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는 국민학교 3학년, 난 교직 10년 차 서른 세살 두 아이의 아빠였다.
30년이 지나 그의 숙부를 통해 거처를 알게 된 동석이가 고흥으로 오겠다는 걸
광주에서 방학 때 만나자고 했다.
조그마한 키에 재기가 넘치고 웃음이 많았던 귀여운 친구였는데 어떻게 변했으까?
내 사는 곳 가까이로 오겠다고 풍암동 저수지 앞 능이버섯백숙으로 오란다.
6시 반에 도착하니 퇴근 후 택시를 탔는데 상무지구를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늦댄다.
한참 후 나타난 그는 예전의 모습이 남아 잇다.
전복삼계탕에 소주 세병을 마신다.
3학년 6반의 문집을 보며 옛친구들을 묻는다.
난 기다리며 문집에서 대충 친구들을 기억해 냈지만 그는 3학년 친구들 기억이 없다.
나와 아이들과 같이 바다에 가고 산에 갔던 기억만 하고 있다.
그 전에 민수가 회장님을 만나기로 했다고 얼른 마치고 합류하라 했다.
시간 절약하려고 풍암동에 와 1차를 핳고 2차는 황하호연으로 한다고 한다.
술에 반쯤 취한 난 염치가 없어져 같이 가 술을 사라고 한다.
동석이는 오늘은 확실한 물주가 되어드릴테니 맘대로 부리라고 한다.
음식을 반 이상 남기고 황하호연에 가니 민수붑와 김회장께서 반쯤 취해 있다.
내가 안주를 주문하고 술도 가져오라 하니, 취한 동석이도 마오타이 큰 병을 가져온다.
민수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술이라며 좋아죽는다.
둘이서 고흥이라고 형 동생하면서 술을 마신다.
너무 취하면 안 될 듯해 남겨 장수연에게 챙겨주며 택시를 잡는다.
택시비도 주지 않고 나 혼자 방으로 온다.
다음날 아침 고맙다고 메시지르르 남겼더니, 전화 와 고마웠다고 자기도 필름이 끊겨
실수하지 않았는지 걱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