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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은정입니다.
올 하반기엔 저에게 길아이들과 관련된 여러 일들이 연이어 있었습니다.
태어난지 채 하루도 안됐던 세 꼬물이부터 예쁜이 눈병과 중성화, 생각지도 못했던 삼순이의 상처수술 등..
그래도 여기까지는 반동방 여러분들의 격려와 사랑 덕분에 잘 이겨냈다고 생각했는데,
그 뒤에도 실은 일들이 좀더 있었습니다.
10월 말쯤 삼순이의 퇴원 후, 예쁜이 옆얼굴에 생긴 상처가 낫지않고 덧나길 반복하길 거진 한달.
그동안 병원서 처방받은 약 먹이려 온갖 방법 다 써봤지만 다 실패.
그 와중에 퇴원한 삼순이와 예쁜이 패밀리 사이에 영역싸움이 있었습니다.
퇴원 직후부터 시작된 삼순이의 일방적 공격였는데,
똑같은 암냥인데도 삼순이는 5키로 넘는 거구고 예쁜이는 3키로 겨우 넘으니 애시당초 상대도 안됐지만,
더 속상했던건 예쁜이의 두 아들냥들인 짝베와 노랑이가 엄마 도와서 함께 싸우기는 커녕
삼순이만 떴다하면 겁먹고 옆집까지 순식간에 도망가서는
힘없는 엄마 예쁜이가 혼자 삼순이와 대치하고 으르렁거리는걸 보기만 했단 겁니다.
원래 삼순이가 저희집 마당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병원치료 후 저희집을 자기영역으로 삼으려고
틈만 나면 저희집 마당을 빙빙 돌며 순찰하고 예쁜이네 들들볶는데,
예쁜이 아들 둘은 태어나서부터 예쁜이와 저의 돌봄 속에 커서 삼순이에게 밀려나면
길에서 살아남기 힘든 아이들입니다. 먹을걸 구해본적이 단 한번도 없거든요..
근데,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이러길 거진 2주 남짓하니 저도 어쩔 수 없이 예쁜이 편을 들어줄 수 밖에 없었죠.
삼순이의 갑작스런 행동에 화도 나고 속상해 하던 중 한 2,3일 정도 조용했는데 동네 할머니께서 삼순이 안보인다고..
사실 자다가도 새벽에 싸움소리나면 뛰어나가 말리는게 일이라서
내심 며칠정도 삼순이가 안보여서 오히려 조용하니 다행이라고,
삼순이가 5년 넘게 이 동네를 떠났던 적이 한번도 없었고 이 동네 훤히 다 아는 아이라 걱정안했습니다.
근데 5일동안 아침저녁으로 안보이니 뭔가 일났나 싶은 느낌에 온 동네를 수시로 찾아도 안보입니다.
거기다 전 주인이 삼순이가 잠자는 근처 다른집 담벼락서 몰래 들여다 보는 걸 목격한 순간,
삼순이가 진짜 없어졌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삼순이는 저희집 대문앞에 앉아서 전 주인을 기다렸는데 며칠동안 안보여서 찾는게 뻔히 보였거든요.
삼순이는 대범하지만 의외로 조심성도 많아서 차도 잘 피하고
사고났음 벌써 제 귀에 들어와야 되는데 동네사람들도 삼순이 못봤다며 되려 저한테 물어보니
사고가 아닌 누군가가 데려간게 분명하다는 확신이..
길에서 사는 걸 보면 좋은 댁에서 안전하고 사랑받으면서 살았으면 싶었는데도
막상 갑자기 없어지니 데려갔다가 힘들다고 아무데나 내버리면 어쩌나 싶고,
내가 예쁜이네 편들며 삼순이에게 큰소리로 화내서 이런일 생긴 것 같아서
정말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일이 손에 제대로 잡히질 않았습니다.
삼순이도 예쁜이네처럼 평생을 먹이구해 본적 없어 혼자살아내기 힘든 아이라
11월 중순부터 그저께 화욜까지 거진 3주동안 틈만 나면 찾아다녔지만 어디서도 보이질 않고,
그 3주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연이어...;;
누가 우리집 대문 앞에 죽은 아기길냥이 놓아둔 걸 밤늦게 아버지가 보시고 난리가 나고,
그 담주엔 또 집 뒤 빌라 주차장에서 죽은 길아이를 발견했는데
빌라 청소대행업체 분이 예전에 고양이가 옥상에서 바로 자기 옆으로 떨어져 죽은 걸 겪은 후의 트라우마로
성인남자분인데도 죽은 아이 근처가기는 커녕 쳐다보지도 못해서 제가 다 치워주고,
저번주엔 가까운 친척어르신께서 돌아가셔서 장례식 다녀온 날 밤에
꼬리가죽이 70% 이상 벗겨진 캣초딩냥과 어깨에 줄이 감긴 아이를
동시에 급식소에서 만났습니다...ㅠ
담날부터 전날밤 봤던 꼬리가죽 벗겨진 캣초딩냥과 줄감긴 아이를 또 며칠간 찾아서
캣초딩냥은 급식소에 규칙적으로 출석하는 걸 확인했는데, 줄감긴 아이는 그후 한번도 못봤어요,
캣초딩냥 꼬리는 1주일간 관찰해보니 가죽은 벗겨져 없지만 피나 상처는 없는지 너무나 활기차서
올겨울 지날때까지 더이상 상처부위가 덧나지 않기를 빌며 매일 습식캔 상납중입니다.
만지진 못하지만 겁없어서 가끔 1미터 이내까지도 저에게 다가오는 대범한 아이에요.
위와 같은 일들을 연속적으로 겪으니 드뎌 말로만 듣던 번아웃 같은게 왔는지,
음식쓰레기를 일반쓰레기통에 버리고, 길아이들 급식소에서 사료그릇에다 멍하니 물을 붓다가 순간 놀라며 멈추는 등
평소 절대 안할 실수들을 자꾸만 반복하게 됐습니다.ㅠ
더이상 안되겠다 싶어서 삼순이 찾는 걸 포기해야겠다 생각하며 그저께 수욜 낮 급식소 다녀오는데
어라?? 삼순이가 대문앞 급식소에서 밥먹다가 절 보더니 반갑다고 뛰어옵니다!!!
"쌈쑨~~~~~!!" 부르니 저한테 부비부비 난리도 아니라서 저희집 문열어주니 저렇게 지네 집인양 망을 보다가
대문넘어 저희집 앞마당에 들어와 쓰담이하라며 애교피우다 갑자기 집 뒤 창고옥상 계단쪽을 보는데...
가까이 가보니 역시나 옥상에선 예쁜이네 패밀리가 삼순이 등장에 긴장해서 총출동했네요.ㅎㅎ
언제 또 삼순이가 침뱉어가며 쫓아올까 불안해하며 바짝 굳어있습니다.;;
위 두장은 오늘 낮에 찍었는데, 아직까진 예쁜이네를 안 괴롭혀서 다행입니다.
저희집 마당에 들어오면 항상 대문 앞쪽의 화단 여기서 햇볕을 쬐는게 습관이에요.ㅎ
삼순이가 돌아오기 전 저번주부터 예쁜이 눈옆 상처가 아물고 털나는게 조금 보여서
유일하게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삼순이까지 돌아와서 너무 좋습니다.ㅎ
삼순이 털과 네 발, 그리고 눈꼽이 완전 깨끗한 걸 보니
누군가가 삼순이 데려갔다가 몇주만에 다시 되돌려 놓은게 맞는 것 같아요.
올해는 더이상의 돌발사건 없이 무사히 마무리되기를 빌고 또 빕니다..
첫댓글 글 읽다가 삼순이가 죽은 줄 알고 헉...했다가..진짜 천만다행이에요~ 딱 봐도 털도 너무 깨끗하고, 도대체 어딜 갔다온걸까요?ㅎㅎ
저도요..ㅎㅎ
삼수니 다시돌아와서다행입니다
저도 그런 생각들어서 더 불안함에 찾아다녔어요.;ㅎ
실은 사라지기 2주전쯤인가 어떤 아주머니가 저희집 계단에 앉아 쉬다가
삼순이보고 사연듣더니 넘 불쌍하다며 자기도 냥이 한아이 키운다며,
데려가고 싶지만 합사나 집안생활 적응 못할까 두렵다 했었거든요.
그래서 혹시나 그 아주머니가 데려갔나 싶었지만 이름도 사는 곳도 몰라서
수시로 집앞에 나가봤지만, 못 만나서 더 답답했었습니다.
돌아온 삼순이가 넘 깨끗해서 누군가 데려갔었구나 싶은게
병원 입원시 삼순이 등털에 비듬같은 것들이 있고 평소부터 눈꼽도 잘 생겼어요.
어쨌든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입니다. ^^
삼순이 진짜 깔끔하네요 어디가지말고 딱 붙어서겨울 잘 나자~
그치요? 어디 딴데 내놓지 않고 살던 곳에 되돌려 놔줘서 너무나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1주일 다되가니 또다시 예쁜이네 패밀리를 들들볶기 시작했어요.ㅠ
아고..조마조마 했네요ㅠㅠ
돌보던 아이들 안보이면 정말 말그대로 죽을맛이예요ㅠ
제발~삼순아~이쁜이네랑 사이좋게 지내고 늘 은정님한테 얼굴도장찍고 차조심.사람조심.먹는거 조심하자.....
삼순이 아깽이 시절부터 봐왔지만 약 10개월령 되자마자 집앞에 내놔져 버린 이후
하루반 이상 안보인 적이 단 한번도 없어서 전혀 상상도 못했고
오히려 예쁜이네 덜 괴롭혀 다행이란 생각만 했었기에 더 힘들었습니다.
반동방 여러분들의 사랑으로 수술까지 받고 좋아졌는데 바로 이런 일 생기니..
어깨에 줄 감긴 길냥이가 부디 이 추운 겨울을 어딘가에서 잘 견뎌내 주기만 빌고 있습니다..
그래도 해피엔딩이네요.
예쁜이네 가족도 다들 잘 있는것 같고 삼순이도 돌아왔으니..
이제 함께 잘 지내면 더 바랄게 없겠어요.
집냥이들도 잘 있죠?
삼순이 찾아다니면서 자꾸 오기가 생겼었습니다.
꼭 찾은 후에 반동방에 알려야지..하고요,
저희 동네 길냥이 중에 삼순이같은 털옷입은 아이가 세 손가락 꼽을 정도로 없어서
멀리서만 봐도 금방 알아보는데도 안보이고, 자꾸만 맘 아픈 일을 겪으니
포기해야겠다 생각한 딱 그 날, 돌아왔다는게 아직도 정말 신기해요.;;ㅎ
집 아이들의 일상은 늘 아끙이로 인해 정신없음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선반 꼭대기에 얹어놓은 캣그라스 화분을 떨어트리는 폭탄 투척.ㅡㅡ^
ㅋㅋ...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