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철 아니어도 매화향기 풍기는
선암사는 대웅전 말고
해우소부터 찾아봐야 한다
임금님의 매화틀보다 호사롭게 앉아봐야 한다
높이 앉아서 그 일 먼저 봐야 한다
일 본 뒤에도 아쉬워 엉거주춤 일어서다
고개 돌린 엉겁결에 내외內外라도 할 양이면
마주친 얼굴 낯설어 소스라칠 양이면
벌써 뒷간채도 한참 밖이다
첫사랑은 잊어도 잊혀지지 않는 얼굴
제대로 못 본 탓에 잡히지도 않는 얼굴
이따금씩 사모思慕하며 웃고 웃어봐야 한다
그 얼굴이 더 부처님이었다고 깨닫기까지
매화틀집이 더 대웅전이었다고 믿어질 때까지
부처님은 해우소에 더 계시다고 믿어질 때까지
[숙맥노트],서정시학,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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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해우소 / 유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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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3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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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암사에 가면 꼭 먼저 일을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