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 일입니다 .
혹시 " 토요미스테리극장 " 이라는 프로 아시나요 ?
생활속에서 일어나는 정말 섬뜩하고 무섭고 소름끼치는 이야기들을 재구성해서 소개하고 ,
또 어두컴컴한 배경에서 엠씨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 그는 왜, 어째서 , 그런일을 당한걸까요 - "
이런식으로 공포분위기 조장 하는 프로가 있었어요 .
이프로가 정말, 심하게 무서웠었거든요 ? < 저는 (..)
특히 , 귀신 씌인 집앞에서 무당이 작두타다가 갑자기 검붉은색 피 토하면서 밑으로 떨어져서 경련 일으키는 장면;;;
십수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도 무섭네요 ㅠㅠ
여튼, 이게 중요한게 아니라<
한참 그 프로가 유행하던 어느 무더운 여름날이었습니다 .
제가 초등학교6학년무렵이었구요.
그당시엔 저희집이 꽤 잘나가던 (?) 시절이라 ,
할머니, 엄마, 아빠 , 나 , 그리고 강아지 한마리 - 이렇게 단촐한 식구들이 67평짜리 아파트에서 살았었어요 .
현관에서 비밀번호 띡띡띡- 누르면, 딩동뎅~ 소리 나면서 문이 열리고,
조금 걸어들어오면 , 신발벗는곳이 있고 , 신발벗고들어오면 방이 두개 있었어요 . 제공부방과 할머니방 .
그리고 거실과, 부엌이 있고 , 안쪽에 안방과 제 침실 , 대충 이런구조였죠 .
특히 문을 열고 들어오면 센서가 작동해서 불이 자동으로 켜져야 했구요 .
그날은 유난히도 정말 너무 더웠어요 .
그래서 할머님은 친구분들과 관광가셨고 ,
엄마아빠나 세식구는 거실에 이불을 펴고 자기로했죠 .
그리곤 옆집아줌마아저씨가 고스톱 치자고 저희 부모님을 부르셨고 ,
저는 혼자서 강아지 끌어안고 " 토요미스테리극장" 을 보고 있었어요 .
주인공 여자가 꿈속에서, 어떤 귀신이 목을 조르며 이집에서 당장나가!! 하는 장면이 티비에서 나오고 있었고
너무 무서워서 강아지를 세게 끌어안은 그때!
갑자기 엄마의 흰색 원피스 자락이 얼핏 보이는거 같아서 옆으로 고갤 돌렸더니 ;
엄마가 스르륵 걸어 들어서 제 침실안으로 문열고 들어가는거에요 ;
제 침실안에도 티비가 있어서 티비 보러 왔나 싶어서
" 엥, 엄마! 왜 벌써 왔어 ? 돈 다 잃었어 ? "
꽤 큰소리로 외쳤는데도 아무 대답이 없더군요 ; 그런데 그때 .
제 품속에서 졸린지 꾸벅꾸벅 졸고 있던 강아지가 튀어나가더니,
닫혀있는 제 방문을 향해 미친듯이 짖기 시작하는겁니다 .....................
평소에 잘 짖지 않아서 도둑보고도 그냥 꼬리 흔들놈이라고 우스개 소리 할 정도였는데 ,
저러다 피토하지 않을까 걱정될정도로 미친듯이 짖어대는거였어요 ;;;;
쟤가 왜저래 싶어서 " 야 조용히해!!" 하고 소리지르면서 ....
그방문을 연순간....
......아무도 없더군요 .
그리고 저희집에 들어오려면 분명히... 비밀번호를 띡띡띡- 소리나게 누르고, 딩동뎅~ 열렸습니다 . 하는 소리가 나야하는데..
전 전혀 그소리 못들었고......
현관에 불도 안 켜졌었어요.......
그걸 깨닫는순간 주저 앉아서 미친듯이 울부짖으며 소릴질렀고 ;;;
옆집에서 놀라서 왜그러냐고 달려온 울엄마....
검은색 원피스 입고 있더군요.......
제가 본건.....누구였을까요 .
그리고 방을 향해 미친듯이 짖어대던 울 강아지..
울엄말 보는순간 반갑다고 꼬리흔들어대던....하하 ;
아직도 그때생각하면 온몸에 소름돋고 부들부들 떨립니다 ;;
그때 충격으로 몇일밤을 엄마한테 안겨서 자야했구요 ;; 허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