 정말.... 정말 무섭더군요(상대 입장에서)
2게임은 Invert Polarity로 플라지(그것도 탈출비용으로 나온거)를 뺐겨서 졌습니다만 1,3게임을 빠지지 않고 위에 플레이대로 해버리니 상대분께서도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매스가 2점짜리를 맞아서 3/4가 된 가이드 오브 소울로 승리.
4강 김태영님(RW에너지)
마지막 라운드는 정말 즐거운 분과 만나서 다행이었습니다. 항상 게임이 막바지가 되면 너무 피곤하고 힘든데 끝까지 중압감을 받으면 집(춘천)가는데 너무 지치거든요. 가볍게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고 나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보로스 미러전을 해보면 느끼는건데 디나이얼이 얼마나 많으냐와 선클린져가 나오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둘다 비슷하다면 가이드오브소울+오셀로 2마리는 못이기죠.... 3턴에 도시의 축복을 얻어버리는 진풍경이 나오면서 상당히 빠르게 게임이 끝났습니다. 운이 좋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네요.
6. 그렇게 출전권을 따내고 즐거운 마음으로 같이온 동료분들과 춘천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축하파티
처음엔 어안이 벙벙했는데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시니까 그때서야 실감이 나더군요. 만약 혼자가서 돌아왔으면 엄청나게 허전했을 겁니다.
기분이 좋으니 술을 그렇게 마셨는데도 안취하더라구요. 사실 지방 중소도시인 춘천에서 뭔가 매직으로 성적을 낸다는게 쉽지도 않은 일이고 운이 많이 따라줘서였지만 그래도 그동안 연습하고 노력한 결실이지 않을까란 생각에 기분이 끝내주는 하루였습니다. 2월에 처음으로 외국을 나가보는데 치바에서도 좋은 성과가 따랐으면 좋겠네요.
모던이든 커맨더든 리밋이든 매직하시는 사람은 다들 즐겁고 싶어서 이 취미를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다들 즐기면서도 좋은 일들이 가득한 매직라이프가 되시길 바랍니다. 다음엔 춘천매직보고서로 다시 오겠습니다.
PS. 기분좋아서 다음날 킨들갔다가 8강감
PS2. 태영님께. 제가 춘천 뒷풀이 때문에 경황없이 일어났는데 다음에 뵈면 맛있는 차라도 대접하겠습니다^^!
첫댓글 안녕하세요 1라운드 네크로 입니다
운이 좋게도 저도 그날 프리미엄 자격을 획득하게 되었는데 먼저 들어가셔서 인사를 못드렸네요
축하드리고 다음에 또 즐겁게 겜 했으면 좋겠습니다!
역시 실력이 출중하시다 생각했는데... 정말 축하드립니다!!
ㅊㅊㅊ
네 자랑질 잘봤습니다 흥!! 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ㅊㅊㅊ
크 홍중위 잘한다~
축하합니다!
ㅊㅋㅊㅋ 화이팅
와 축하합니다!
ㅊㅊㅊㅊ
ㅊㅊㅊㅊㅊㅊㅊ 못보던새 고수가 되었어..
축하한다!!
축하하욤-_-/ 일본가서도 일등 하길!
ㅊㅊㅊㅊ 늘 꾸준한 아름다운 청년 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