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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편입여정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을 넘는 긴 시간이었다. 형편상 실업계 고교를 졸업하고 자동차분야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교사에 대한 꿈을 안고 3년간의 공부 끝에 1999년 독학사로 전자계산학 이학사를 취득했다. 하지만 가정형편상 편입을 눈앞에 두고 눈물을 머금으며 직장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진학은 꿈도 꾸지 못한 채 결혼을 하고 아이도 출산했다. 육아 때문에 직장도 그만 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소망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독학사가 아닌 정상적인 대학생활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었고, 자녀에게 대학생활에 대한 추억을 가진 엄마가 되고 싶었고, 평생이력이 될 만한 일을 준비하고 싶었다.
늘 편입을 소망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남편과 오랫동안 상의한 후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기로 했다. 2007년 2월 김영편입학원을 방문하면서 꾹꾹 억누르기만 했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10여년 만에 듣는 수업이 얼마나 재미있고 즐겁던지 잠시 졸 틈도, 다른 생각을 할 틈도 나지 않았다. 적지 않은 나이에, 또 겨우 걸음마를 뗀 아들이 있는 아줌마가 이런 자리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고, 감격스러웠다. 물론 오전 10시 10분에 있는 수업에 맞춰오는 것부터가 전쟁이었다. 아이를 9시까지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 일어나 씻기고, 밥 먹이고, 한 짐이나 되는 가방은 앞에다 메고 늦은 걸음의 아이는 뒤로 엎고, 여기에 비, 눈이 오는 날이면 우산까지... 정말 가제트‘만능 팔’이 돼야 했다.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울고 있는 아이를 떨쳐내고 나오는 것이었다. 수업 후 나에게 주어진 자습시간은 딱 2시간! 얼마나 그 시간이 빨리 가던지 조금 공부하고 나면 벌써 집에 가야할 시간이 돼버려 1년 내내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학원을 나와야 했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아침에 일찍 나와 밤까지 자습하고 가면 좋을텐데...’ 아들을 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남편도 일찍 퇴근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쫓기는 사람처럼 자습실을 뛰쳐나왔다.
그렇게 나는 늘 자습시간에 목말라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는 가정일과 육아로 인해 책을 볼 수가 없었기에 어휘녹음 CD를 이용해 ‘듣는 어휘공부’를 했고, 아이가 잠든 이후에야 제2의 자습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때가 되면 피곤이 몰려와 학원만큼의 집중력도 생기지 않았고, 책속에 쓰러져 밤새 불을 켜놓고 자기가 일쑤였다. 수업내용을 예습, 복습하는 건 기본이었고, 짧은 자습시간을 충분히 이용하려 애썼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시간이 부족해 기출문제를 10개 대학의 3~4개년 정도만 풀어본 채 시험장에 가야 했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양이었지만 선생님과 상담 후 교육학과가 있는 곳으로 고려대까지 포함해서 8개 대학을 지원했다. 실전은 학원에서 본 시험보다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시험장에서 나올 때마다 낙심을 했다.
특히 중앙대 시험을 치른 후에는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1년 동안의 힘들었던 일들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2월 14일. 합격발표를 확인했으나 모두 불합격이었다. 멍하게 눈물만 흘리고 있는데 남편에게서 축하한다는 전화가 왔다. 중앙대 교육학과 합격이라며. 소리 지르고, 울고, 구르고, 뛰고 그야말로 난리가 아니었다. 믿어지지 않았다.
내 눈으로 직접 확인을 했지만 거짓말 같기만 했다. 합격증을 뽑아보고 나서야 ‘내가 정말 합격했구나. 중앙대 학생이구나’를 실감했다.
1년 동안의 모든 것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처음 아이를 떼어 놓았을 때 아이가 흘린 눈물, 매일 아침마다 치렀던 어휘테스트, 순간순간이 소중했던 수업시간들, 밤 시간의 귀가, 아이에게 많이 짜증내고 집안일 제대로 못한 것들... 평생 못 잊을 기억들로 가득 찬 2007년이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2007년의 도전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멋진 졸업장을 사랑하는 남편 원현우와 아들 민재에게 선물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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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미 경 2008 중앙대학교 교육학과 합격 |
-- 편입으로는 가장 유명학 사이트에서 퍼온 글입니다^^ 편입공부는 정말이지.. 나이도 학벌도 상관없이 모두 원점에서 시작하는건가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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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감동이네요 ^^
소름이..
힘이납니다.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