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르웨이 트롤
노르웨이 올덴 마을 할아버자는 분주하다. 비가 와서 춥다고 담요와 비닐을 덮어준다. 브릭스달 푸른빛 빙하 계곡을 오를 때도 내려올 때도 비가 왔다. 우산을 쓰고, 비옷을 입고 오르는 진풍경이 이어졌다.
산 중턱 내린 곳에서 반드시 올라올 땐 탔던 그 번호의 차량에 타야 한다. 할아버지들은 절대 바꾸서 태우지 않는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 우리의 차가 왔고, 할아버지는 여전히 자시늬 임무을 다 한다. 아무리 비옷을 입었어도, 우산을 썼어도 늙은 손으로 세 사람씩 마주 앉은 여섯 명 모두에게 번갈아 가며 보살펴 담요와 비닐을 가슴팍까지 씌워준 주고 간다.
그런 뒤에야 안전한 자세로 움저난다. 하산길은 나름대로 새로운 비경이다. 야생으로 기르는 어린 가축 염소 새끼들이 줄지어 다닌다. 솟구쳐 내리는 계곡의 물이 순결하고, 동물도 순결하고, 나무도, 풀도 모두 순결한 싱그러움이다.
산 아래 정류장에서 하차 하여 기념품 가게도 구경하고 수많은 트롤을 보았다. 노르웨이 인형 트롤은 모두 익살스럽고 괴물에 가깝다. 그런데 맞은 편 산 입구에 두 개의 커다람 목각 트롤이 서 잇다. 아까 우리에게 정성껏 돌봐준 그 할아버지 운전기사가 떠올랐다. 인상도, 순진함도, 드러나는 고운 마음씨도 그 분과 자꾸 접목이 된다.
그래서 노르웨이 트롤이 사랑받는구나. 산 곳곳에서 마을 곳곳에서 자국인을 지켜주고, 이방인을 지켜주고, 내 조국 장승처럼 꿋꿋한 지킴이이구. 때로는 무서운 존재로, 때로는 아름다운 요정으로 노르웨이의 상징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