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1. 8. 13. 선고 91다13144 판결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공1991.10.1.(905),2344]
【판시사항】
가. 원고(매수인)가 피고(매도인)의 선이행의무로서 별지 1기재 부동산상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할 의무만 주장하였는데 원심이 별지 2기재 부동산상의 가압류등기를 말소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변론주의의 원칙에 위배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본 사례
나. 매매목적부동산에 관하여 매도인 명의의 가등기와 그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 사이에 된 제3자 명의의 등기가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말소하여 주어야 할 등기상의 부담인지 여부(소극)
다. 매수인이 명도 전에 먼저 지급하기로 한 잔대금지급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채 명도기일이 지난 경우 매수인의 잔대금지급채무와 매도인의 부동산 명도의무와의 관계
【판결요지】
가. 원고(매수인)가 피고(매도인)의 선이행의무로서 별지 1기재 부동산상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할 의무만 주장하였는데 원심이 별지 2기재 부동산상의 가압류등기를 말소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변론주의의 원칙에 위배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본 사례
나. 매매의 목적이 된 부동산에 관하여 매도인의 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의 보전을 위한 가등기가 되었다가 그 후 그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된 경우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 가등기와 본등기 사이에 된 제3자 명의의 등기는, 등기공무원이 직권으로써 말소하여야 할 것이므로, 미처 말소되지 아니한 채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그 등기를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말소하여 주어야 할 등기상의 부담이라고는 볼 수 없다.
다. 매수인이 매매의 목적이 된 부동산을 명도받기 전에 잔대금을 먼저 지급하기로 약정한 매매의 경우에, 매수인이 잔대금지급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매매계약이 해제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부동산의 명도기일이 지날 때까지 부동산이 명도되지 아니하였다면, 그때부터는 매수인의 잔대금지급채무와 매도인의 부동산명도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게 된다.
【참조조문】
가.민사소송법 제188조 나. 민법 제575조 다. 민법 제536조
【참조판례】
다. 대법원 1988.12.6. 선고 87다카2739,2740 판결(공1989,83)
1989.10.27. 선고 88다카33442 판결(공1989,1779)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2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양영태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2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병선
【원심판결】 광주고등법원 1991.4.2. 선고 90나367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피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은, 원고 1 및 소외 1(이 뒤에는 "원고 1 등"이라고 약칭한다)과 피고들 사이에 1988.7.19. 체결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이, 매수인인 원고 1 등이 잔대금의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1988.11.5. 해제되었다는 피고들의 항변에 대하여, 원고 1 등이 잔대금지급기일(당초의 매매계약에서는 1988.9.15.로 약정되었었으나, 그 후 잔대금 중 일부를 지급할 때 잔대금의 최종지급기일이 1988.9.30.로 변경되었다)까지 잔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피고들이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잔대금지급기일 이전에 이 사건 부동산에 경료되어 있는 등기부상의 부담을 말소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는데, 피고들은 잔대금지급기일 전까지 이 사건 부동산 중 원심판결의 별지목록 제2, 제3기재의 부동산에 관하여 1985.3.11.자로 경료되어 있던 소외 2 명의의 가압류등기를 말소하지 않았으므로, 원고 1 등의 잔대금지급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피고들의 매매계약해제의 항변은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은, 피고들이 매매계약에서 약정된 잔대금지급기일 이전까지 선이행하여야 할 의무로서, 이 사건 부동산 중 원심판결의 별지목록 제1기재의 부동산에 관하여 되어 있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할 의무가 있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만 주장하였을 뿐, 피고들이 같은 목록 제2, 제3기재의 부동산에 관하여 가압류등기를 말소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는 주장한 바 없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원심은 변론주의의 원칙에 위배하여 당사자가 변론에서 주장하지 아니한 사실을 판결의 기초로 삼은 위법을 저질렀다고 보아야 할 것임이 소론과 같다.
다. 또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갑 제1호증의1(등기부등본)과 원심이 채용한 갑 제1호증의2,3(각 등기부등본)의 각 기재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는 1985.3.8. 피고들의 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의 보전을 위한 가등기가 먼저 되었다가 1986.6.25. 피고들의 명의로 위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되었음을 알 수 있는 바, 피고들은 원심의 제2차 변론기일에서 진술한 1990.11.6.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원고들이 피고들의 선이행의무라고 주장하는 말소등기의 대상인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는 피고들 명의의 위 가등기와 본등기 사이에 된 것이어서, 피고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가등기의 순위보전의 효력에 의하여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보다 우선하기 때문에, 비록 위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아직 말소되지 않고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매수인인 원고 1 등의 권리행사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였음이 기록상 명백하다.
매매의 목적이 된 부동산에 관하여 매도인의 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의 보전을 위한 가등기가 되었다가 그 후 그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된 경우,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 가등기와 본등기 사이에 된 제3자 명의의 등기는, 등기공무원이 직권으로써 말소하여야 할 것이므로, 미처 말소되지 아니한 채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그 등기를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말소하여 주어야 할 등기상의 부담이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경우 위 소외 2 명의의 위 가압류등기는 피고들의 명의로 가등기가 된 후에 된 것이어서, 그 후 피고들의 명의로 위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되면 등기공무원이 직권으로써 말소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들이 원고 1 등에게 위 가압류등기를 말소하여 줄 의무가 있다고는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들의 위와 같은 주장에 대하여는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아니한 채 피고들이 위 가압류등기를 말소하여야 할 선이행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당사자의 주장에 대하여 판단을 유탈하고 직권말소의 대상인 등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임이 또한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다.
2. 같은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한 판단.
원심은, 앞에서 본 피고들의 매매계약해제의 항변을 배척하는 다른 이유로서, 피고들이 원고 1 등의 잔대금지급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려면, 그 잔대금지급기일까지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완비하여 이를 매수인인 원고 1 등에게 제공함으로써 이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원고 1 등의 잔대금지급채무를 이행지체에 빠지게 하였어야 할 것인데, 피고들이 잔대금지급기일에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이행제공하였음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한 다음, 피고들이 위와 같은 등기서류를 이행제공하지 못한 것은, 매수인측에서 원고 1 등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등을 알려달라는 피고들의 수차에 걸친 요청에 응하지 아니하여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지 못하였기 때문이라는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들의 매매계약해제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관계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증거에 대한 판단을 유탈하는 등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가 없다.
3. 같은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한 판단.
원심은, 피고들의 매매계약해제의 항변을 배척하는 또 다른 이유로서, 피고들이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사건 부동산 중 건물에 입주하고 있던 임차인을 퇴거시켜 1988.10.30.까지는 이 사건 부동산을 원고 1 등에게 명도하여 주기로 약정하였으므로, 피고들이 원고 1 등의 잔대금지급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려면, 원고 1 등에게 위와 같은 부동산명도의무도 이행의 제공을 함으로써 원고 1 등의 잔대금지급채무를 이행지체에 빠지게 하였어야 할 것인데, 피고들이 위와 같은 부동산 명도의무의 이행을 제공하였음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한 다음, 피고들이 그후 원고 1 등과 사이에 위 약정을 변경하여 위 임차인을 당분간 퇴거시키지 아니하고 1988.9. 이후의 차임을 매수인측에서 받기로 약정하였다는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는, 그와 같은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들의 매매계약해제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관계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증거에 대한 판단을 유탈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과 같이 매수인이 매매의 목적이 된 부동산을 명도받기 전에 잔대금을 먼저 지급하기로 약정한 매매의 경우에, 매수인이 잔대금지급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매매계약이 해제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부동산의 명도기일이 지날 때까지 부동산이 명도되지 아니하였다면, 그때부터는 매수인의 잔대금지급채무와 매도인의 부동산명도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게 된다고 볼 것이므로( 당원 1988.12.6. 선고 87다카2739, 2740 판결; 1989.10.27. 선고 88다카33442 판결 등 참조), 피고들이 위와 같은 부동산명도의무의 이행을 제공하지 아니한 이상 원고 1 등의 잔대금지급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도 정당하다.
결국 논지도 모두 이유가 없다.
4. 따라서, 원심이 원고 1 등의 잔대금지급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피고들의 매매계약해제의 항변을 배척하는 이유로 내세운 사유들에 관한 판단 중에는, 앞서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일부 위법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원심이 피고들의 위와 같은 항변을 배척하는 이유로 내세운 그 이외의 다른 사유들에 관한 판단은 모두 정당하여, 원심이 피고들의 위와 같은 매매계약해제의 항변을 배척한 결론은 결국 정당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으므로, 원심이 저지른 1.항에서 본 바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5. 그러므로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최재호 김주한 김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