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는 풀잎에 베이며 바람 부는 세상을 돌아 잎 지운 숲을 지나고 눈길을 걸어 하늘 가까이 산정에 올라섰습니다 마음이 가난한자 만이 몸도 삶도 가벼워진다는 것을 수많은 벼랑을 건넌 뒤에야 순응의 결에 닿아 알 수 있었습니다 욕망을 넘어 허망에 진한 쓴맛도 묵정지를 와서야 넘길 수 있었습니다 우듬지에 두고 온 파랑 같은 날들 아득한 침잠의 수묵화 한 장이 풀려 흔적이 없어짐을 가늠 합니다 길 끝에서 마음을 열고 산 끝에서 길을 엽니다 수런거리며 흩어졌던 마른 풀꽃의 삭정이들이 가장 추운 곳에서 영혼을 되살리듯 산은 계곡안으로 안으로 껴안고 물은 낮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가라앉아 순수의 내면을 들어냅니다 아직도 거르지 못한 삶에 유성들은 늑골 어드메 쯤 바람으로 떠돌까
첫댓글 아름다운글 감사합니다.
건강 하시지요?
시정을 얹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