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의 직업정신
마25:40“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지난 5월부터 보호자 병동에 장기 입원하면서 간병인이 필요해졌습니다. 열심히 돕는 사람, 최소한의 일만 하는 사람,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사람, 짜증을 내는 사람 등 다양했습니다. 최근의 어떤 사람은 새초롬한 사람으로서 헌신적으로 봉사해야하는 직업에 맞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환자를 돌보아야 할 사람이 자기 자존감을 생각하기 바쁘다면 그 사람은 간병인 직업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간병인은 단지 환자의 몸만 돌보아주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으로 의지가 되고 나아가 영적으로 친구가 되어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을 사랑으로 섬길 줄 모른다면 우리는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것입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이 죽은 것이라는 말씀처럼 많은 기독교인들이 사랑 없이 요양보호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가장 가까운 친구는 바로 한평생 함께 살아온 배우자이면서 또한 가장 가까운 영적인 친구입니다. 우리에게 숨어있는 욕구나 꿈을 쫓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아닙니다. 가장 가까운 배우자도 영적인 친구는 될 수 있지만 배우자는 될 수 없습니다. 영적인 배우자는 오직 예수님 한 분으로서, 우리 모두 예수님과 하나되는 것이 인생의 목적입니다.
병원 지하 1층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동안, 노년의 부부가 서로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젊어서는 자기 인생이라고 자기 마음대로 살아왔지만 이제는 병원을 출입하며 조심스럽게 걸어가는 모습에서 노년의 불안과 당황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노년에 자기 몸도 인생도 자기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당혹하기 마련입니다.
인생의 황혼, 몸이 이전의 내 몸이 아니고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인생의 겨울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엄습해옵니다. 사람은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사신 예수님을 모르고 살아가는 자는 죽음을 이기고 영원히 사는 복을 모르고 죽음을 대면합니다. 그 순간 불안과 당혹감이 엄습해옵니다.
시간이 있을 때, 참되고 영원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지 않고 현재의 즐거움을 쫓기에 바빴던 사람은 아무 준비없이 황랑한 인생의 겨울을 맞이할 것입니다. 아무리 큰소리치며 살았어도 황량한 겨울 들판의 허전함과 상실감을 극복할 길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신령과 진리로 하나님을 예배하며 살아온 자에게는 풍성한 열매가 있습니다.
시23:4“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영혼의 목자이신 우리 주님께서 우리 인생 여정을 맡아주십니다. 세상 끝날까지 주님은 나와 함께 하십니다. 아플 때에도 나를 떠나지 않으십니다. 다만 마지막 삶의 순간까지 주님 닮기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오늘 나는 최선을 다해 주님을 사랑하고 있습니까? 중요하고 귀한 손님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낮고 비천한 자를 사랑하며 주님처럼 대접하고 있습니까?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은 오직 돈벌이만 생각하며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믿는 자는 자기 처지를 생각하는 자가 아니라 나 같은 죄인을 위해 십자가의 비천함과 수난을 당하신 예수님을 생각합니다.
숨이 넘어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도 판단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오직 사랑으로 섬기는 사람입니다. 서로 대적하기에 바쁜 이 세상에는, 애국자는 많지만 작은 형제를 사랑으로 섬기는 사람은 적습니다. 요양병원은 더 이상 갈 곳이 못된다는 말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떤 자세로 일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평가입니다. 우리는 말로만 예수님 사랑을 외치는 세상에서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24. 7. 21 장기옥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