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처음의 사진으로 돌아 옵니다.
일 층 사방에 넓은 정원이 조성되어 있음을 봅니다.
잊지 않고 매일 물을 주다 보니,
지렁이와 민 달팽이도 살고 있고
아주 작은 크기의 벌레와 날 곤충들이 이끼로 된 풀밭에서
하나 둘씩 날아 오릅니다.
그들이 태어난 고향인 셈 입니다.
정원의 네 귀퉁이에는 옥돌로 만든 거북이 네 마리가
바깥을 보며 각기 앉아 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종로 인사동 거리에서 사 온 거북이들 입니다.
탑 우측 뒤에는 앞에서 먼저 보셨던,
사람들이 올라가 충분히 놀 수 있음 직한 바위 돌 하나가 놓여져 있습니다.
탑의 정면 좌측에는
정원에 놓인 삼 층 계단 위에서 벽을 등지고 나란히 앉아
작은 차 상위에 놓여진 차를 조용히 음미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옥탑 위에 그 거한, 키가 큰 사내는 홀로 말없이 세상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 .
여러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든-
탑은
곧
자연이며
거대한 우주
바로
그
자체입니다.
아니
우주 전체가
이 탑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우주와 다르지 않습니다.
결코
손톱만큼도
과장됨이 없는,
진실하고도
진실한 말씀입니다.
그나저나
써 내리다 보니 또 장황하게 말이 길어지고 말았습니다.
몇 분이나 빠뜨리지 않고
읽어가며 여기까지 함께 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출석 체크를 한 번 해 보아야겠습니다.
제 시간에 일찍 와서 열심히 귀를 기울이신 이도 계시겠지만
수업 내내 조시느라고 한 귀로 듣고 흘리신 이도 계시겠고,
중간에 개인 사정 상 조퇴하고 가 버린 이도 계실 테고
앉아 있기는 하셨으되,
다리 꼬고 팔짱 두른 체, ‘별 짓을 다 하누나’ 하신 분도 계시겠고
지각해서 수업시간에 늦게 들어 와
도시락 까 먹느라 공부는 뒤 전이었던 이도 계시겠고,
아예 출석을 하지 않은 이도 계시겠으며
이미 자퇴하여 학교와는 아예 인연을 끊으신 이도 계실 겁니다.
세상사와 인간사가 다 대동소이하겠지만,
예습과 복습을 잘 해야 공부를 잘 한다 했으니
아까 처음에 내어 드린 숙제들은 다 하셨는지요?
숙제가 뭐였는지 조차 모르시는 분들은
다시 복습하시든 마시든 본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기시기 바라며
<숙제>이었던,
석가여래상주설법탑(釋迦如來常住設法塔)과 무영탑(無影塔)이라는
명칭에 대한 연유를 함께 풀어 보도록 합니다.
사실, 그에 대한 답은
수업 중간 중간에 이미 목이 터지도록 다 말씀 드렸습니다만
듣는 분의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지루하셨을 터이니,
요약 정리하고 마치겠습니다.
여래(如來)라는 말은
부처님을 높여 부르는 말로 통상 알려져 있으나
사실은 높이는 말도 아니요 낮추는 말도 아닙니다.
다만, ‘핵심(核心)’을 풀어 설명하는 말로 이해를 해야 합니다.
핵심이란, 씨 핵(核)과 마음 심(心)이니
사물의 중심이 되는 가장 요긴한 알맹이 부분을 말 합니다.
다시, 여래(如來)라는 말을 봅니다.
뜻을 풀어 보면,
같을 여(如)에 올 래(來)로 이루어져 있으니
온 것과 같다라는 말로 일단 알아 둡니다.
부처님의 말씀들을 모아 경전을 결집한 아난존자가
경전의 첫 머리마다 ‘여시아문(如是我聞)’이라는 말을 늘 하는데,
우리 말로는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로 번역을 합니다.
‘여시아문(如是我聞)’이라는 그 말 하나면
사실, 법은 이미 다 설해 마친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오히려,
여시(如是)- 다시 말해, ‘이와 같이-‘ 라고 만 줄여 말해도 법을 다 설(說)한 것이 됩니다.
나머지는 노파심에 의한 친절지심으로
군더더기의 보충 설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如)라는 말이 들어가는 단어 몇 개를 더 예로 들어 보면,
이해가 쉬울 듯 하여 열거해 봅니다.
여법(如法)하다; 법에 어긋나지 않음. 즉 법과 같음. 즉 법에 맞음.
여여(如如)하다; 항상 같다. 늘 같다. 같고 같다.
여실(如實)하다; 사실과 똑 같다.
여전(如前)하다; 전과 다르지 않다.
이제 그 여(如)란 단어가 뜻하는 바를 여실(如實)히 아셨으리라 봅니다.
그렇다면, 여(如) 뒤에 올 래(來)를 붙인 여래(如來)는 어떻게 풀이가 됩니까?
그렇습니다.
‘온 것 같다.’라고 해석이 되고, 그 말은 다시 ‘온 듯 하다.’ 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왔다 라는 말에 비해
온 것 같다 라는 말과 온 듯 하다라는 두 말은
같은 듯 하나 전혀 다른 말입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탑의 명칭에서
그냥 ‘래(來)’라고 하지 않고 ‘여래(如來)’라고 한 부분입니다.
래(來)는 왔음을 뜻하지만 여래(如來)는 온 듯 함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그 뒤에 나오는 상주설법(常住設法)이라는 말은
먼저
이 여래(如來)라는 말의
온전한 뜻을 알지 못 하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 됩니다.
그러나
여래의 뜻을 알면 상주설법의 뜻도 자연히 알게 됩니다.
‘설법(設法)’이라 함은,
법(法)을 베푸시는 것을 말하지만
상주(常住)라는 말은 항상 머문다는 말 입니다.
위에, 여래(如來)라는 말처럼,
여상주(如常住)라 하지 아니하고
상주(常住)라고 했습니다.
이미 수 천년 전의 인물이니
지금은 없지만
다만 높이는 마음에서,
마치 살아 계신 분을 대하듯
혹은 항상 머물고 계신 듯 하다 하여
여상주(如常住)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 아니하고 당당하게도 상주(常住)라는 말을 사용했던 것 입니다.
여기에서,
금강경의 ‘사구게(四句偈)’를 예로 들어 봅니다.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무릇 있는 바 상(相)은 다 허망(虛妄)하니,
만약 모든 상(相)이 상(相) 아님을 보면 곧 여래(如來)를 보리라.”
*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행사도 불능견여래
(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
“만약 색(色)으로 나(我)를 보거나 음성(音聲)으로서 나(我)를 구(求)하면
이 사람은 사도(邪道)를 행(行)함이니 능(能)히 여래(如來)를 보지 못한다.”
** 윗 글에서의 '나(我)'라는 말을, 그 이야기를 하는 석가여래 부처님을 지칭하는 줄로만
아는 이 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말을 듣고 있는 바로 '나(我)'라고 알아야 합니다.
또한, 아래와 같이 말씀하십니다.
“여래(如來)는 오는 바도 없고 또한 가는 바도 없으니 여래(如來)라 하느니라.”
** 이 말 또한, 석가여래만을 지칭함이 아니라, 바로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자신이
석가여래와 다름없는 '여래(如來)'임을 믿으셔야 합니다.
다시 말씀을 드려 봅니다.
오는 바가 없으니 가는 바 또한 없다.
즉, 온 듯 하였으니 간 듯 하다.
즉, 온 적도 없고 간 적도 없다는 말씀이니
이것이야말로 여래(如來)의 참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육신을, 즉 색신(色身)을 나라고 여기면 오고 감이 분명 있겠으나
모양도 빛깔도 소리도 없는 법신(法身)으로서의
참 나(眞我)의 분수로서는 진정 오고 감이 없다 하겠습니다.
겉모습에 속고속아 밉고고운 분별내며
진흙밭에 뒹굴면서 헤매기를 그얼만가
모습없는 참모습의 진정한나 알고나니
나고죽음 전혀몰라 상주하여 여래라네
그림자가 없다함을 괴이하게 생각마소
그림자가 있다함이 더괴이한 일이오니
모습아닌 참모습을 안보여서 없다하는
꿈속걷는 그대에게 무영탑을 보여주리
세간사의 사람들은 생로병사 만나오나
세간법을 벗어난이 불생불멸 찾아드네
부귀공명 무병장수 많은이의 원이로되
목마르면 물마시는 진면목은 무심하네
2006년 1월 16 일
묵조(默照),
조용히 두 손을 모읍니다. _()_
첫댓글 “여래(如來)는 오는 바도 없고 또한 가는 바도 없으니 여래(如來)라 하느니라.”묵조님..수고 많으셨습니다...잘 배우고갑니다....()
여래(如來)아닌 이 아무도 없으니, 무불(無不)입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_()_
묵조님 글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본래 오고감이없고 생과 사도 오고감이없는 본래의 자리를 무엇이라하겠읍니까?말도끊어지고 무엇이라도 놓을수도없지만 이렇게 듣고 말하고 사는것이 다 자성불의 나툼이아니고무엇이겠읍니까
_()_
오죽하면 조주스님께서 뜰앞의 잣나무이니라 하셨겠어요 묵조님께서 올리신글 감명깊게 보았읍니다 하하하하하 오늘도 허리가 끊어지도록 허공을보고웃읍니다하하하 묵조님 솜씨 아주좋습니다 나는 억만금주어도 못하겠는데요
_()_
자주오셔서 좋은글많이주시고 자꾸만 읽다보면 이슬비에 옷젓는다고(스님 말씀입니다)흥미를가지고 보는 도반들이 많아질것입니다 묵조님깨 삼배올립니다()()()
저 또한, '하노백년'이라 이름 하시는 부처님께, 오체투지의 삼배를 올립니다. (__)(--)(__)
17완결품 까지 잘 읽었었습니다. 묵조(默照)님께 두 손을 모아 고맙다는 인사를 올립니다. 건강하십시요.
날을 잡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인내를 갖고 다 보아주신 심우 님께 큰 감사의 마음을 전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견성성불(見性成佛)하시옵소서. 공손한 마음으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읍니다. _()_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과찬이시라 몸 둘 곳을 몰라 합니다. 감사합니다. _()_
삭제된 댓글 입니다.
지루하기가 한이 없는 장황한 이야기를 참고 보아 주심에 너무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간단명료하지 못했던 점, 제가 고쳐 나갈 부분 입니다. 장황함도 분명 병통의 하나라 하겠습니다. ^^ _()_
대자 대비를 베프시니 묵조님이 관세음보살님이십니다.....()()()
_()_ _()_ _()_
대단하십니다. 장엄등도 한번 만들어보심이 어떠할런지.. ^^
무량향 님에게 첫 인사와 감사한 마음을 함께 올립니다.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 _()_
묵조님! 행복 하소서..()
덕분에, 이미 행복 합니다. _()_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예까지 왔습니다 . 계속 머물며 공부 하겠습니다()()()
계속 머물며 공부 하시겠다는 그 생각이 일어난 바로 그 자리에 머물 수 있다면, 견성(見性) 입니다. _()_ _()_ _()_
아이들의 방학에 낮에는 컴을 양보하고 시간을 내어 오늘에사 묵조님의 글 읽었습니다. 시간과 공들인 작품을 앉은자리에서 단박에 읽어내린 제가 '미안'한 마음입니다. 숙제도 모다 해결이 되어버린 지금 저도 방학을 맞은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성급히 빨리 가고자 서두는 마음 보다는, 끝까지 완주 하려는 그 마음이 목표에 다다르게 한다고 봅니다. 숙제 해결이 되셨다니 문제를 제기해 본 제 분수에서도, 일단 홀가분해 진 듯 합니다. 감사 합니다. _()_
()()()
늦게나마 묵묵히 다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