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위로가 되는 곳: 김호연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어느 동네에 있는 한 편의점 사장님과 노숙자의 특별한 만남으로 이 책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누구도 반기지 않았고 사람들과 말도 하지 않았던 세월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노숙자 독고가 그 편의점에서 일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그 편의점은 사람들에게 불편한 편의점이 되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곳에 오는 사람들과 직원들은 그에게 위로받고 있던 것이었다. 나 역시도 이 책을 읽으며 이야기마다 색다른 ‘위로’들을 받고 있었다. 어느 누구보다 소통하기 어려웠고 다가가기 힘들었던 사람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독자들에게, 나에게 위로를 건넸을까.
이 편의점에는 가족과의 관계가 완만하지 않은 사람, 취업난과 생활난으로 힘들어하는 사람, 직장생활로 지친 사람 등 여러 손님이 찾아온다. 그들은 저마다 힘겨운 오늘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이 편의점에 가면 마음에 들지 않는 아르바이트생 독고가 이들을 맞이했다. 말도 더듬고 행동도 느리고 사람들은 답답해했다. 그렇지만 독고는 추위에 밖 테이블에서 음식을 먹는 손님에게 온풍기를 가져다주거나, 눈이 잘 안 보이는 할머니에게 더 싼 가격의 상품을 추천하고, 매일 밤 술을 찾는 고객에게 옥수수 수염차를 건네는 등 특이한 행동들을 하였다. 이 행동들만이 그들에게 위로가 된 것은 아닌 것 같다. 독고는 모든 손님에게 최선을 다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었다. 또한 독고는 저마다 고민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어느샌가 해결책을 건네고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독고를 통해 알게 되었다. 정작 자기 자신이나 가족들에게 진실한 대화와 경청을 하지 않았던 것을 독고가 알려준 것이다. 이렇게 편의점 안에서 위로를 건낼 수도 있고 위로를 받을 수도 있었다. 편의점을 나아가서는 그들의 사회에서 다시 위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을 마주하며 적응하는 독고의 모습도 감동적이었고 그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받은 친절을 다시 베푸는 모습도 아름다웠다. 우리는 남들에게는 친절하고 멀쩡하던 모습을 정작 자기 스스로에게나 가족에게는 그러지 못할 때가 있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그 속에는 슬픔과 아픔이 자리 잡게 된다. 이 마음을 오로지 편의점에 지고 와 해소해 나아가는 것을 보면 불편한 편의점이 매우 따뜻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삶은 관계이고 관계는 소통이다. 우리는 삶에서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관계 속에서 소통한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주변 사람들, 옆에 있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어쩌다 보니 불편했었던 편의점에서 힘들게 살아온 오늘을 한 사람이 위로해 주었고, 불편한데 자꾸 찾아가고 싶은 편의점이 되었다. 잔잔하게 나의 마음을 위로해 주던 모든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이 책을 읽은 나도 누구에게나 맑은 소통으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따뜻한 위로를 건네다 보면 이 온기로 세상이 모두 따뜻해 질 것을 기대한다.
성지현 202210113 바이오산업공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