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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종지도(三從之道)
여자가 따라야 할 세 가지 도리라는 뜻으로, 여자는 어려서 어버이께 순종하고, 시집가서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남편이 죽은 뒤에는 아들을 따르는 도리를 이르는 말이다.
三 : 석 삼(一/2)
從 : 좇을 종(彳/8)
之 : 갈 지(丿/3)
道 : 길 도(辶/10)
(유의어)
삼종(三從)
삼종의탁(三從依托)
삼종지덕(三從之德)
삼종지례(三從之禮)
삼종지법(三從之法)
삼종지의(三從之義)
삼종지탁(三從之托)
이 성어는 고대사회에서 여자가 지켜야 할 세 가지의 법도를 이르는 말이다. 좇아야 할 세 가지의 도리라는 뜻으로, 동양의 고대 봉건사회에서 여자가 마땅히 복종해야 할 세 가지의 도리를 말한다. 동의어로 삼종지의(三從之義), 삼종의탁(三從依託), 삼종지덕(三從之德), 삼종지례(三從之禮), 삼종지법(三從之法)이라고도 한다.
예기(禮記)의 의례(儀禮) 상복전(喪服傳)에 나오는 다음 구절에서 유래한 성어이다. "여자는 세가지의 좇아야 할 길이 있는데, 집에서는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 시집을 가면 지아비에게 순종하며, 지아비가 죽으면 아들을 좇아야 한다(女子有三從之道; 在家從父, 適人從夫, 夫死從子)."
여자는 결혼을 하기전에 어릴 때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가면 남편에게 순종해야 하며, 남편이 죽은 뒤에는 자식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하여 여자의 삶을 극히 제한하고 있다.
이 삼종지도(三從之道)에 칠거지악(七去之惡)까지를 합하여 남존여비(男尊女卑)의 사회적 현실을 나타내 준다. 봉건사회에서 여자들은 평생동안 억압되어 자신의 생각을 고집할 수가 없었으며, 아버지와 남편, 자식에 대한 복종의 의무를 반드시 지켜야만 하였다. 과거 여필삼종(女必三從)이란 유교적 관념에서 부당성이 지적되곤 하였으나 사실과 다르다.
첫째, 어려서는 어버이의 뜻을 쫏는다. 이 구절은 어버이의 가르침을 받어서 효성과 여러 형제 우애를 깨우치며 복잡한 세파를 헤쳐나가고 시댁 생활과 부도(婦道)를 가르침을 뜻함이다.
둘째, 결혼하면 지아비(夫君)의 뜻을 따른다. 이 구절은 아내로서의 본분을 다하라는 뜻이다. 어진 아내는 남편을 귀하게 만들고, 모진 아내는 남편을 천하게 만들며, 어진 아내는 가족과 집안을 화목하게 만들고, 간사한 아내는 온 가족의 화목을 깨트린다는 뜻이다.
셋째, 남편 사후(死後)엔 자식의 뜻을 따른다. 이 구절은 또한 봉건사회에선 자식이 가장이므로 좋은 뜻은 따르라는 대가족 사회의 기강을 말함이지 엄부자모(嚴父慈愛)의 뜻을 버림이 아니다.
여필삼종지례(女必三從之禮)는 나무랄데 없는 가르침이다. 자식 노릇 바르게 하고, 덕이 있는 아내가 되며, 자애롭고 사랑이 충만한 어머니가 되라는 뜻이며, 부모에게 쥐어 살고 남편에게 속박당하고 자식에게 마져 죽어 지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소학(小學)은 주자(朱子; 朱熹)가 제자 유자징(劉子澄)에게 소년들을 학습시켜 교화시킬 수 있는 내용의 서적을 편집하게 하여 주자가 교열(校閱), 가필(加筆)한 것이다. 1185년(남송 순희 12)에 착수하여 2년 뒤 완성하였다. 책의 구성은 내편(內篇) 4권과 외편(外篇) 2권으로 모두 6권이다.
내편(內篇)은 태교(胎敎)에서 부터 시작하여 교육의 과정과 목표 자세 등을 밝히고 있는 입교(立敎), 인륜(人倫)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인간의 오륜(五倫)을 설명하고 있는 명륜(明倫), 학문하는 사람의 몸가짐과 마음자세, 옷차림과 식사예절 등 몸과 언행을 공경히 다스리는 경신(敬身), 본받을 만한 옛 성현의 사적을 기록하여 놓은 계고(稽古) 등 4권으로 구분되어 있다. 따라서 내편(內篇)에서는 유교사회의 도덕 규범과 인간이 지켜야 할 기본 자세 등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사항들만을 뽑아서 정리하였다.
외편(外篇)에서는 한(漢)나라 이후 송(宋)나라까지 옛 성현들의 교훈을 인용하여 기록한 가언(嘉言), 선인(善人)들의 착하고 올바른 행실만을 모아 정리한 선행(善行)의 2개 항목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소년들이 처신해야 할 행동거지와 기본 도리를 밝혀 놓았다.
이 책은 조선 초기부터 성리학자들에 의해 그 중요성이 인식되어 서울의 사학(四學)과 지방의 향교(鄕校), 서원(書院), 서당(書堂) 등 교육기관에서 기초 과목으로 활용되었다. 뿐만 아니라 언해(諺解)본을 널리 보급하여 많은 소년들이 책을 읽도록 권장하였다. 그 내용에 있어서 인간이 지켜야 할 기본 도리와 도덕의 원리가 집약되어 있는 책으로서 조선시대 널리 읽혔던 수신서(修身書)이다.
다음은 소학(小學)의 내편(內篇) 명륜(明倫)에 나오는 말이다. 소학 제2편 명륜 제3 부부지별(夫婦之別)에서 삼종지도(三從之道)와 중혼인(重婚姻)에 대하여 오불취(五不取)와 칠거(七去)와 삼불거(三不去)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孔子曰 : 婦人, 伏於人也.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부인은 올바른 사람에게 따라주는 것이다.
是故, 無專制之義, 有三從之道.
이런 까닭에 제 나름의 뜻을 세우는 것은 없으나 세 가지를 따라주는 도리가 있다.
在家從父, 適人從夫, 夫死從子. 無所敢自遂也.
집에 있을 때에는 아버지의 옳은 말씀에 따르고, 시집가서는 옳은 남편에 따르고, 남편이 죽으면 올바른 아들에게 따른다. 감히 스스로 처리하지 아니 하니라.
敎令, 不出閨門, 事在饋食之間而已矣.
교훈이나 명령은 부녀자의 문밖에 나가지 아니하고, 일에 있어서는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데 있다.
是故 女及日乎閨門之內, 不百里而奔喪, 事無擅爲, 行無獨成, 參知而後動, 可驗而後言, 晝不遊庭, 夜行以火. 所以正婦德也.
이런 까닭에 여자는 하루에 있어서 규문 안에 있으며, 백리의 먼 거리나 부모와 같은 급한 상이 아니면, 일을 제 마음대로 하지 않으며, 행동은 단독으로 하지 않으며, 같이 참여하여 알고 난 후에 행동하며, 가히 확실한 뒤에야 말을 하며, 낮에는 뜰에서 놀기만 하지 않으며, 밤에는 불을 밝혀 행동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올바른 부인의 덕이니라.
女有五不取, 逆家子不取, 亂家子不取, 世有刑人不取, 世有惡疾不取, 喪父長子不取.
여자가 다섯 가지에 대하여서 남자를 택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패역한 집의 아들을 택하지 않으며, 난을 일으킨 집의 아들은 택하지 않으며, 대대로 형벌을 받은 사람이 있으면 택하지 않으며, 대대로 나쁜 병이 있으면 택하지 않으며, 어버이와 어른의 말씀을 거스르는 아들은 택하지 않는다.
婦有七去, 不順父母去, 無子去, 淫去, 妬去, 有惡疾去, 多言去, 竊盜去.
부인에게 일곱 가지 내보낼 수 있는 것이 있으니, 부모에게 순종하지 않으면 내보낼 수 있으며, 자식을 못 낳으면 내보낼 수 있으며, 간음 등 음란하면 내보내며, 시샘과 질투가 심하면 내보내며, 악질이 있으면 내보내며, 말이 많으면 내보내며 즉 너무 수다스러우면 내보내며, 남의 물건을 훔치면 내보낸다.
有三不去. 有所取無所歸不去, 與更三年喪不去, 前貧賤後富貴不去.
세 가지를 못 버리는 것이 있다. 시집을 왔을 때에는 친정집이 있었지만 돌아갈 곳이 없을 때에는 내보내지 못하고, 아내와 함께 같이 삼년상을 겪었을 때에는 내보내지 못하고, 처음에는 가난하고 신분이 낮았는데 뒤에는 부귀하게 되었으면 내보내지 못한다.
凡此, 聖人, 所以順男女之際, 重婚姻之始也.
대체로 이것은 성인이 남녀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순리를 즉 정당한 도리를 따르라는 것이며, 남녀가 혼인하는 시초가 중요함을 말하는 것이다.
공자가어(孔子家語)는 위(魏)나라 왕숙(王肅)이 엮은 책으로, 공자(孔子)의 언행 및 제자들과의 문답, 논의를 기록한 책으로 다음은 공자가어 6권 본명해(本命解) 제26편에서 중혼인(重婚姻)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行下孟反孔子遂言曰 : 女有五不取.
다음에 공자께서 힘써 말씀하시기를, 여자가 다섯 가지에 대하여서 남자를 택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逆家子也, 亂家子也, 世有刑人子也, 世有惡疾子也, 喪父長子也.
패역한 집의 아들, 난을 일으킨 집의 아들, 대마다 형벌을 당한 아들, 대마다 악질을 앓은 아들, 어버이와 어른의 말씀을 거스르는 아들이다.
此五者皆不取也矣.
이 다섯 가지는 여자로서도 거절할 수 있는 것이다.
婦有七出 三不去.
남자가 부인에 대하여 일곱 가지 쫓아 낼 수 있는 것이 있고, 세 가지는 못 버리는 것이 있다.
七出者, 不順母父出, 無子出, 淫僻出, 惡疾出, 姑疾出, 多口舌出, 竊盜出.
일곱 가지 쫓을 수 있는 것은, 부모에게 불순한 여자, 자식을 못 낳는 여자, 음탕하고 간사한 여자악질이 있는 여자, 시어머니를 괴롭히는 여자 말이 많은 여자, 도둑질하는 여자이다.
三不去者,
謂有所取無所歸一也;
與共更三年之喪二也;
先貧賤後富貴三也.
세 가지를 못 버리는 것은, 거처할 바는 있었으나 돌아갈 곳이 없는 여자, 자기와 함께 부모의 삼년상을 치른 여자, 먼저는 빈천했다가 뒤에는 부귀하게 한 여자이다.
凡此聖人所以順男女之際, 重婚姻之始也.
대체로 이것은 성인이 남녀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순리를 즉 정당한 도리를 따르라는 것이며, 남녀가 혼인하는 시초가 중요함을 말하는 것이다.
삼종지도(三從之道)
삼종지도는 근대 이전 유교 문화권에서 통용되던 여성의 지위와 역할을 명시한 도덕규범을 가리킨다. 삼종지덕이라고도 한다. 예기 교특생과 의례 상복전 등에 나온다. 삼종이란 "결혼하기 전에는 아버지를, 결혼해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으면 자식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여자는 아버지에 대해서는 효와 공경의 의무를, 남편에 대해서는 정절과 신의의 의무를 갖도록 한다. 삼종지도는 여성을 가족 내 남성의 지배하에 두지만 그 효과는 가부장제적 질서 유지를 돕는 것으로 나타난다.
정의
근대 이전 유교 문화권에서 통용되던 여성의 지위와 역할을 명시한 도덕규범을 가리킨다. 삼종지덕이라고도 한다.
개설
삼종(三從)이란 "결혼하기 전에는 아버지를, 결혼해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으면 자식을 따라야 한다"는 것으로 예기(禮記) 교특생(郊特牲)과, 의례(儀禮) 상복전(喪服傳) 등의 유교 경전에 나온다. 중국 전한(前漢) 시기에 완성된 이 예서(禮書) 들은 2천년 이상의 역사를 통해 동아시아 유교 문화권 사람들의 행위를 지시해왔다.
내용
여자의 평생을 가족인 남성에게 종속되도록 규정한 것은 여자에게는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할 능력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자가 태어나면 아버지의 소속인으로 합법화되고, 결혼하면 남편의 소속인으로 합법화되어 자신의 보호자에게 일정한 의무와 정신적 성실성을 바쳐야 한다. 즉 아버지에 대해서는 효와 공경의 의무를, 남편에 대해서는 정절과 신의의 의무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로부터 남자는 여자를 끌어주고 여자는 남자를 따라가는 여필종부(女必從夫)가 남녀 또는 부부의 이상적인 모습이 된다.
예제(禮制)를 통해 남을 따르는 자의 역할이 부여된 여성은 이에 부합하는 본성과 도덕을 요구받게 된다. 즉 여자는 순종의 본성을 가진 자로 자신을 고집하거나 주장하지 않으며, 그런 본성에 충실한 것을 미덕으로 여겨야 하는 것이다. 반면에 주장과 고집이 강한 여자는 나라와 가문을 망치게 된다며 각종 교훈서를 통해 지속적으로 유포하였다.
긴 역사를 통해 종인자(從人者)의 도리를 몸으로 익힌 여성들은 평소 혹은 자기 결정을 요구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삼종지도'로서 자신을 설명하고 합리화하였다. 열녀전(列女傳)의 노지모사(魯之母師) 편에는 남편 없이 자식들과 사는 한 어머니를 소개하는데, 친정 나들이를 계획하면서 그 아들들에게 허락을 받고자 한다. 어머니의 논리는 바로 "여자에게는 삼종(三從)의 도가 있어 무슨 일이든 독단으로 생각하여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삼강행실도의 열녀도(烈女圖)에 소개된 대부분의 여성들과 조선왕조실록에 무수히 등장하는 죽은 남편을 따라 죽은 대부분의 열녀들은 자신의 행위를 삼종지도(三從之道)로 합리화하였다.
삼종지도로 표출된 여성의 존재 방식과 그 실천의 방법들은 역사 속에서 지속적으로 개발되었다. 예컨대 경국대전의 '개가녀 자손 금고법(改嫁女子孫禁錮法)'은 삼종지도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으로, 개가한 여자의 자손을 벼슬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곧 개가(改嫁)는 따라야 할 남편을 배신한 것으로 삼종의 규범을 어긴 것으로 해석된 것이다.
또 조선후기 사회의 실상을 보여주는 심리록(審理錄)에는 남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아내에게 삼종지도에 어긋난 행위라며 벌을 내린다. 즉 "삼종지도에 따라 남편에게 의탁해야 하는 도리가 있어 살아서는 한집에서 같이 살고, 죽어서는 같은 무덤에 묻히는 것이니 부부된 의리가 소중하지 아니한가?"라고 한다. 죄를 지은 남편보다는 남편을 배신한 아내의 죄가 더 크다는 것이다.
의의와 평가
남성 가족에 대해 여자의 절대적인 복종을 주장한 삼종지도는 가부장적인 전제 권력을 지지하는 질서 개념과 연동되어 있다. 즉 군주에 대한 신하의 절대 복종은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복종과 남편에 대한 아내의 복종을 담보로 한다. "아내에게 남편이란 그 은혜와 의리의 소중함이 자식에게 부모, 신하에게 군주와 같은 것"이라고 한다.
아내로서, 아들로서 평소에 길러진 복종의 태도는 군주의 신민(臣民) 지배를 수월하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삼종지도는 여성을 가족 내 남성의 지배하에 두지만 그 효과는 가부장제적 질서 유지를 돕는 것으로 나타난다.
삼종지도(三從之道)
1. 개요
공자가어에 나오는 여자가 따라야 할 3개의 도리.
어려서는 아버지를 따르고, 시집가서는 남편을 따르고, 남편이 죽어서는 아들을 따르는 도리를 말한다. '공자가어'라는 책은 공자의 후손들이 공자의 남은 말을 적어서 보관한 것이나, 학자들 사이에서도 실제로 공자가 했던 말인지는 논란이 많은 책임을 유의해야 한다. 최근 고고학적 발견을 통하여 '공자가어'의 몇몇 구절은 그 시대에 존재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나, 모든 구절이 공자가 직접했던 글이라고 볼 수 없으며, 특히 '삼종지도'에 관련해서는 전근대적인 사고의 전형으로 비판받는 부분이기에 공자에 대한 평가에 이 구절을 사용함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다만, 유교의 영향력이 강했던 조선시대 숙종 이후로 이 구절은 여자를 억압하는데 사용되어 왔던 것은 사실이다.
2. 상세
女子者 順男子之教 而長其理者也.
여자는 남자의 가르침을 따라서, 그 이치를 길러 주는 자입니다.
是故無專制之義 而有三從之道.
이 때문에 혼자서 결정하는 뜻이 없으며, 그래서 삼종(三從)의 도(道)가 있는 것입니다.
幼從父兄 旣嫁從夫 夫死從子, 言無再醮之端.
어려서는 아버지와 형을 따르고, 시집을 가서는 남편을 따르며, 남편이 죽은 뒤에는 자식을 따르는 것이니, 두 번 시집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敎令不出于閨門, 事在供酒食而已, 無閫外之非儀也.
가르치고 명령하기를, 규문(閨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고, 하는 일은 술과 식사를 제공하는 것에 있을 뿐이며, 문 밖에서의 잘못된 거동이 없어야 합니다.
不越境而奔喪, 事無擅爲 行無獨成, 參知而後動 可驗而後言, 晝不游庭 夜行以火.
(부모님이 죽었다 하더라도) 상(喪)을 치르려고 급하게 지역을 벗어나서 친정을 가지 않으며, 일은 제멋대로 하지 않고, 행동도 홀로 결정하지 않아서, (남편과) 같이 참여해서 알고 난 후에 행동하고, 경험한 뒤에 말하며, 낮에는 뜰에 나가 놀지 않으며, 밤에는 불을 들고 다녀야 합니다.
所以效匹婦之德也.
이것이 평범한 부인이 덕을 본받는 바입니다.
- 공자가어 제육권(第六卷) 26편 본명해(本命解) 中에서
3. 평가
공자의 어머니인 안징재는 남편이 일찍 죽어버리는 바람에, 공자를 키우기 위해 남편없이 혼자서 생계를 꾸려 나갔다. 당시 아들인 공자의 나이가 매우 어렸기 때문에 아들에게 의지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심지어 안징재가 그의 남편 숙량흘과 만났을 때 야합(野合)을 했었다는 것은 정사에 나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여자는 집안일만 해야 된다'거나 '집 밖에 나가면 안 된다'거나 '낮에 뜰에 나가 놀지 않는다'는 삼종지도의 내용은 공자가 했던 말이 아니라, 후대의 사람이 공자의 권위를 빌려서 추가한 문장이라는 주장이 있다.
또한 공자는 그의 저술에서 '여자'에 관한 얘기는 거의 하지 않았는데, 다만 '논어'에서 "오직 여자와 소인은 다루기 어려우니, 가까이 하면 겸손하지 않고, 멀리 하면 원망하느니라"이라는 구절과 '공자가어'의 삼종지도와 칠거지악에 대한 부분에서만, 여자를 비하하는 언급을 하기 때문에, 최근 학자들은 이 말이 실제 공자의 말이 아니라 후대에 첨가된 말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당시 춘추전국시대의 혼란했던 상황에서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이 고단했던 것은 사실이며, 여자라고 예외가 될 순 없었을 것이다. 여자의 삶을 '집 안'으로 제약을 가했던 것은 당시 극도로 혼란했던 시대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잠재적 위험에 상존할 때는 물리적 약자가 강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까지 이어지기도 하는 여자들의 '통금'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행해진다고 볼 수 있는데, 하지만 이러한 행동의 제약은 그만한 시대상황에 기반한 것임을 이해하여야 하고, 비교적 안전한 현대의 상황에서 이를 적용시켜 정당화할 수는 없으며, 더군다나 미성년 시기를 지나 다 큰 성인에게도 '행동과 직업의 제약'을 가한 것은 특수성을 잘못 보편화시킨 사례라고 봐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는 조선시대 숙종 이후로 유교적 통제를 강화하였을 때, 이 삼종지도 구절을 들어 여자를 구속하였다. 유교가 조선시대의 전근대적 문화로 비판받는 주된 이유에 이 '삼종지도'가 있기에, 유교계 역시 여기에 대한 많은 반성을 해오고 있으며 또한 문화적으로 전래된 나쁜 습관에 대한 청산도 진행되고 있다.
4. 여담
종종 삼종지도는 칠거지악과 같이 언급된다. 삼종지도는 혼란했던 시기 여자를 보호하기 위한 명목으로 여자의 자유를 구속했던 전근대적 문화습관에 해당한다. 이 문제는 과거시대에 여자는, 남자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남자 없이는 안전을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이며, 또한 여자 혼자서는 아이를 낳고 키우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이 문제의 해결에 있어, 여자의 안정과 신변을 보장하는 사회 시스템과 여자의 경제적 독립, 아이를 혼자 낳고 키움에 있어서 사회적 인정과 이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공동체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자의 어머니인 안징재 역시 남편 없이 공자를 홀로 키웠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굳이 유교적 문화에서 이 삼종지도를 남겨두려고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페미니즘에서는 유교 사회의 이러한 문제가 경제적 독립뿐만 아니라, 남자에 대한 '감정적 독립'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문제의식을 표방하고 았다. '남자에게 의지하려고 하는 감정'에서 독립하자는 것이 주된 요지이며, 이는 어떤 힘든 경우에도 생활할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다고 주장한다.
남자에게도 똑같이 적용한 '신(新) 삼종지도'라는 말이 최근 들어서는 이야기된다. 남자가 어려서는 어머니의 돌봄을 받고, 결혼하면 아내 말을 잘 듣고, 아내와 사별한 후에는 딸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동일하게 한 성별을 미성숙하고 타인에게 종속된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므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지양해야 할 표현인 건 마찬가지이다. 남자는 한평생 아이라는 말처럼.
신(新) 삼종지도(三從之道) 시대
조선시대에 여성의 예속적인 지위와 구실을 표시한 규범이 삼종지도(三從之道)다. 그 도덕률은 재가종부(在家從父)라 어려서는 아비를 따르고, 적인종부(敵人從夫)라 시집가서는 지아비를 따르며, 거사종자(去死從子)라 남편이 죽으면 아들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는 신 삼종지도(新 三從之道)로 변했다. 남자가 어려서는 어미의 뜻을 따르고(재가종모, 在家從母), 결혼해서는 아내를 따르며(적인종처, 敵人從妻), 아내가 죽은 후 늙어서는 딸을 따라야 한다(거사종녀, 去死從女)는 것이다.
실패하지 않고 성공하려면 남자는 세 여자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렸을 때에는 엄마의 말을, 결혼해서는 아내의 말을, 운전할 때에는 내비게이션에서 나오는 여자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명한 남자는 여자의 말을 무시하고 자기 주장대로 살아가는 강한 남자가 아니라, 여자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남자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여자의 말을 잘 듣고 성공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조선시대 성종 때 우의정을 지낸 허종이다. 서울 종로구 내자동에 종침교(琮琛橋)라는 다리가 있었다. 지금은 다리는 없어지고 다리 표지석만 남아 있지만, 거기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 있다. '조선 성종 때 우의정을 지낸 허종과 허침 형제가 갑자사화(甲子士禍)의 화를 면한 일화가 얽혀 있는 경복궁 입구 다리 터'
그 일화는 이렇다. 당시 성종은 연산군을 낳은 왕후 윤씨를 폐비시키고 사약을 내려 죽게 만들었다. 왕후 윤씨를 폐비시키기 위한 어전회의가 열리던 날, 허종의 누이가 어전으로 가는 허종을 불렀다. 그리고 '오늘 어전회의에 나가면 훗날 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어떻게 해서든지 어전회의에 나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허종은 누이의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어전으로 가던 중 궁궐로 들어가기 전에 있는 종침교에서 일부러 말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쳤다. 그것을 핑계 삼아 허종은 어전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어전회의에서 왕후 윤씨를 폐비시키기로 결했고, 폐비가 된 윤씨는 다음 해에 사약을 받아 죽게 된다. 성종이 승하하고 폐비가 된 윤씨의 아들 연산군이 즉위하자 연산군은 임사홍의 밀고로 그의 어머니가 내쫓기고 죽게 된 경위를 알게 됐다.
그 죽음을 원통히 생각해 후궁 엄과 정 두 숙의와 안양군과 봉안군, 인수대비를 죽이고 당시 회의에 참석해 폐비를 결정했던 대신들을 찾아 죽이는 '갑자사화'를 일으켰다. 허종과 허침은 이 다리에서 떨어져 화를 면했으므로 그 뒤부터 다리 이름을 허종 허침 형제의 이름을 따서 종침교라고 이름 붙였다.
新 삼종지도(三從之道)
남자가 따라야 할 세 가지 도리는 "어려서는 어머니 말씀을 듣고 결혼해서는 아내에게 순종하고 늙어서는 딸의 말을 따라야 한다."
삼종지도(三從之道)는 원래 여자가 따라야 할 세 가지 도리를 말한다. "어려서 아버지 말을 잘 듣고, 시집가서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남편이 죽은 뒤에는 아들을 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중국 유교 경전인 예기(禮記)에 나온 말로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기본적 윤리로 존중됐던 삼강오륜(三綱五倫)에도 등장한다.
2016년 대한민국엔 '신(新) 삼종지도(三從之道)'라는 말이 등장했다. 삼종지도 속 여성을 남성으로 바꾼 것이다.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또 다른 버전도 있다. 여자는 어려서는 아비의 뜻과 어미의 뜻을 함께 따르며, 시집가면 지아비를 가르쳐 평등한 가정을 만들고, 지아비가 죽으면 아들에 연연하지 말며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는 내용이다.
가정 내 달라진 남녀 위상
아들아 넌 이렇게 살아라.
가모장(家母長)이 교육 경제 노후 이끈다.
남성이 여성에게 하던 말을 여성이 남성에게 하고 있다. "남자는 조신하게 살림이나 해라." "어디 아침부터 남자가 인상을 쓰느냐." "여자가 하는 일에 토 달지 마라." "남자 목소리가 담장을 넘으면 패가망신한다."
개그우먼 김숙이 JTBC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에서 가상 부부를 맺은 남편 개그맨 윤정수에게 쏟아 붓는 말이다. 또 다른 방송의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강주은은 마초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최민수를 아이처럼 다룬다. 이런 모습을 두고 전통적인 한국의 가부장(家父長) 사회가 가모장(家母長) 사회로 바뀌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최근에는 조선시대 여성의 덕목이던 삼종지도(三從之道)를 현대 남성의 덕목으로 패러디한 '신(新) 삼종지도'라는 말이 유행한다. 30~60대 남녀 30명으로부터 이런 변화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엄마 정보력, 아빠는 따라갈 수 없어
자녀 교육에 대한 남성의 입지 줄어
훈수 두느니 차라리 무관심이 나아
여성의 역할이 가장 큰 분야가 자녀 교육이다. 올해 아들을 서울 명문대에 합격시킨 김모(대치동)씨가 좋은 예다. 교육열이 남다른 그는 아이 진학을 위해 입시설명회를 쫓아다닌 것은 물론, 대학별 입시 정보도 줄줄 꿰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참석한 입시설명회만 10번이 넘는다. 대입 수시 전형을 준비할 때는 유명하다는 컨설턴트를 찾아 조언을 들었고, 대입에 필요한 비교과 활동을 알아내 준비시켰다. 아이의 스펙이 어떤 학교, 학과에 유리할지 판단하고 전략을 짜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지원 대학과 학과 등을 남편과 상의는 했지만, 대부분 혼자 결정했고, 의견 충돌이 있을 때도 자기 뜻을 밀고 나갔다. 김씨는 "아이가 고3 때 대학선이수제(AP)나 종합경제 이해력 검증시험(tesat)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 남편이 '학생들이 준비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반대했지만 '뭘 모르는 소리'라고 생각해 무시했다"며 "엄마 네트워킹을 통해 얻은 정보와 발품 팔아 쌓은 지식 덕분에 자녀 교육에서는 남편보다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뿐 아니다. 가정에서 자녀 교육을 도맡아 하는 건 대부분 여성이다. 이는 워킹맘이든 전업맘이든 마찬가지다. 사실 엄마가 자녀 교육을 도맡아 하는 건 줄곧 이어져 온 일이다. 달라진 게 있다면 자녀 교육에 대한 남편의 권한이 이전보다 더 줄었다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남편이 자녀 교육을 직접 담당하지 않아도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중심에서 밀려났다. 오죽하면 대입에 성공하는 요소 중 하나가 ‘아빠의 무관심’일까.
고3 자녀를 둔 김은경(서초구 우면동)씨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남편이 최근 입시제도나 교육 트렌드도 모르면서 훈수 두는 게 탐탁지 않다"고 말했다. 본인 학생 때만 생각해 '학원 다닐 필요 없다'거나 '공부는 혼자 하는 거'라고 할 때마다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단다. 그는 "다른 건 몰라도 자녀 교육만큼은 남편이 여자가 하는 일에 끼어들지 말고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자들은 자녀 교육에 상대적으로 뒷전일 수밖에 없다. 이모(서초구 세곡동)씨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육아 때문에 함께 거주하는 장인이 아내와 함께 아이 교육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굳이 나설 필요도 없다. 그는 "초등학교 선택이나 전학 등 큰 사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묻기도 하지만, 대부분 두 사람이 논의해 결정하기 때문에 얘기해봐야 크게 바뀌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맞벌이 가구 20년 새 13.2% 증가
여성이 재테크 도맡고 몫돈만 의논
내 연봉이 더 높아 남편이 눈치 봐
여성의 경제적 독립은 가정 내에서 여성의 지위를 높이는 원동력이 됐다. 1994년 30.7%에 불과했던 맞벌이 가구 비율은 2014년 43.9%로 13.2% 늘었다.
예전에는 남편의 수입으로 생계를 꾸리는 가정이 대부분이라 남편이 가정에서 권력을 잡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맞벌이 부부가 절반 가까이 되는 요즘은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거나 여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모(송파구 잠실동)씨는 "어렸을 때는 아빠 외벌이라 엄마가 항상 아빠 눈치를 보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맞춰줬지만, 이제는 연하인 남편보다 내 연봉이 더 높고 육아까지 내가 담당하니 남편이 내 눈치를 보고 모든 걸 나한테 맞춰주는 게 당연한 것 같다"며 "가정 내 의사 결정권이나 주도권은 경제력과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계 관리를 여성이 하는 경우도 늘었다. 예전에는 회사에 다니거나 사업하는 남편이 아내에게 일정한 금액을 갖다 주는 식이었지만, 이제는 남편이 월급을 통째로 아내에게 맡기고 용돈을 타 쓰거나 체크카드로 생활한다.
맞벌이하는 고모(경기도 광명시)씨도 그중 하나다. 남편은 월급 전액을 고씨의 통장으로 이체시키고 자신의 명의로 된 카드를 사용한다. 남편은 고씨가 어디에 돈을 쓰는지 알 수 없지만, 고씨는 자신의 통장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 그는 "이런 상황 자체가 가정 내 경제 주도권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이동했다는 증거 같다"며 "주택 구입이나 재테크처럼 목돈이 들어가는 일만 함께 논의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맞벌이가 아닐 때도 마찬가지다. 외벌이를 하는 송모(경기도 일산)씨는 10년 전 결혼하는 순간부터 월급 전부를 아내에게 맡기고 하루에 2만원씩 용돈을 타 쓴다. 어렸을 때 어머니의 재테크 수완이 아버지보다 좋았고, 적은 월급으로 재산을 불리는 모습을 보면서 ‘돈 관리는 여자가 하는 게 맞다’는 가치관을 갖게 됐다. 그는 "솔직히 여자가 남자보다 꼼꼼하고 섬세하기 때문에 돈 관리도 잘한다"며 "주변 친구 중에도 70~80%가 아내에게 가계를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각각 독립적으로 가계를 꾸리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맞벌이하더라도 남자나 여자에게 전액을 맡기는 게 아니라 공통의 통장을 만들어 일정한 금액을 생활비로 내는 식이다. 통계청의 2015년 가족실태조사도 이를 잘 보여준다. 가족 내 의사결정을 묻는 질문에 '부부가 함께한다'는 의견이 자녀 교육은 36.8%였지만, 주택 구입은 57.5%, 투자·재산관리는 43.6%였다.
남성이나 여성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게 아니라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가계를 꾸려나가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결혼 2년 차인 직장인 이모(송파 가락동)씨는 "맞벌이하면서 자신이 모든 돈을 관리하는 세 살 터울 언니와 달리 나는 서로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남편이 '귀찮다'며 모든 걸 내가 하길 원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신도 경제력을 갖길 원했고, 혼자 관리하기 힘에 부칠 때가 많아 동의했다"고 말했다.
부모 부양, 남녀 구분 사라진 지 오래
남성 38.5% 처가살이 할 의향 있어
출가외인, 이젠 여자가 아니라 남자
부모 부양에서도 여성의 역할은 늘어났다. 딸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 거다. 출가외인(시집간 딸은 집 사람이 아니고 남이나 다름없다는 뜻)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대학생 자녀를 둔 김혜라(양천구 목동)씨는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는 아들 키워봐야 장가가면 아무 소용없다는 의미로 '아들은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 '아들은 며느리의 남편'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한다"며 "출가외인은 이제 여자가 아니라 남자에게 해당하는 사자성어가 됐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아들이 부모를 부양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남녀 구분 없이 능력이 되는 사람이 모시는 분위기가 강해졌고, 부모 세대도 굳이 자식들에게 의지하려는 생각이 옅어졌다. 서모(서초구 방배동)씨는 "손주를 돌보거나 돈을 모으는 것처럼 특별한 목적이 없는 이상 아들이나 딸 그 누구와도 함께 살고 싶지 않다"며 "능력이 되면 따로 살다가 더 나이 들면 요양원이나 실버타운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일하는 딸 대신에 손주를 보는 친정엄마가 늘면서 처가살이하는 젊은 부부도 많아졌다. 이모(강남구 세곡동)씨는 '육아 때문에 장인 장모와 살림을 합친지 올해로 6년째'라며 "장인이 자녀 교육에 앞장서고, 장모가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해 주시니 여러모로 편하다"고 말했다. '겉보리 서 말만 있으면 처가살이하랴'는 속담이 옛말이 된 거다.
처가살이에 대한 남성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2014년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미혼 직장인 1362명을 대상으로 부모 부양에 대해 설문조사 한 결과 남성의 38.5%는 '처가살이도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지만, 여성이 '시집살이를 하겠다'고 말한 비율은 19.1%로 절반 정도밖에 안 됐다. 고모(경기도 광명시)씨는 "외동딸이라서 결혼하기 전부터 엄마를 모시고 살 생각을 했고, 남편도 동의했다"며 "고부관계보다 장서관계가 수평적이기 때문에 남자들도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들보다 상대적으로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것도 부모가 딸에게 의지하게 만드는 요소다. 여성이 남성보다 관계 지향적이고 공감과 소통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1남 2녀 삼남매를 모두 출가시킨 권모(송파구 가락동)씨는 "어렸을 때는 아들이 최고라는 생각에 집안일도 딸들만 시킬 정도로 편애해서 키웠는데, 막상 다 키워놓고 보니 부모를 알뜰살뜰하게 챙기는 건 딸이더라"며 "아들은 장가간 후 어쩌다 한 번씩 일 있을 때만 연락을 하지만 두 딸과는 하루에도 몇 번씩 카톡을 주고받을 정도로 가깝게 지낸다"고 말했다.
남아 선호사상이 옅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딸 둘을 낳으면 '금메달'이고, 아들 둘을 낳으면 '목메달'이라는 얘기는 30~40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고3 외아들을 둔 김모(관악구 성현동)씨도 "언니에 이어 둘째 딸로 태어난 탓에 신생아일 때 아버지가 쳐다보지도 않았을 정도로 남존여비(男尊女卑)가 심했다"며 "요즘 딸과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는 언니를 볼 때마다 딸 한 명 더 안 낳은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김혜라씨는 "예전에는 결혼한 이후 친정에 드나드는 게 남편이나 시댁 식구 눈치가 보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오히려 남편이 부모님 챙길 때 아내 눈치 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가모장, 고달픈 수퍼우먼
가정에선 역할 늘고,
사회에선 유리천장에 갇혀
가정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일까. 전문가들은 "가모장 사회로의 변화는 시대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고 입을 모은다.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이 시작되고 산업이 한창 부흥할 때는 사회의 중심 가치가 가정보다는 일이었지만 사회가 발전하면서 가족을 우선시하는 사람이 늘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남자는 일을 하고, 여자는 집안 살림만 하던 이분법적 구조도 깨졌다.
TV 속 김숙 보며 가부장 해체 카타르시스
OECD 여성 고용 차별 1위, 유리천장 1위
실제론 여성 우위 아냐…맘충 등 여혐도
이런 움직임은 선진국에서 먼저 시작됐다. 미국의 여성 저널리스트 해나 로진은 책 '남성의 종말'에서 "남자들은 4만 년 동안 세상을 지배했고, 여자들은 40년 전부터 남자를 밀어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는 책에서 2009년을 기점으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력의 균형추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기울어진 여성 우위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는 지식과 서비스가 중심이 되는 후기 산업사회로의 전환을 들었다. 과거엔 몸집이나 체력이 약한 여자가 남자에게 주도권을 빼앗겼지만, 사회 지능과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한 현대에 접어들면서 육체적 힘의 우위가 주도권을 결정하지 않는 세상이 된 거다. 한국워킹맘연구소 이수연 소장은 "세대 간의 소통이 중요한 상황에서는 공감 능력이 뛰어난 여자들의 위상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고령화, 저출산 시대도 여성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가 여성에게 긍정적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가정 내에서 성 역할의 경계가 무너진 게 마치 여성의 지위가 올라간 것처럼 비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디어에서 과장해서 가모장을 다루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안상수 평등사회연구센터장은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하는 건 맞지만, 마치 우리 사회가 여성 우위 사회인 것처럼 비치는 건 위험하다"며 "아직 사회 곳곳에서 불평등하게 사는 여성들을 더 힘들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가모장 사회로 접어 들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거다.
가모장 사회라는 말 자체에도 부정적인 뉘앙스가 담겨 있다. 가모장이라는 말을 가부장의 미러링 효과(상대의 말과 행동을 모방해 상대의 잘못을 깨닫게 하는 방법)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박모(강남 역삼동)씨는 "가부장이라는 단어 자체가 권위적이라는 말과 이어지는 것처럼 가모장이라는 말도 '여성이 남성을 지배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김숙이나 강주은의 행동을 보면서 여성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게 아직 우리 사회가 가부장시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혐오심이 증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기를 펴지 못하고 지내는 일부 남성들이 여성 비하에 앞장서기 시작한 거다. 백모(송파구 신천동)씨는 "남자들이 여자들을 '김치녀' '된장녀' '맘충'이라고 매도하는 저변에는 '여자는 조신하고 남자의 말에 순종적이어야 한다'는 가부장적 사상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며 "최근 이슈가 된 반(反) 여성혐오 사이트 '메갈리아'에 대한 남성들의 분노도 이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가모장 사회가 여성에게 과도한 역할을 부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전에는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아이만 키우면 됐지만 이제는 회사에 다니면서 자녀 교육도 해야 하고, 가정 경제도 이끌고, 부모도 부양하는 말 그대로 수퍼우먼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결혼 10년 차 구모(은평구 진관동)씨는 "시어머니는 여자도 일해야 한다고 하면서 자신이 전업주부로 생활하면서 했던 역할까지 기대한다"며 "가모장 사회가 결코 여성에게 좋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 김모(서초 잠원동)씨는 "회사 일이 많아서 집에 조금이라도 늦게 오면 죄인이 된 기분이 들 때가 있다"며 "전업주부라 집안일만 신경 썼던 엄마가 부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에서 남녀차별이 여전히 심한 것도 문제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이 가장 심한 국가로 꼽힌다. OECD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이래 계속 1위다. 유리천장(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회사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을 비판하는 말) 지수도 여전히 낮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2016년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25점을 받아 OECD 주요 29개국 중에 꼴찌를 차지했다. 유리천장 지수는 고등교육과 남녀의 임금 격차, 기업 임원과 여성 국회의원 비율 등을 종합해 산출하며 지수가 높을수록 사회에서 양성평등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집에서는 수퍼우먼이 돼야 하고, 사회에서는 보이지 않는 벽을 깨야 하는 게 오늘을 살아가는 여성이 짊어져야 할 짐이다.
▶️ 三(석 삼)은 ❶지사문자로 弎(삼)은 고자(古字)이다. 세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 젓가락 셋을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셋을 뜻한다. 옛 모양은 같은 길이의 선을 셋 썼지만 나중에 모양을 갖추어서 각각의 길이나 뻗은 모양으로 바꾸었다. ❷상형문자로 三자는 '셋'이나 '세 번', '거듭'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三자는 나무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대나무나 나무막대기를 늘어놓은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三자는 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숫자 3을 뜻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호의를 덥석 받는 것은 중국식 예법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최소한 3번은 거절한 후에 상대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다. 三자가 '자주'나 '거듭'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三(삼)은 셋의 뜻으로 ①석, 셋 ②자주 ③거듭 ④세 번 ⑤재삼, 여러 번, 몇 번이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석 삼(叁)이다. 용례로는 세 해의 가을 즉 삼년의 세월을 일컫는 삼추(三秋), 세 개의 바퀴를 삼륜(三輪), 세 번 옮김을 삼천(三遷), 아버지와 아들과 손자의 세 대를 삼대(三代), 한 해 가운데 셋째 되는 달을 삼월(三月), 스물한 살을 달리 일컫는 말을 삼칠(三七), 세 째 아들을 삼남(三男), 삼사인이나 오륙인이 떼를 지은 모양 또는 여기저기 몇몇씩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삼삼오오(三三五五), 삼순 곧 한 달에 아홉 번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다는 말을 삼순구식(三旬九食), 오직 한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시키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삼매경(三昧境), 유교 도덕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의 인륜을 일컫는 말을 삼강오륜(三綱五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사흘 간의 천하라는 뜻으로 권세의 허무를 일컫는 말을 삼일천하(三日天下),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남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을 삼인성호(三人成虎), 형편이 불리할 때 달아나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삼십육계(三十六計), 하루가 삼 년 같은 생각이라는 뜻으로 몹시 사모하여 기다리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삼추지사(三秋之思), 이러하든 저러하든 모두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삼가재상(三可宰相), 삼 년 간이나 한 번도 날지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웅비할 기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삼년불비(三年不蜚),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삼간초가(三間草家), 봉건시대에 여자가 따라야 했던 세 가지 도리로 어려서는 어버이를 시집가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아들을 좇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삼종의탁(三從依托), 키가 석 자밖에 되지 않는 어린아이라는 뜻으로 철모르는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삼척동자(三尺童子), 세 사람이 마치 솥의 발처럼 마주 늘어선 형상이나 상태를 이르는 말을 삼자정립(三者鼎立), 세 칸에 한 말들이 밖에 안 되는 집이라는 뜻으로 몇 칸 안 되는 오막살이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간두옥(三間斗屋), 가난한 사람은 농사 짓느라고 여가가 없어 다만 삼동에 학문을 닦는다는 뜻으로 자기를 겸손히 이르는 말을 삼동문사(三冬文史), 삼생을 두고 끊어지지 않을 아름다운 언약 곧 약혼을 이르는 말을 삼생가약(三生佳約), 세 마리의 말을 타고 오는 수령이라는 뜻으로 재물에 욕심이 없는 깨끗한 관리 즉 청백리를 이르는 말을 삼마태수(三馬太守), 세 치의 혀라는 뜻으로 뛰어난 말재주를 이르는 말을 삼촌지설(三寸之舌), 얼굴이 셋 팔이 여섯이라는 뜻으로 혼자서 여러 사람 몫의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삼면육비(三面六臂), 사귀어 이로운 세 부류의 벗으로서 정직한 사람과 성실한 사람과 견문이 넓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익지우(三益之友), 세 가지 아래의 예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지지례(三枝之禮), 머리가 셋이요 팔이 여섯이라 함이니 괴상할 정도로 힘이 엄청나게 센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두육비(三頭六臂),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것을 뜻하는 말을 삼사일언(三思一言) 등에 쓰인다.
▶️ 從(좇을 종)은 ❶형성문자로 従(종)의 본자(本字), 徔(종)은 통자(通字), 从(종)은 간자(簡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从(종)은 사람 뒤에 사람이 따라 가는 모습으로,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는 간다는 뜻이다. 止(지)는 발자국의 모양으로 나아가는 일과 사람이 잇따라 나아감이니 따르다의 뜻이다. 옛 글자 모양은 사람을 어느쪽을 향하게 하여도 좋아, 人의 모양을 둘 그려 따른다는 뜻을 나타냈다. 나중에 오른쪽을 향한 것은 比(비), 왼쪽을 향한 것은 从(종)으로 하였다. ❷회의문자로 從자는 '좇다'나 '따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從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止(발 지)자, 从(좇을 종)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본래 '좇다'라는 뜻은 从자가 먼저 쓰였었다. 从자는 사람을 나란히 그린 것으로 뒷사람이 앞사람을 '좇아가다'를 뜻했었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여기에 彳자와 止자가 더해지면서 길을 따라 뒷사람이 앞사람을 좇아간다는 의미를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從(종)은 (1)종속적(從屬的)인 것 주(主)가 되는 것에 딸리는 것 (2)사촌(四寸)이나 오촌(五寸)의 겨레 관계를 나타내는 말 (3)직품(職品)을 구별하는 한 가지 이름 정(正)보다 한 품계(品階)씩 낮고, 종1품(從一品)부터 종9품(從九品)까지 있음 등의 뜻으로 ①좇다, 따르다 ②나아가다, 다가서다 ③모시다, 시중들다 ④일하다 ⑤놓다 ⑥모이다 ⑦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⑧높고 크다 ⑨조용하다, 느릿하다 ⑩방종(放縱)하다, 제멋대로 하다 ⑪말미암다 ⑫따라서 죽다 ⑬오래다 ⑭세로, 남북(南北) ⑮자취(어떤 것이 남긴 표시나 자리), 흔적(痕跡) ⑯시중드는 사람, 심부름꾼 ⑰종(친족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말) ⑱버금(으뜸의 바로 아래) ⑲높고 큰 모양 ⑳부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종 복(僕),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임금 왕(王)이다. 용례로는 이제부터나 지금으로 부터를 종금(從今), 지금까지 내려온 그대로를 종래(從來), 줏대 없이 남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는 사람을 종복(從僕), 어떤 일에 매달려 일함을 종사(從事), 남편을 좇음을 종부(從夫), 주가 아닌 간접적인 원인을 종인(從因), 이전이나 이제까지를 종전(從前), 남에게 따라 다니며 심부름하는 사람을 종졸(從卒), 주되는 것에 딸려 붙음을 종속(從屬), 꾸밈이 없이 사실대로 함을 종실(從實), 침착하고 덤비지 않음을 종용(從容), 어떤 사업에 종사함을 종업(從業), 이로부터나 이 뒤를 종차(從此), 뒤를 따라서 죽음을 종사(從死), 남의 명령이나 의사에 좇음을 복종(服從), 고분고분 따름을 순종(順從), 뒤를 따라서 좇음을 추종(追從), 굳게 맹세하여 서로 응함을 합종(合從),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남을 따름을 맹종(盲從), 서로 따르며 친하게 지냄을 상종(相從), 사실 그대로 고함을 일컫는 말을 종실직고(從實直告), 물이 신속히 낮은 쪽으로 흐르듯이 선善임을 알았으면 지체없이 이에 따르는 것을 뜻하는 말로 서슴치 않고 착한 일을 하는 태도를 이르는 말을 종선여류(從善如流), 마음에 하고 싶은 대로 함을 이르는 말을 종심소욕(從心所欲),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순순히 간언을 따름을 일르는 말을 종간여류(從諫如流), 욕심 내키는 대로하여 사사로운 감정을 충족시킴을 일컫는 말을 종욕염사(從欲厭私), 다수자의 의견을 좇아 결정함을 일컫는 말을 종다수결(從多數決), 착한 일을 쫓아 하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착한 일을 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말을 종선여등(從善如登),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 좇아서 함을 이르는 말을 종오소호(從吾所好), 우물에 들어가 남을 구한다는 뜻으로 해 놓은 일에 아무런 이득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종정구인(從井救人), 어떤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편할 대로 쉬울대로 쫓아 함을 이르는 말을 종편위지(從便僞之), 자기 마음대로 하고도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는다는 종회여류(從懷如流)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道(길 도)는 ❶회의문자로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首(수)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首(수)는 사람 머리와 같이 사물의 끝에 있는 것, 처음, 근거란 뜻을 나타낸다. 道(도)는 한 줄로 통하는 큰 길이다. 사람을 목적지에 인도하는 것도 길이지만 또 도덕적인 근거도 길이다. ❷회의문자로 道자는 ‘길’이나 ‘도리’, ‘이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道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首(머리 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首자는 ‘머리’라는 뜻이 있다. 道자는 길을 뜻하는 辶자에 首자를 결합한 것으로 본래의 의미는 ‘인도하다’나 ‘이끌다’였다. 그러나 후에 ‘사람이 가야 할 올바른 바른길’이라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도리’나 ‘이치’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寸(마디 촌)자를 더한 導(이끌 도)자가 ‘인도하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道(도)는 (1)우리나라의 지방 행정 구역의 하나. 예전에 8도이던 것을 고종(高宗) 33(1896)년에 13도로 고쳤고, 다시 대한민국 수립 후에 14도로 정함 (2)우리나라의 최고 지방자치단체 (3)도청 (4)중국 당(唐) 대의 최고 행정 단위. 당초에는 10도로 나누어 각 도마다 안찰사(按察使)를 두었으며 734년에 15도로 늘려 관찰사(觀察使)를 장관(長官)으로 두었음 (5)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6)종교 상으로, 교의에 깊이 통하여 알게 되는 이치, 또는 깊이 깨달은 지경 (7)기예(技藝)나 방술(方術), 무술(武術) 등에서의 방법 (8)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길 ②도리(道理), 이치(理致) ③재주 ④방법(方法), 술책(術策) ⑤근원(根源), 바탕 ⑥기능(機能), 작용(作用) ⑦주의(主義), 사상(思想) ⑧제도(制度) ⑨기예(技藝) ⑩불교(佛敎) ⑪승려(僧侶) ⑫도교(道敎) ⑬도사(道士) ⑭교설(敎說) ⑮~에서, ~부터 ⑯가다 ⑰가르치다 ⑱깨닫다 ⑲다스리다 ⑳따르다 ㉑말하다 ㉒완벽한 글 ㉓의존하다 ㉔이끌다, 인도하다 ㉕정통하다 ㉖통하다, 다니다 ㉗행정구역 단위 ㉘행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길 도(塗), 거리 항(巷), 거리 가(街), 네거리 구(衢), 길 로/노(路), 길 도(途), 길거리 규(逵), 모퉁이 우(隅)이다. 용례로는 사람이나 차가 다닐 수 있게 만든 길을 도로(道路),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길을 도리(道理),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도덕(道德), 일에 쓰이는 여러 가지 연장을 도구(道具), 도를 닦는 사람을 도사(道士),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도덕 상의 의리를 도의(道義), 일반에게 알리는 새로운 소식을 보도(報道), 차가 지나다니는 길을 궤도(軌道), 부모를 잘 섬기는 도리를 효도(孝道), 사람이 행해야 할 바른 길을 정도(正道), 차가 다니도록 마련한 길을 차도(車道), 도를 닦음을 수도(修道), 임금이 마땅히 행해야 될 일을 왕도(王道), 바르지 못한 도리를 사도(邪道), 사람이 다니는 길을 보도(步道), 일에 대한 방법과 도리를 방도(方道), 길에 떨어진 것을 줍지 않는다는 도불습유(道不拾遺), 길거리에서 들은 이야기를 곧 그 길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는 도청도설(道聽塗說), 길가에 있는 쓴 자두 열매라는 뜻으로 남에게 버림받음을 도방고리(道傍苦李), 먼 길을 달린 후에야 천리마의 재능을 안다는 도원지기(道遠知驥), 길에는 오르고 내림이 있다는 도유승강(道有升降)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