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일하러 출근한다는 게 어느사이엔가 일상이 되어버렸다..
서경방 어느 단체임원님 회사는 일과후에 일하면 경고를 준다고 하지만
그거야 그쪽 사정이고 매일매일 숨넘어가는 장똘뱅이 회사에서
그런 호사를 누릴 여유가 있는가
별로 할일도 없지만 전화도 오지 않고
뻣뻣한 결재서류철도 나돌아 다니지 않는 일요일의 출근은
여유로이 내일만 할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층으로 올라오니
조용한 로비에 COEX Mall찾아 나들이 나섯다가
길을 잃은 한인 아주머니들 몇분이
너, 딱걸렸어!..분주한 손짓을 하며 잰 걸음으로 내게로 온다
주일날 일나오면 벌어지는 늘상 행사다
"여그, 수족관이 워디 당가요?"
횟감으로 대단히 적절하지 않은 漁 상 보면
밥맛 떨어지는 물고기를 모아놓은 물고기 탱크를 어찌어찌 가야 하는지
한참을 손짓발짓 (빌어묵을, 내 동포 한테 body language를 써야한다니..)을 해주고 나서
아직도 떨떠름한 표정의 아줌마들을 뒤로 하고
7층까지 올라가는 엘레베이터 네놈 앞에 서서
멍하니 언놈이 먼저 불들어오나.. 쳐다보는데..
"혹시.. xxx 씨가 아닙니까?"
서울에서 시골로 犬 대신 염소발 잡수시러 가신다는
등애거사님 을 만난 표정으로 얼빵하게 서 있는 나를 보고
정체불명의 잠자리 안경아저씨하나가 조심스레 물어온다
어라? 이건 또 뭐여?
"저 기억 안나세여? 박 모시기라고.."
알 도리가 있으면 내가 지금 요로케 맹하니 쳐다보구 자빠졌냐고
"참, 기억이 안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정XX라는 여잔 기억나십니까?"
아- 복잡해지는 머릿속이여..
나는 열심히 내가 찝적댄 지지박지들의 이름을
한줄로 세우려는 무모한 지꺼리를 하고있었다..
녀석은 조금 안타 깝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 예전에 미국 가셨다는 말을 들은것 같은데 언제 캐나다로오셨어요? 학교 댕길 때 그대로시네요?"
마침 어딘가로 가던 아줌마 하나가 녀석을 불렀고 나와 문득 눈이 마주쳤다
아이하나가 엄마의 손을 붙잡고 있었으며 그 아줌마
- 이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 당황하는 기색이 얼굴에 스쳐갔다
그때서야 머릿속 저만치서 정신나간 앰블런스 한대가 휘익- 지나갔다
그때가 3학년때 던가..
내가 누누히 얘기 했듯이 난, 학교댕길 때 미팅 나가서
소위 폭탄을 처리하던 폭탄 처리반으로,
bomb squad 라고 하는, 묵묵히 복무를 한바가 인정되어
예비군 소집도 다 못마치고 (내가 지금 먼 소리하냐?!?!?!)..하여간 두루..쩝..
이 폭탄 처리반이란게 가끔씩 이상한 고물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즉, 모든 조껀을 갖춘 킹카가 분명하나 너무 똑똑해 보인다덩가,
기럭지가 눈에 띄게 길다던가, 쏘피아 로렌 스타일이라덩가 ( 커피예찬! 니 얘기 아냠마! )
하면 졸지에 폭탄으로 전락을 하는 경우다
하기사 그때 미팅 나간 사내새끼들도 지금 생각해보면
죄다 여자들이 입모아 말하는 핵폭탄들이었지만..
아마 그때 3학년 때 숙명여대인가 하고 미팅을 했는데
그때 나온 여자애 하나가 이런 부류의 폭탄,
즉, 세상 잘못 만나고 무식한 사내새끼들 잘못 만나
폭탄이 되어버린 여자애가 하나 있었다..으흐흑!
일단 사내새끼들이 말하다가 어느 누군가를 집중 왕따를 시켜버리면
바로 그게 그날의 폭탄인데
바로 그 여자애가 바가지를 쓰는 것 처럼 보였다
최종 득표결과를 확인하러 화장실로 우루루 몰려간 사내놈들이
오늘의 폭탄을 가려내는데 갑자기 한놈이 지 오줌을 잘못 먹었는지
여지껏의 고자세에서 휘까닥 해서는 자기는 그 지지배랑 놀아야 겠다고 버티는 것이다
우리는 다소 벙쪘지만 하여간,
나는 내 의견이 전혀 먹히지 않는 폭탄 처리반인 고로
입 꾹다물고 녀석들의 말에 동조했고..
나는 오랫만에 생긴 떡고물을 낚아채가는 놈 대신
첨에 녀석이 찍었던 그 대학 일년 일찍 들어왔다는 일학년짜리와
대학로로 튀김에 막걸리 사냥을 나섰다
물론 두당 3천원씩 받은 폭탄 보험금이 내 지갑에 빳빳하게 박혀 있었으므로
나는 절라게 행복했지비
그리고 나서 2주 인가 지나고 나서 친구놈하나가 내게 학보를 내밀었다
"야 너한테 뭐 왔더라"
숙대 학보였고 나는 그 꼬맹이가 보냈나? 하고 심드렁하게 펼쳐 보았는데 어랍~
바로 그 거의 폭탄까지 갔던 지지박지가 보낸 거 였던거지
내용이야 지금 내머리에 기억 날 도리가 없고 대충 한번 보자는 소리 였다
그리고 녀석이랑 몇번을 만나서 잘 먹고 잘 놀고 머..
그렇게 하던 어느날에 학과장실 조교로 있던 놈이 쉰 김밥먹다 물 찾는 놈처럼 눈이 뻘게서는
강의 끝나고 써클룸에서 꼬맹이들 불러다 왕초노릇하고 있는 나한테 달려오더니
좀 이상하게 생긴 넘하나가 날 찾는 다는 거다
먼 복날 산나물 먹는다는 소리?
쭐래쭐래 학과장 실로 가니 본인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진짜 이상하게 생긴넘이 나를 보고 잔뜩 긴장을 하면서
잠깐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었고, 나는 암 생각없이 녀석을 데리고
학교 앞 까스등이라는 술집으로 끌고 갔었던 것 같다
최선규인가 하는 놈 말하듯, 그 이상하게 생긴 녀석이 쓴 소설에서
나는 천하에 싸가지 없는 시끼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머 내용은 이렇다..
지가여~ 승X 갸를 여~ 교회에서 고등부때 만났걸랑요? (예배당이 연애당이냐? 이 씁쌔야?)
잘 만나고 있었구만여~ 근디여~
언날 부턴 가 녀석이 지를 피하는 거예염~ 흑!흑!
그래서 왜 그러나하구여~ (눈물 찍! 콧물 쫙!) 친구들한티
알아봤더니 그쪽을 만난다고여~ 힝~! (코푸는 소리)
그래서 지가 오늘 찾아 뵙고 말쌈을 좀 드리니라 이케 차자 와꾸만여~ 흑!
아~ 또라이 새애끼..지 여자 친구 바람 났으면 지가 더 잘하덩가,
원 쓰발 좀 딴 route를 알아보지 왜 나는 가지구 재랄이람..아~ 쓰발르므쉬이끼~
녀석은 중얼중얼 말을 이었다
XX 씨는 다른 여자친구 잘 만날 수있지마는여~ 지는 갸뿐이라굽셔어~
(쓰발름이 나 여직 마누라 외엔 여인네 못만날 껄 그때 안 모양이다 )
지는 증말루 안되는 구만이라우~
남자가 여자때문에 우는 꼴을 본 사람은 얼마나 그 꼬라지가 청승 맞고 못볼 꼴인지 안다
일단 상황정리도 해야 했고,
난 그때만 해도 그다지 그 여학생에게 오공뽄드로 정이 붙은 상황도 아니고 하여,
알았노라..그대의 사랑을 돌려 주겠노라..
백부장 아들 살려주고 집에 가보라는 예수님 처럼 엄숙하게 말하고 녀석을 보내버렸다
젠장, 죽고 못살겠다는 녀석이 있는데 내가 그런 것도 아니고 머 우짜냐?
증말이냐고 엉엉 우는 녀석의 손까지 붙잡고 다짐을 해서 돌려보내고
난 그 지지박지에게 학보를 하나 띄운 채 만나지 않았다
그때 삐삐가 있냐 핸펀이 있냐..전화만 안받으면 끝이지
그 지지배가 학교로 몇번인가 찾아왔지만
나는 내 생각을 정리한 편지만 보내고 녀석을 만나지 않았으며
얼마 후에는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았다
녀석도 더 이상 절절한 편지를 보내지 않았고
그리고 수십년이 지난 후 이렇게 그 커플을 만나게 된거다..
잘된 일이지
아줌마는 어느사이 도망가 버리고 남자 놈 둘이서
텅빈 타워 일층에서 허허허~ 희희낙낙하다가
잘 지내라는 소리를 명함에 담아 서로 주고 받고 그리고 헤어졌다
사람들 많이 오는 건물이라 가능한 일인 모양이다..
참..녀석 해냈군..그렇게 여자애가 녀석 싫다고 도망다니더니만
사무실에 올라와 담배를 물고 창문 활짝 열어놓구 혼자 피식거리며 한참을 웃었다
이십대에 그런 일도 있었지..
젠장.. 갑자기 입맛이 씁쓸했다
Hey! Let's go back to work!!!
첫댓글 본인 잘난 얘기네요. ㅎㅎㅎ
우리 자뻑클럽에 들어 오실래요? ㅎ
그런사연이 있었군요
좋은 사연입니다 ㅎㅎ
잘읽었읍니다 ㅋ
근디 거기에 난 왜 낑가 들이는데유?
글 좀
짧게 써욧~ㅋ
우띠 자랑질 같기도하구~ㅋ
덜쩍 찌건했겠네요 ㅎ
난 인물임에 틀림없어 오마담은......
근데 욕좀 하지마소!!
잼있어요^^