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제가 안티까페에도 한번 퍼갔던글인데..
읽고 또 읽어도 정말 감동적인,지금까지 봐왔던 김화백님에
대한 글중 가장 주옥같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는http://cafe.daum.net/gaesal..슈렉님 만세!!!
길지만 끝까지 읽어보세요..
------------------------------------------------------
전 김성모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죠.
그리고 저는 만화하는 사람입니다.
뭐 취미와 직업의 경계에 좀 서 있는 편이기도 하구요.
제가 지금까지 남긴 몇몇 글에서, 그런 느낌을 좀 받으셨을 지도 모르겠군요.
제가 싫어하는 것은 '뭐든지 남 탓하는 인간들'입니다.
현재 김성모의 대털이 연재되고 있는 일간스포츠 만화게시판에
변태처럼 하루종일 늘러붙어 앉아
쓰레기 비판&패러디 글만 올리는 '알량한 스타의식'에 젖어있는
몇몇 '김(성모)까(돌이)'들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반감을 갖고 있습니다.
뭐, 전 비단 '김까' 뿐만 아니라, 뭐든지 '까돌이'들을 좀 좋게 보지 않습니다.
야구도 좀 좋아하는데,
'박(찬호)까(돌이)'들의 온상지인 엠엘비 코리아도 그런 의미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남을 칭찬하는 것보다 남을 비난&비판하는 글이나 의견은,
언제나 신중해야 하며, 즉흥적이어서는 안됩니다.
칭찬하는 것보다 몇 배로 힘든게 바로 비판하고 비난하는 일입니다.
그런데에도 불구하고, 몇몇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칭찬하는 데에는 익숙치 않고, 비판&비난하는 데에는 누구보다 능숙합니다.
가수 문희준 같은 경우, 저도 문희준을 하나도 좋아하지 않지만,
문희준 가지고 신나게 씹어대며 즐거움을 찾는 인간들이 더 싫습니다.
그래서 아햏햏같은 개쓰레기 핏덩어리들이 점령한 사이트가 싫습니다.
그럼, 김성모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제가 들은 몇몇 정보에 의거해 김성모를 설명드리겠습니다.
김성모는 공장제 만화시스템에서 문하생을 오랫동안 해 온 사람입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이현세 2팀에 있었다고도 합니다.
(이현세 2팀에서는 이현세의 얼굴보기도 힘들었다고 합니다.-_-;)
그리고 김성모는 자기 이름을 걸고 독립을 했습니다.
80년대 말 90년대 초 점프와 챔프 창간기에 많은 신인작가의 수요가 있었고,
김성모도 그 틈에 끼어 자기 이름으로 된 몇몇 만화를 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좀 알려진 '허리케인', '마계대전' 등이 그 작품들입니다.
물론 그림은 매우 조악했고, 내용도 별로 수준급이 아니었습니다.
인기도 그리 좋지 않았고, 곧 잡지사측의 압력에 굴복하여 연재를 접었죠.
저는 당시 김성모에 대해서,
'참 지지리도 못그린다'라고 생각했고, 또 한편으로는 '참 독특하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을 그린 이명진이나 AAW (현재 열혈강호를 그리는 사람들이 당시 몸담았던 만화단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너무나도 '일본만화의 짝퉁'냄새가 풀풀 풍겨왔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만화도 어느정도 독자적인 흐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80년대 말~90년대 초,
점프&챔프의 창간과 기존 만화잡지들의 쇠락,
일본해적판 만화의 무분별한 도입과 함께,
<일본만화 스타일>들이 한반도를 점령하기 시작했죠.
많은 어린이, 청소년, 만화애호가들의 취향이 한쪽으로 쏠리기 시작했습니다. '왜 우리는 일본처럼 못 그리냐'라는 질문이 만화계 전체적으로 퍼지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하지만요-_-)
기존 전통(?)의 공장제 시스템을 경험하지 않고,
일본만화의 세례를 일찍 받아 일본식 그림풍, 이야기 전개방식을 어설프게나마 습득한 점프&챔프 작가 세대들은 한국만화팬들에게 굉장한 기대와 인기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아직은 나이도 어리니까 조금만 지나면 우리만화도 일본만큼 할 수 있다'라는 기대였죠.
김성모 또한 '전통적 공장제 직원'의 신분을 버린 '신인작가'로서 그런 대열에 합류하려고 하였습니다. 마계대전 등의 스토리는 전형적인 성장형 소년액션물 (일본만화 풍의 그것!)이었죠.
하지만, 그림실력을 비롯해 여러가지 면에서 김성모는 부족한 점을 엄청나게 노출시켰습니다.
곧 김성모는 '신세대 일본짝퉁만화작가들'의 부류에서 자연스럽게 소외되었습니다.
그리고 김성모가 다시 회귀한 곳은,
이현세 식으로,
이곳저곳에 하청을 주는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여러작품을 동시에 제작하고,
잡지연재와 단행본 판매보다는 전국각지의 만화방에 '빌려서 읽을거리 공급'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하는 '공장제 만화 시스템(프로덕션 시스템)'이었습니다.
장편스토리만화를 해서 먹고 살려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길은 지금도 그렇지만, 딱 두 가지였습니다.
1. 일본만화풍(선진만화풍)의 작풍스타일을 갖추고,
소수의 어시스턴트와 함께 소규모 스튜디오에서 작품을 그려서,
일본만화풍 스타일을 선호하는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소년잡지에 연재하여 원고료와 단행본 인세로 먹고 사는 일.
2. 대규모 스튜디오 체제에 편입되어,
전국각지의 만화방에 서식(?)하는 대본소 만화 애호가들을 위한
수십 권씩 되는 권수와 질 낮은 하이틴&성인용 만화를 그리는 일.
사실, 김성모의 초기작 <허리케인>과 <마계대전>등이
당시 <어쩐지..>나 <행복은 선착순이..>, <스트리트 파이터 3> 등 정도의 인기만 끌었어도 김성모의 현재는 많이 달라졌을 겁니다.
자초한 일이랄 수도 있지만,
김성모는 결국 당시의 그런 흐름에서 소외되었고,
그가 다시 회귀한 곳은 '대규모 스튜디오' 즉 '공장제 만화 생산'이었죠.
그리고 몇 년동안 김성모라는 이름은 만화계에서 거의 잊혀졌습니다.
그러다가 IMF라는 국가적인 일이 닥쳤죠.
실업자는 양산되고, 국가는 빚에 쪼들렸습니다.
그리고 전국각지에 우후죽순격으로 '도서대여점'이라는 곳이 실업자 구제용으로 생겨났습니다. 회사에서 짤린 많은 중견사원들은 알량한 퇴직금으로 너도나도 '도서대여점'을 차렸죠.
그리고 그 '도서대여점'의 힘을 빌어 대박을 터뜨린 것이 바로 '공장제 스튜디오' 만화가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단행본 판매'를 위해 만화를 그리지 않습니다.
예전부터 그래왔구요.
'단행본 판매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 : 이것은 70년대 말~8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생성된 우리나라 만화계의 흐름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 또한 '만화는 빌려보는 것이다'가 주류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이런 인식은 과거에는 굉장히 지배적이었습니다.
'공장제 스튜디오' 작가, 그들이 그린 만화를 사 주는 곳은 전국 각지의 '만화방' 뿐이었습니다.
어떻게 만화를 그리든, '공장제' 만화가들에게 들어오는 수입은 똑같았습니다. 단행본을 개인적으로 사는 사람들은 아예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새로 생겨난 전국 수천~수만개의 도서대여점에서 만화를 대여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공장제' 만화가들의 수입원이 더 늘어난 셈이죠.
그리고 대박을 친 것이 바로 김성모의 문제작 '럭키짱'이라는 만화입니다.
'럭키짱'이라는 만화는 사실 굉장히 특이합니다.
바로 김성모라는 만화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작품이죠.
일단 1부부터 5부까지 87권이나 되는 엄청난 양입니다.
단행본 87권이라는 숫자는 '만화잡지'가 중심이 되는 일본에서는
수십 년동안 연재를 해야 겨우 나오는 숫자입니다.
하지만, '만화잡지' 및 '단행본'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한국특유의 '공장제' 시스템에서는 87권이라는 숫자는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한국땅에 공장제 만화 스튜디오 체제를 화려하게 꽃피웠던
이현세의 문제작 <공포의 외인구단> 또한 그리 길지 않은 스토리와 1~2년에 불과한 짧은 제작기간에도 불구하고
당시 1부, 2부, 3부 해서 단행본 30권에 육박했으며,
한국 최고의 만화공장장 박봉성의 <신이라 불리우는 사나이> 또한 100권이 넘어가는 초장편입니다.
즉, 출간방식에 있어서 <럭키짱>은 전형적이고 전통적인 한국 공장제 방식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내용적인 면에 있어서 <럭키짱>은 이미 일본만화에 익숙해져 있는 어린이 및 청소년을 타겟으로 삼았습니다. 즉 일본풍의 스타일을 도입했죠.
계속되는 강적의 출현, 여러가지 듣도보도 못한 격투기술들의 난립, 새로운 캐릭터들이 이끌어가는 스토리.. (사실 대충 이렇게 어느정도 유치하게만 그리면 일본풍의 소년물 스토리에 익숙해진 만화독자층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다들 얼추 '재밌다'라고 느끼죠. 아직 인식이 확고히 자리잡지 못한 어린이 및 청소년들에게는 두 말할 나위가 없겠죠.)
김성모라는 작가는 IMF 당시의 시류를 굉장히 잘 탔다고 볼 수 있죠.
의도적으로 그런 시류를 탔다면 굉장히 머리가 좋은 사람입니다만,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볼 때, '김성모는 운이 좋았다'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럭키짱>은 김성모에게 엄청난 돈을 벌게 해 주었습니다.
'전통의 한국 공장제'와 '신흥 일본 잡지 스타일'에서 장점만을 뽑아 내 히트를 친 김성모는, 그 사이에 '양다리를 걸친 세대'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불행한 사실은,
IMF로 인해, 그나마 부흥하고 있던 '신흥 일본식 잡지&단행본 체제'들이 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더이상 신선한 작가군이 출현하지도 않았고,
난립하는 도서대여점으로 인해 잡지판매부수와 단행본 판매부수는 심각한 위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능력있는 작가들(주로 전통공장제 시절을 체험하지 않은, 소규모 스튜디오 중심 신흥 작가들)이 그동안 뻔한 수입에 지쳐, 절필하는 사태가 일어났고,
또한 잡지사에서 의욕있게 창간한 성인전문잡지를 포함, 수많은 만화잡지들이 수십 개나 알게 모르게 폐간되었습니다. 저도 이러한 일들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안타까운 일들이 '김성모 때문'이 아니라는 엄연한 사실입니다.
김성모가 질낮은 작품으로 다량의 단행본을 찍어내서 벌어진 일들이 아니란 말입니다.
지금 당장, 아니 예전부터 김성모가 '난 만화 안 그리겠다'라고 선언하고,작품생산을 중단한다고 해서, 아니 아예 김성모라는 인간 자체가 태어나지 않았다고 해도,
변하는 것은 거의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모르는 어설픈 만화팬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물론,
'이 내용이 엉터리다' '이런 장면은 시정을 바란다' 정도로
작품에 개입하는 팬들의 의견은 소중하고 또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은 보다 나은 작품을 바라는 자연스런 욕구니까요.
'그렇게 지적했는데에도 불구하고 김성모는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다'라며 실망하고 김성모에게서 등을 돌리는 만화팬들도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나름대로 자신의 독서관이나 만화관이 있기에 그런 행동을 하기 때문이니까요.
그런데, 김성모라는 만화인 하나에 집중하는 극렬안티는 별로 존중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털을 매일매일 보고 매일매일 욕하는 사람들,
김성모는 만화계의 악의 축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김성모가 지금 당장 없어져야 한국만화가 살아난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그들입니다.
정말 아주 굉장히 전형적인,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안티가 바로 그들입니다.
그러한 안티는 사실 아무것도 바꾸어놓지 못합니다.
그들은 그저 '반대하기 위해 반대하는 사람들'에 불과하니까요.
반대를 하는 사실 자체에서 쾌감을 얻는 변태들도 상당히 많기도 하구요.
김성모가 싫으면 만화를 안보면 그만이죠.
억지로 김성모를 좋아해라..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김성모가 싫은 사람이 압도적으로 다수를 차지하면, 김성모 만화는 자연스럽게 도태되게 되어있습니다.
김성모에 대한 생각은 간단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고 그들끼리 작품 찾아서 보고,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냥 안 보면 됩니다.
김성모가 한국만화계 전체의 흥망과 운명을 좌우한다는 생각은 정말 실로 가히 콧방귀만 나오는 사춘기 핏덩어리같은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첨언해서, 하나 더 우스운 새끼들을 말하자면,
'김성모가 이래서 싫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을 진정한 만화매니아라고 인식시키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려는 개병신같은 새끼들이 많습니다.
즉, 김성모 작품을 논리적으로 요리조리 씹으면서
자신의 만화지식을 인정받으려는 썅씨팔새끼들이 많다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정의의 편'에 위치시키려는 개병신종자들도 많습니다.
이것은 마치, '난 짜장면보다 탕수육이 좋아'라고 말하면서
자신을 진정한 중국음식매니아라고 생각하고
'짜장면 좋아하는 사람은 나쁜~놈','탕수육 좋아하는 사람들만 정의의 편'이라고 생각하는 유치한 또라이새끼들과 같습니다.
사춘기 핏덩어리 만화매니아들에게 특히 이런 종자들이 많은데,
실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애써서 그 새끼들을 계몽하고 싶은 생각은 하나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