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가화만사성이라고 했다. 가정이 평안해야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 올 시즌 두산 홍성흔(27)에게 딱 들어맞는 얘기다.
지난해 말 보금자리를 틀고 어엿하게 ‘어른’이 된 홍성흔은 가정의 안정을 터전 삼아 더할 나위없는 절정감을 뽐내고 있다. 더구나 처음으로 중심타선인 5번에 붙박이로 자리잡아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던 홍성흔은 이런 조건을 극복하며 다른 팀의 어느 5번과 견줘도 밀리지 않을 만큼 알차게 활약하고 있다. 한눈에 들어오는 성적만 봐도 눈에 띄는 활약상이 읽혀진다. 17일 현재 144타수 48안타 타율 0.333 6홈런 35타점. 기록을 한꺼풀 더 벗기면 결승타는 네 차례로 김동주와 함께 팀 내 1위이자 전체 3위에 기록됐다. 정상적인 타율 못지않게 중요한 득점권 타율에서도 0.455로 SK 김기태, 삼성 김한수에 이어 전체 3위에 올랐다. 이만 하면 팀 안팎으로 수준급이다.
그가 이처럼 큰 부상 없이 지난 99년 데뷔한 이후 생애 최고의 시기를 보내는 것은 전적으로 따스한 가정의 힘 덕분이다. 4살 연상의 모델 출신인 부인 김정임씨의 포용력이 별명(오버맨)처럼 자칫 들뜨기 쉬운 그의 마음을 차분히 잡아끌며 야구에만 전념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