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을 다녀왔다. 이곳은 ‘2017년 한국관광100선’에 통영을 대표하는 곳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곳이다.
‘동피랑’이라는 말은 동쪽에 난 비탈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벽화마을 맨 위 꼭대기에 올라가면 파수를 담당했던 동피루가 발견돼 복원 돼 있어
저만치 아래의 강구항과 중앙시장을 굽어보고 있다.
이곳은 한때 동포루의 복원과 공원조성사업으로 철거될 낙후지역이었지만 공공미술을 통한 마을 재생사업으로 마침내 벽화마을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래서 마을 곳곳에 그려진 그림들과 강구안 바다 풍경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통영시의 명소가 되었고, 2008민관포럼 최우수상,
2008전국 마을만들기 대회 우수상 등을 받았다.
옛날 선조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담장을 쌓았던 돌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는 망루에 서면충무공 이순신과 그 시대 사람들의 충성스런
기개가 짐작이 된다. 동포루 바로 아래의 카페에 들어서면 벽화마을의 생생한 산 증인인 주인아주머니가 맛있는 커피를 타주며 친절한 곁들인다.
“이곳이 11년 전에 허물어져 완전히 없어질 뻔했는데 그림이 그려져 벽화가 좋다고 사람들이 찾아오고 하면서 벽화마을이 됐지. 이 가게도 지붕을
고쳐 가게를 꾸려 커피숍을 만들었는데 수입이 생기면 동네 어르신들에게 식사도 대접하고 그래. 다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잖아.”
커피숍에 같이 들어선 포토샵에는 휴대폰으로 벽화그림에서 찍은 사진을 소나무 액자에 바로 인화해 기념품을 만들어준다. 젊은 사장님은
“지금도 서울에서 사진전문점을 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두 곳의 가게를 운영하며 관광객들에게 사진을 현상해주는데 주말에는 엄청 바쁘다”고 말했다.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골목골목마다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2년마다 그림들은 새로 옷을 갈아입는다고 했다.
동피랑 벽화마을과 부산 감천문화마을의 특징은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풍경을 끼고 있다는 것이다. 또 아주 낙후된 지역의
소외된 곳이었지만 그것이 도로 방문객들에게는 정감어린 풍경이라는 장점으로 다가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림들도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마을 주민들의 협조도 지대하다. 벽화마을 곳곳에는 “이곳은 현지주민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니 조금만 목소리를
낮추자”고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필자도 동행한 지인들과 사진을 찍을 때 “아이고, 무슨 사람이 이렇게 많노. 사진을 하도 찍어대니 길을 다닐 수가 없다
아이가.”하는 아저씨 한 분의 푸념을 들었다. 하긴 수많은 사람들은 잠시 좋다가 다녀가겠지만 주민의 입장에서 외부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좋을 수 만은 없을 것이다.
동피랑 벽화마을의 또 다른 특징은 저 아래 중앙시장에서 신선한 수산물을 맛보고 좋아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고, 항구를
끼고 줄지어 늘어선 충무김밥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곳의 특징은 꿀빵이다. 줄지어 늘어선 꿀방 가게 앞에서 시식을 해보면 맛이
기가 막힌다. 통영 꿀빵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제 알려져 택배로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온다고 한다. 통영에 왔다면 이순신 장군 공원을
둘러보고 한려수도의 전망이 한 눈에 보이는 케이블카를 꼭 한 번 타보라고 권하고 싶다.
기사입력: 2017/03/30 [18:52]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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